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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인 성공학|(주)보인기술 류호찬 사장

프로그램 개발에 푹 빠진 386 벤처기업가

  • 곽희자 자유기고가

프로그램 개발에 푹 빠진 386 벤처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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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찬 사장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법률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도 마땅한 데이터베이스가 없는 데 착안해 이 상품을 만들었는데 나오자마자 반향을 일으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상품을 통해 얻은 기술력이라고 한다. 이 상품개발로 데이터 가공 프로세서도 전체적으로 자동화됐다. 그런가 하면 자동화하는 과정에 법조문의 오류도 발견하게 되었다.

“제품을 다 만들어 실험을 하는 단계에서 하이퍼링크를 하는데 에러가 많이 발생했다. 처음엔 우리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찾아봤더니 법령집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이미 수정되거나 삭제된 법령이 참조하는 법에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태에서 계속 개정이 되고 있었다.”

이 CD-ROM 개발로 이런 문제 항목들에 대한 리스트가 일괄적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당시 만들어진 리스트는 조 단위까지만 한 것으로 여기까지만 하는데도 수백건의 오류가 발생했는데, 항, 목, 단까지 찾으면 문제 법령은 수없이 많을 거라고 류사장은 말했다. 당시 이 문제가 한 신문에 보도되면서 법제처가 발칵 뒤집혔단다.

“어느 날 법제처로부터 이런 식으로 기사화 하면 어쩌냐며 한번 보자고 전화가 왔다. 그래서 만난 자리에서 기사와 우리는 상관없고, 자동화 과정에 이것이 밝혀졌다고 하자 오해를 풀고 법령 정비를 하겠다며 오류가 발생한 리스트를 받아 갔다.”

그러나 이 작업은 예산도 많이 드는 데다, 법제처만 나서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법을 다시 제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손조차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이 법령 CD-ROM은 그런대로 판매도 많이 되었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홍보 차원에서 10만장(시가 30억원 상당)을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만든 ‘HS 수출입정보 CD’는 실패했다. 이는 시장조사도 없이 막연히 ‘이것 괜찮겠다’ 생각하고 만들었다가 실패한 경우.



“많은 벤처기업들이 초기에 상품을 기획해서 개발하면 실패할 확률이 많은데, 이것은 바로 충분한 시장조사 없이 참신성만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벤처기업들이 이런 시장조사를 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해 문제다. 이와 함께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이 상품 개발에만 주력하지 상품 개발 이후 시장진입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상품을 만들어 놓고도 마케팅 비용이 없어 사장시키는 경우가 많다.”

