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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경의선 복구! 2대 핵심쟁점

궤도 가변열차 개발로 유라시아 노선을 잡아라

韓·日·러·中 물류시스템 선점

  • 최영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궤도 가변열차 개발로 유라시아 노선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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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항으로 몰린 물동량은 대양을 거쳐 유럽이나 미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허브항만(Hub Port)으로 나가야만 한다. 허브항만은 20피트 컨테이너를 5500∼6000개 실을 수 있는 대형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구다. 이런 배가 접안하려면 항구 수심이 13m 이상은 되어야 한다. 동북아시아에서 이런 허브항만은 일본의 고베·요코하마, 한국의 부산·광양, 대만의 카오슝, 홍콩, 싱가포르뿐이다. 대련항, 천진항 같은 중국 동북부 지역 항만에서 하역된 컨테이너는 한국의 부산·광양, 대만의 카오슝, 홍콩같은 허브항만으로 피더(feeder)수송을 해야만 대양으로 나갈 수 있다. 만약 경의선이 대륙 철도와 이어진다면 대련항으로 나가는 컨테이너의 상당 부분을 부산항과 광양항으로 빼올 수 있다.

1998년 말 현재 중국 동북부 중심항인 천진항과 대련항의 컨테이너 취급량은 167만TEU(천진항 115만TEU, 대련항 52만TEU)다. 2005년이면 이들 항구의 취급 물량은 2배인 약 334만TEU로 늘어난다는 전망이 있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대련항물량의 10%, 천진항 물량의 5%가 경의선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 물동량은 22만TEU로 남북한의 연간 예상 운임 수입은 2005년에 각각 3700만 달러에 이를 것 같다.

경의선은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도 활성화할 수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컨테이너가 오고간 것은 1967년에 일본과 스위스 간의 수송이 처음이었다. 1971년 일본-나홋카 정기 항로가 열리면서 TSR 서비스 체계는 완전히 정비되었다. 이후 러시아 환적항이 나홋카항에서 지금의 보스토니치항으로 바뀌었고 컨테이너 전용의 블록 트레인(Block-Train)이 운행되기 시작했다. 시작 첫해의 운송량은 2000TEU 정도였으나, 5년 후인 1976년에는 운송량이 12만TEU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TSR가 같은 구간 해상 운송에 견주어 거리와 시간을 50% 이하로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TSR는 유럽 내륙 지역 접근성이 높고, 안전성이 부족한 중동항로를 대체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는 물동량이 계속해 줄었다. 한국의 복합운송업체 20개 이상이 TSR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나 서비스 지역이 핀란드, 모스크바,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이라는 사실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해상항로 운송서비스가 불가능한 지역으로만 TSR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장이 위축된 것은 TSR의 낡은 인프라, 구소련이 분열하면서 훨씬 복잡해진 통관절차, 인상된 철도운임, 높은 화물운송사고율 때문이다. 유럽항로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상 운임을 많이 내린 것도 크게 작용했다. 현재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철도 용량의 반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이용률도 높아져



경의선을 연결하여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잇는다면 시베리아 횡단 철도 활용도도 크게 올라갈 것이다. 이는 러시아와 남북한 모두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1999년 한 해 동안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 이용 실적을 보면 일본 발착화물 7545TEU, 한국 발착화물 1만7791TEU 정도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는 한국과 일본 화물은 자국 항구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기점 항구인 러시아 보스토치니항까지 해상 수송된 후 이곳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탄다. 현재 한국 경우를 보면 화물 발생지에서 부산항까지 철도나 트럭으로 운송한 후 보스토치니까지 배로 실어나르고 있다. 이 비용을 계산해보면 수도권에서 부산항까지 내륙 수송 요금은 TEU당 약 300달러 수준이다. 부산에서 보스토치니까지 해상 운임은 800∼1000달러 수준이다. 그러니 수도권에서 보스토치니간 요금은 총 1100∼1300달러 수준이다. 경의선이 복원된다면 이 화물을 곧바로 철도로 시베리아 횡단철도까지 연결할 수 있다. 물론 경원선이 복원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최단거리로 연결할 수 있으나, 경의선에서 가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현재 경의선 평산역에서 청년이천선으로 나가거나, 평양까지 갔다가 평라선으로 꺾어들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할 수 있다.

2005년의 한국-유럽간 컨테이너 물량은 약 75만TEU, 일본-유럽간 물동량은 약 160만TEU로 전망된다. 교통개발연구원 안병민 박사는 경의선이 복원되면 한국-유럽간 물동량의 20%, 일본-유럽 물동량의 5%를 경의선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실어 나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남북한의 연간 운임 수입은 2005년에 한국 4036억원, 북한 7200억원 정도라는 것이다.

또 경원선과 동해북부선이 복원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는 물류 전초기지가 될 뿐만 아니라,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환동해 또는 환서해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 또 중국 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 등 동북 3성과 극동 러시아 및 시베리아 지방 천연자원을 원활하게 수송할 수 있으며 한국·일본의 자본·기술력과 북한·중국·러시아의 노동력을 결합하는 형태로 경제 협력을 할 수도 있다.

