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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으로 독도에 신도시를 건설하자

  • 이용설

항공모함으로 독도에 신도시를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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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유사한 건설 사례가 있다.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이 따낸 사우디 주베일 공사(工事)는 원화로 3500억원 규모에, 콘크리트 소요량만 5t 트럭으로 연 20만대 분이 동원되고, 철강재만도 1만t 짜리 선박 12척 분이 들어가는 공사였다. 그러니 인력과 기자재의 송출이 큰 문제였다. 정회장은 당시 모든 기자재를 울산조선소에서 제작하여 세계 최대 태풍권인 필리핀 해양을 지나 동남아 해상, 몬순의 인도양을 거쳐서 걸프까지 대형 바지선으로 끌고 가는 대양악천후(大洋惡天候) 수송 작전을 직접 지휘했다.

해안선에서 12㎞ 떨어진 30m의 바다 한복판에 유조선 네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터미널을 건설하는 이 공사는 최초의 해외 대형 해양 공사인 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시공 경험이 없는 해상 초대형 유조선 정박 시설 공사였다. 설계상의 자켓이라는 철구조물 하나만 해도 가로 18m, 세로 20m, 높이 36m로 무게가 550t이며 제작비는 당시 5억여 원이었고, 웬만한 10층 빌딩과 같았다. 10층 빌딩만한 이 자켓이 꼭 89개가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그 자켓의 기둥 굵기는 직경 2m에, 그 기둥을 지탱하게 하는 파일이라는 쇠기둥 하나가 비슷한 직경에 길이는 65m가 넘어야 했다.

당시의 OSTT(외항 유조선 정박시설) 공사 자체가 바다 위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거나 진배 없었던 것이다. 당시 기술만으로도 30m 심해저 암반에 기초 공사를 12km나 하는 난공사를 정주영 회장이 해낸 것이 역사적인 사실이다.

오늘날에 와서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http://www.airport.or.kr) 공사도 어찌 보면 인공섬을 만드는 거나 같다. 바다를 메워 ‘신도시’를 건설했으니까.

어디 그뿐인가. 남극대륙·북극은 ‘임자 없는 땅’(?)이 많기 때문에 먼저 가서 ‘인공섬’을 만드는 사람이 임자다. 우리나라도 그 쪽에 ‘인공섬’(세종기지)을 하나 만들어 놓고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



이제 ‘독도 신도시 건설’이라는 본론으로 들어가자. 지금까지 쭉 살펴본 해양도시 건설공법과 유사한 사례, 그리고 우리의 축적 기술 등을 검토해볼 때 독도 주변에 ‘해양 신도시’를 건설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범국민적인 의지에 달렸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가장 경제적으로 ‘독도 신도시’를 건설할 방법이 있다.

제1안:퇴역 항공모함 배치해 인공섬으로

인터넷에서 확인한 것이어서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러시아에서는 구 소련제 항공모함 3척이 폐기 처분을 기다리고 있고, 미국에서는 CV-59 포레스탈, CV-60 사라토가, CV-61 레인저 등 3척의 항공모함이 퇴역했다. 이 퇴역 항공모함들이 이미 해체되었는지 여부까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전투기 80∼90기를 탑재할 수 있는 초대형 항공모함으로 59년 1월에 취역해 38년간 활동하던 인디펜던스호가 2000년에 퇴역할 예정이라고 한다.

퇴역하는 인디펜던스 항공모함을 우리나라가 사서 독도 주변에 배치하면 훌륭한 ‘인공섬’이 될 것이다. 갑판 길이가 326.4m, 승무원 5300명, 전투기 80∼90대를 싣고 다니는 항공모함을 독도 주변에 세워두었을 때, 그 위풍당당함은 시대착오적인 지역감정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해줄 것이다.

이렇게 퇴역 항공모함들이 아직 해체가 안 되었다면 우리가 사오자는 것이다. 항공모함들을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1열 종대 또는 독도 주변에 동그라미 형태로 배치해 놓으면 역사상 최단 기간에 완공한 인공섬이 될 것이다. 물론 항공모함 갑판(deck)은 본래의 기능인 제트기비행장 및 근거리 통근공항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제2안:항공모함 1척으로 동·서도 잇기

독도의 서도와 동도 사이 거리는 110∼160m 밖에 안돼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은 ‘출퇴근’도 가능하며, 수심도 1∼3m밖에 안된다. 그래서 정부도 동도와 서도 사이를 매립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는 모양이다. 내 생각에는 퇴역한 항공모함 1척을 동도와 서도 사이에 ‘짱 박아’ 두면 매립할 필요도 없고 바다의 흐름을 막지도 않아 환경생태학적으로도 좋을 듯 싶다. 또 항공모함 자체가 신도시 구실을 하기 때문에 항공모함 속에서 어부들이 살 수도 있고, 항공모함을 호텔로 개조하면 훌륭한 ‘신혼 여행지’가 될 것이다.

독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관광 목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나 섬에 내리지 않는 대신 배 위에서는 관광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형식이든 ‘항공모함 독도 신도시’는 천연기념물인 독도를 훼손하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신혼 커플들은 아쉽지만 ‘항공모함 호텔’에서 독도를 관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항공모함은 승무원이 5300명이라고 한다. 항공모함 자체가 8∼9층 아파트 높이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 등 웬만한 대형호텔 못지 않다. 혹시 ‘항공모함 호텔’ 그 자체를 구경하려고 전세계 관광객이 몰려들어 항공모함이 가라앉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까 기우(杞憂)가 든다.