보인기술은 자체 상품 CD-ROM을 지금까지 7개 만들었는데 ‘HS 수출입 정보 CD-ROM’을 제외한 ‘대한민국 판례 CD’ ‘의학논문 정보 CD’ ‘민원 사무서식 CD’ 등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민원사무서식 CD’는 지난해 도봉구청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서울시를 비롯해 각 구청과 군청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국 25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중인 4300여쪽 분량의 각종 민원사무서식 2000여건이 모두 전산화돼 각급 자치 단체에 업무 전산화와 예산절감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이 CD롬은 모든 공공기관은 물론 개인용 PC에서도 사용이 가능토록 구성했으며 자치단체별 서식에 맞게 수정 편집 및 저장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민국현행법령 CD롬 전체를 함께 수록해 민원서식의 근거법령까지 동시에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민원서식은 서울시에만도 500카피가 들어갔다. 의학논문 정보 CD의 경우는 전국 의과대학 도서관에 거의 들어갔으며. 대한민국 판례 CD도 반응이 좋아 처음 출시됐을 때 하루 3000만원의 판매율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자체 상품이 개발돼 판매 수익이 오르고, 용역 개발 부문에서도 데이터베이스와 인터넷을 연동시키는 솔루션으로 시스템을 개념화해 적용한 기술이 인정받으면서 SI(Systems Integraion-시스템 통합서비스) 사업도 많이 하게 되었다. 이렇게 활발하게 기업이 운영되면서 매년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당시 직원은 3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렇게 96년 한 해는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에 힘썼고, 97년에는 제품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렇게 한창 사업이 번창할 무렵 IMF가 터져 보인기술도 한 차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용역을 준 회사들로부터 계약이 모두 취소되고,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어 상품이 판매되지 않아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먼저 인원을 절반 정도로 줄이고 자체 상품을 최대한 안정화시켜 판매를 확대했다. 당시 법령 CD의 경우 ‘한글과 컴퓨터사’가 총판을 맡아 판매하며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들 회원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이들 관리와 함께 상품 광고를 통해 판매를 강화해 나갔다. 이 전략이 먹혀 들고, 일단 구조조정이 된 상태라 상품판매로 어느 정도 회사 유지는 가능케 되었다.”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이때 신규상품 개발은 거의 하지 못했다. 이렇게 몇 개월을 어렵게 지내고 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이 IMF를 돌파하고 실업자를 구제할 유일한 길은 벤처기업육성이라고 들고나오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과 함께 코스닥이 만들어지고 서서히 시장이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보인기술은 지난해 상반기에 인력을 보강하고 내부 질서 체계를 세우는 내부진영 정비에 주력했다. 그러다 중반기부터 본격적인 신규상품 개발에 들어갔다. 현재 보인기술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B2B 솔루션(Business to Business-기업간 거래). 기존 HTML을 확장한 SGML(standand generalized markup language)/ XML(extended markup langu age)의 기반기술을 인터넷에 적용시켜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간 거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보인기술의 매출은 10억원, 올해 들어서면서 30억원을 돌파했고, B2B가 개발되는 올해 말쯤엔 7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류사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소프트 사업은 제조업과 달리 사람의 머리와 손끝에 모든 것이 달려 있기 때문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적인 자산들을 어떻게 끌어내고 회사의 필요 업무에 집중시키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사람 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그는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개인 의존도가 높아 개인이 문제가 됐을 때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타격이 큰 만큼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개개인에 의존하는 시스템이 아닌 조직체계에 의거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그만두고 나가도 바로 보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직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 내 직원 개개인과 파트너십을 만들어내고, 회사의 이익이 창출됐을 때 자기 능력에 따라 가져갈 수 있음을 최대한 부각시켜, 이러한 것들을 중심으로 비전을 공유해 나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직원들에게 능력에 따라 연봉제를 주고 있는데 다른 회사에 비해 적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봉은 5000만원이라고 한다.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다 생각하고 누구나 쉽게 뛰어드는 벤처사업, 하루에도 수십개의 벤처기업이 문을 열고 닫는다. 이에 대해 류호찬 사장은 “기술력 못지않게 안정된 기업운영의 틀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데 대부분의 벤처기업이 이런 준비 없이 기술과 아이디어만 가지고 무조건 뛰어들었다 쉽게 도태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벤처사업은 처음부터 경쟁관계에 돌입하기 때문에 탄탄한 기본기술과 남들보다 우위에 선 앞선 기술을 얻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함도 강조했다. 무수한 세포분열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벤처기업. 이중엔 시류를 좇아 한탕주의식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 들고 치고 들어왔다 주가가 오르면 빠지는 기업도 있어 문제다. 류사장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B2B 사업에조차 이런 마인드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어 자중이 요구된다고 했다.

그는 내년이면 코스닥에 들어가고 개발될 B2B 솔루션으로 미국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달 시카고 박람회에 가서 보니까, 지금 우리가 개발하려고 하는 것이 개발되면 미국에서도 기죽지 않겠더라. 개발이 완료되면 내년 초 먼저 미국에 현지법인을 세워 판로를 뚫은 후 동남아로 진출할 생각이다. 잘 될 것으로 본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실패를 거의 맛보지 않았다는 류호찬 사장, 그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무슨 일이든 목표를 세워 하도록 가르침을 받아 지금도 일을 할 때면 목표를 세워놓고 도전한단다. 지금까지 이렇게 목표를 세운 일을 이루지 못한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유는 그 일을 하는 동안에는 오직 그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란다.

신동아 200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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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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