경의선 복구는 이렇듯 파급 효과가 엄청난 사업이지만, 사전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첩첩이 쌓여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뢰다. 현재 비무장지대에는 100만 발이 넘는 대인·대전차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의선을 잇고, 서울-개성간 도로를 건설하는 비무장지대 남측구간 일대 24만평에도 상당수의 지뢰가 묻혀 있다. 현재 한국군 당국은 이미 경의선 남측 단절 구간을 현장 조사하고 지뢰 매설도를 통해 지뢰 위치를 상당 부분 파악했다. 군은 담당할 시공 구간이 확정되면 즉시 지뢰제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결 과제 첩첩

지뢰는 단순히 공사에 필요해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작업이다. 지뢰 제거 작업 지역은 군사적으로 민감한 곳이다. 때문에 정전 협정과 관련된 협의를 다각적으로 해야 한다. 경의선 연결 지점에 깔린 지뢰는 가능한 한 남북한이 동시에 없애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한 군사공동위 같은 협의체를 구성해서 협의 아래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이 지역을 관할하는 유엔사와도 협조해야 한다. 만약 유엔사 주축인 미군이 지뢰 제거 작업에 일부라도 참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도 남아 있다. 남과 북은 50년이 넘게 서로 다른 체계로 철도를 운영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차가 남과 북을 오갈 수 없다. 분단 직후 북한은 철도를 국가 교통망의 중심 수단으로 인식하여 투자를 많이 했다. 또 당시는 전력이 풍부했기 때문에, 조기에 전철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현재 북한 철도의 80%정도가 전철화되어있다. 반면 한국은 자동차를 국가 교통망 중심으로 삼아 도로 중심 교통 체계를 만들었다. 전철화율도 낮아 21% 정도이며, 주로 디젤엔진 기관차가 열차를 끌고 있다. 하지만 철도 신호체계는 한국이 북한을 앞선다. 한국은 신호 방식이 자동화되었고, 선로도 잘 관리되고 있다. 열차 평균 속도도 시속 60∼100km다. 북한은 수동신호방식이며, 열차 평균 속도는 시속 30∼60km 선이다.

경의선을 복원해서 운영하기 위해서 짚어야 할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현재 철도청 산하 철도기술연구원은 경의선 연결 이후를 대비해서 이 문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원 유원희 박사 지적이다. 먼저 철도 차량을 결정하는 문제다. 북한의 전철 시스템과 한국의 비전철 시스템에서 동시에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은 단기적으로는 디젤기관차 뿐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철도를 전철화해서 전기기관차로 운행해야겠지만 우선은, 디젤 기관차를 선택해야만 열차가 남과 북을 오갈 수 있다. 다음은 신호 통신 분야 운영 방안인데, 북한에서는 우선은 수동식 신호통신시스템을 쓸 수밖에 없다. 북한도 장기적으로는 한국처럼 자동식 신호통신시스템으로 바꾸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선로를 떠받치는 토목 구조물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은 경제난으로 선로를 보수하지 못해, 선로 상태가 매우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저속으로 열차를 운행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남북간의 경협으로 해결할 과제다. 북한은 현재 경의선을 전면적으로 보수하는 데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과 자동차 합작사업을 벌이고 있는 금강산국제그룹의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은 지난 6월 정상 회담 직후 평양을 방문했다. 박사장은 북한이 현재 단선인 서울-신의주간 경의선 철도를 복선으로 새로 부설하고, 최신형 기관차를 투입해 남북한 물류 소통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의선을 잇는 차원이 아니라, 복선으로 확장하고, 오래된 침목도 바꾸고, 직선화 구간도 늘리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경의선을 한국과 북방 지역 및 유럽까지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경의선 복선화, 현대화는 이루어야 할 과제다.

남과 북을 오갈 수 있는 남북한 통합 전기 기관차도 개발해야 한다. 북한은 현재 철도에 직류 3000볼트를 쓰고 있는데, 한국은 교류 2만5000볼트다. 이 시스템을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는 전기 기관차가 필요한 것이다.

또 경의선 연결 지점에 역을 설치하고, 기관차를 운영하는 방식도 문제다. 현재 정부는 남북한에 별도로 역을 설치하고 중간 지점에서 기관차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과, 공동역을 만드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이 때 살펴야 하는 것이 차량 교체 방법이다. 차량 연결기와 완충기(출발 및 정지시 차량간의 충격 완화), 제동장치의 적합성(가령 북한 기관차에서 제동 신호를 내렸을 때 남한 화차에 제대로 전달되는지 여부), 승무원 교체 방법도 검토 대상이다. 차량 유지 보수 문제도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화차와 객차·기관차가 북한에서 움직일 때 보수품 조달 방법, 보수주기 설정, 유지보수인원 입북, 차량을 정비하는 기지 설치 등 세부사항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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