제3안:현대건설의 유조선 정박시설 공법

그런데 항공모함은 1척의 제작비가 10조 원을 넘기 때문에 ‘헌 것’을 사온다 하더라도 상당히 비쌀 것이다. 또 어차피 ‘버릴 물건’이라도 누가 쓴다고 하면 비싸게 팔려는 것이 인간의 욕심인지라 우리가 산다면 ‘상한가’를 부를지도 모르니 조용히 일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사우디 주베이에서 유조선 정박시설을 만들 때 쓰던 공법을 응용하면 어떨까. 필자가 관련 자료를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독도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독도 주변의 수심이 의외로 깊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독도는 동도와 서도 사이가 110∼160m이고 수심이 1∼3m다. 큰 쇠말뚝 몇 개만 독도 주변 이쪽저쪽에다 박고 그 위에 대형 철판과 유리를 까는 것이다. 그러면 유리를 통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다시 그 위에 빌딩을 올려버리면 마치 1층은 로비처럼 쓰는 ‘테마빌딩’이 건설되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하우스처럼 지을 수도 있고, 뉴욕처럼 초현대식의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름다운 독도’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제4안:‘섞어찌개 공법’

앞서 설명한 제1안, 제2안, 제3안 중에서 한두 가지를 섞어서 ‘섞어찌개 공법’으로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물론 앞서의 ‘차세대 해양도시’ 공법에서 설명했듯이 차세대 해양도시 공법을 ‘섞어찌개’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5안:‘중간수역’ 안쪽에 신도시 건설

제1∼4안은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사실에 대해 한·일 사이에 외교 마찰의 소지가 전혀 없다는 대전제 하에서 검토한 것이다.

독도가 천연기념물이라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분들이 있다. ‘한·일간의 외교 마찰’을 고려한 탓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제1∼4안은 별의미를 못 가질 수도 있다.

따라서 제5안은 ‘신(新)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가 포함된 ‘중간수역’에서 벗어난 지역, 즉 서도에서 울릉도 쪽으로 ‘쪼끔’(?) 더 와서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일간의 외교마찰’을 우려할 필요도 없고 ‘테마파크’ 또는 ‘국제자유도시’의 모든 입지요건을 다 갖추게 된다.

조그마한 독도가 뭐 볼 게 있다고 사람들이 거기까지 가겠느냐고? 독도로 호적을 옮겨놓고 보면 그런 말씀은 안나올 것이다.

제6안 쇠말뚝이 안되면 ‘석유 시추선’ 박자

‘외교 마찰’을 피해 울릉도 쪽으로 쪼끔 왔다고 치자. 물론 정확히 중간수역만 벗어나면 된다. 문제는 그 곳 수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해양도시는 수심이 경제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독도 주변은 수심이 그리 깊지가 않다. 따라서 한·일 어업협정 상의 중간수역을 벗어난다 해도 수심은 그리 깊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수심이 깊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다행히 중간수역을 벗어난 지역의 수심이 그리 깊지 않다면 현대건설이 사우디에서 했듯이 큰 쇠말뚝 몇 개를 박아서 신도시를 건설하면 될 것이다. 설사 수심이 좀 깊다 해도 한국석유공사에서 석유 탐사할 때 쓰는 ‘석유 시추선’을 옮겨다 박으면 된다.

독도 신도시 건설의 경제성

“다 좋다 치자, 그럼 독도 신도시 건설의 경제성이 있겠느냐?”

조금은 근본적인,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신동아’ 1998년 9월호에 실린 ‘한국령 동해에 매장된 천연가스층의 비밀’ 기사에 인용된 백우현 교수(경상대 화학과)의 자료에 의하면, 독도 부근에는 천연가스 자원인 하이드로레이트(Gas Hydrorates)가 엄청나게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필자가 독도에 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천연가스처럼 95% 이상이 메탄으로 이루어진 하이드로레이트는 기존 천연가스 매장량보다 수십배 많은 데다가, 연소시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공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래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하이드로레이트는 그 자체가 훌륭한 에너지자원이면서 석유자원이 묻혀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시 자원’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동해상의 한 지점에 하이드로레이트가 존재하고 있다면 그 바로 밑에 천연가스나 원유가 있을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또 일본이 이를 노리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가설이 있다. 만일 한국이 독자적으로 이 하이드로레이트층을 개발, 고체 상태의 하이드로레이트층이 붕괴될 경우 그 영향으로 일본 땅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일운동시민연합’ 같은 독도 수호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은 심지어 전쟁을 통해서라도 독도를 차지하기 위해 6단계 시나리오까지 작성하여 착착 진행하고 있고 신(新)한·일 어업협정은 그 2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니 경제성만이 아니라 ‘안보적 차원’에서라도 ‘독도 신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독도 신도시’는 한·일 친선을 위해 ‘독도 국제 자유도시 건설’로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기타 부대사업으로 한·일 친선 축구대회, 독도 한·일 친선 수영대회, 독도 한·일 친선 낚시대회 등을 ‘독도 신도시’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것이다. 그때쯤 필자는 놀랍게 변한 내 고향(본적을 옮겼으니까) 독도로 ‘귀향’해 낚시나 즐기며 부동산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冬

신동아 200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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