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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계|與野 386의원들의 도발적 난상토론

“지금은 南北이 서로 고무 찬양할 때다”

  • 박성원·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지금은 南北이 서로 고무 찬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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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기 한신대 교수는 “북한이 변화하고 있는가 하는 검증키 어려운 화두에 집착하기보다는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이 남북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논지를 폈다.

대입학력고사와 사법고시 수석, 노동운동 투신, 검사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원희룡의원(元喜龍·한나라당)은 “남북관계는 과거와 달리 분명 질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도 “변화의 원칙과 방향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한국의 번영조건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도 북한의 비틀어진 경제는 일으켜 세워야겠지만 이에 소요되는 재원은 남한 내부의 경제력만이 아니라 미북관계나 일북관계 등에 의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외부의 신뢰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가 촉구·설득해야 하고 군사적 긴장해소 및 평화기조 정착에 논의의 초점을 모아야 합니다.”

연세대총학생회장과 노동운동 경력을 갖고 있는 변호사인 송영길의원(宋永吉·민주당)은 “북한은 전략적 차원에서도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년 넘게 후계자로 경험을 쌓은 데다가 냉전시대의 붕괴로 중국과 러시아라는 후방기지가 끊어지는 등 대내외적 조건이 변했다는 분석이었다. 북한은 과거식의 이른바 남조선 해방을 위한 NLPDR(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 일변도의 전시체제를 탈피, 남한의 번영된 현실을 인정하고 남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김원웅의원은 김대중정부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기반 확충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대북정책의 에너지가 근본적으로는 국민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절차를 소홀히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방법으로는 구체적으로 DJ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얘기하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좋은 통로는 국회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설사 야당이라고 하더라도, 애국심을 가진 비판자라고 생각하면서 그 의견을 충분히 듣고서 안(案)을 통과시킨 뒤 대북지원을 하는 양상을 보여주어야 힘도 받고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가령 대북지원을 제도화하기 위한 대북지원·협력법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없애야 국가보안된다”

북한의 변화문제에 관한 참석자들의 열띤 논의에 이어 국가보안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먼저 율사 출신인 원희룡·송영길의원이 각각 ‘개정론’과 ‘폐지론’을 폈다.

원희룡의원 국가보안법은 대폭 개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국가보안법은 북한의 대남공작에 대응해 형법상 내란죄로 처벌할 수 없는 부분을 법적으로 처벌키 위해 만든 법인데 유신정권이나 군사정권이 이를 인권탄압에 너무 악용했기 때문에 현재 개폐 논의의 대상이 돼있습니다. 최소한 국가보안법에서 불고지죄, 고무·찬양죄, 잠입·탈출죄 등의 조항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의 대남공작이 아직 종식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헌법상의 내란죄나 간첩죄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이런 점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송영길의원 국가보안법은 폐지돼야 합니다. 국가보안법이 그 동안 국가를 보안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작용했습니까? 내부에서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정치형법으로 만들어서 시행한 게 이 국가보안법입니다.

저는 국가보안법이 없어져야 국가가 보안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국가보안법은 단순히 대남공작을 막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의 발전을 차단해왔어요. 이것이 없더라도 형법이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국가보안법이 적용됐던 부분은 주로 (북한이나 이적단체에 대한) 찬양·고무인데 지금은 오히려 남북이 서로 좋은 점은 찬양·고무하는 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백준기교수 북한이 남조선 지역혁명론 또는 대남 통일전선전술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전제는 남한 내에 혁명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한에 그런 지역혁명론의 견실한 주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 북한이 대남혁명전략 자체를 포기하든지 안하든지 간에 국가보안법에서 얘기하는 남한에서의 체제전복활동이 과연 가능하겠습니까? 또한 남한 시민사회의 건강성이나 역량을 볼 때도 국가보안법 폐지는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할 것입니다.

김원웅의원 국가 보안법은 냉전체제의 유물이니만큼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법상 간첩죄나 반란죄로 충분히 국가 안보를 지킬 수 있어요. 그리고 국가보안법은 자기 모순을 가지고 있어요.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본질적으로 해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국가보안법은 출발부터 불행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직후 ‘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948년 9월22일 반민특위법이 통과됐습니다. 그 당시에 그것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바로 친일파입니다. 이 친일파들이 위협을 느끼고는 민족주의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이승만 정부와 결탁해서 국가보안법을 만든 겁니다. 반공만 외치면 친일파까지도 애국자로 둔갑하던 시기에 그들이 필요해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친일파들이 민족주의 세력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국가보안법이 시작되었고 실제로 국가보안법의 초기 단계에는 국가보안법에 저촉된 사람들 상당수가 민족주의 세력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이 남북개방시대에는 국가보안의 개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잠재적인 적국이 어디냐 하면 주변국가들입니다. 미국 러시아 일본도 다 그런 국가보안 위협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는 ‘민족보안’과 연결되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J는 ‘잠입탈출죄’, 전두환은 ‘수괴죄’

정범구의원 80년대를 풍미했던 사회과학 방법론에 보면 한 사회 구성을 토대와 상부구조로 나누는 방법이 있잖습니까. 법률이라는 게 토대를 반영하는 거지만 토대가 변화하는 만큼 상부구조가 변한다는 논리죠. 상부구조가 토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위기에 처한다는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국가보안법이 바로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이름으로 넘어갑니다만, 김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건 ‘반국가단체의 수괴를 만난 죄’로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고, 평양에 다녀온 건 ‘잠입탈출죄’에 해당됩니다. “알고 보니 김정일 위원장이 통이 크고 합리적인 사람이더라”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찬양고무죄’가 되는 거죠.

법이라고 하는 것이 지속성을 갖고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건데 현실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 우스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하는’ 반국가단체의 수괴는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전두환씨입니다. 1980년에 민주적 기본질서, 헌정질서를 완전히 유린하고 국가보위입법회의라는 ‘반국가단체’를 구성해서 수괴임무에 종사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80년대 우리 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습니까? 주체사상이라든가 혁명적 기류도 강했고요. 근데 전두환씨가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았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요. 진짜 반국가사범은 놔두는 게 국가보안법입니다. 국가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힐 때 적용했어야 하는 법이 실제로는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김영춘의원 현재의 국가보안법에서도 91년에 개정된 줄거리 자체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인권침해 소지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정을 몰라’ 북쪽 사람도 만나고 고무·찬양도 하고 그랬던 사람들을 수사기관이 잡아다가 “너 임마,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았잖아!” 그러면서 고문하고, 그런 과정에 인권을 침해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얘기하듯 민주질서를 수호하는 대체입법을 하든지, 아니면 다 없애고 국가안보를 위해서 필요한 항목들은 형법조항을 통해서 다 소화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의 내용 자체가 이미 실효성을 상실하고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라고 하는 것은 국가체제의 안정성을 의식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을 없애면 대한민국의 정신적인 안보태세는 결정적으로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굳이 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고, 더 나아가 국론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그런 폐지가 필요한지, 정부·여당의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좀더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충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최민 ‘제3의 힘’ 운영위원장 저는 과거 한때 국가보안법에 의해 ‘반국가단체’(제헌의회)의 ‘수괴’로 규정됐던 사람이기에 이런 자리에 나와 국가보안법 개폐논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회가 큽니다. 그러나 저는 사실 국가보안법문제보다 더 관심있는 게 헌법입니다. 국호는 대한민국 외에는 쓰지도 못하고 연방제는 언급도 못하게 하는 게 우리 헌법입니다. 이런 문제는 왜 제기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현실적으로 헌법에서 규정한 것처럼 한반도와 부속도서가 모두 대한민국의 영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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