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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격정토로

“386정치인들에 믿음 버렸지만, 그래도 희망은 그들”

  • 조성식 mairso2@donga.com

“386정치인들에 믿음 버렸지만, 그래도 희망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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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권소송은요?

“다 끝났어요. 386사건(386 광주술판사건) 때도 느낀 것이지만, 누군가의 공격을 계속 피할 거냐, 아니면 침묵할 거냐를 생각할 때 내가 그것을 피할 이유가 없고 정면으로 당당하게 맞서 내 몫을 잘하고 싶다, 그렇게 뒤늦게라도 마음먹은 것이 잘했다 싶어요.”

임씨는 미국 유학중이던 지난해 이혼했다. 그리고 올해엔 양육권소송을 벌였다. 2심까지 이어진 재판 결과 그녀가 아이의 양육을 맡기로 했다. 이혼 얘기는 나중에 다시 듣기로 하고 ‘386 광주술판사건’으로 넘어갔다.

―광주 사건은 임수경씨 뜻과 상관없이 그 여파가 커진 것 같습니다. 5·18 전야제 사회는 어떻게 맡게 된 거예요?

“미국에 있을 때 연락이 왔어요. 사실 오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오는 형편이었는데 그쪽에서 비행기표를 대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왔죠.”



―일시 귀국이네요?

“그렇죠. 미국에서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소송 때문에) 아기가 출국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그래서 (행사가 끝난 후에도) 못 돌아간 거예요. 한 학기를 미루면 그 안에 판결이 나겠다 싶었는데, 2심까지 가는 바람에 출국날짜가 늦춰졌죠.”

―소송이 진행되던 상황이었어요?

“그렇죠. 전야제가 5월17일인데 그 날 첫 재판이 있었어요. 동시에 진행된 거예요, 386사건과 양육권소송이. 묘하게 그렇게 돼버렸어요. 아기 양육권과 여권 문제가 다 해결된 게 10월말이에요. 11월에 나갈 예정이었는데 일본을 다녀와 생각을 고쳐먹은 거죠.”

‘386 광주술판사건’은 우리 사회가 그녀의 이름에 어떤 상징성을 부여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그녀에게 불행인지 축복인지 몰라도, 여전히 그녀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임을 그 자신에게, 또한 대중에게 새삼 일깨워 준 사건이기도 하다.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 사건의 진실을 궁금해합니다.

“저는 사건의 진실이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아요. 사건의 결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한 거지. 당사자가 보여주는 태도에 따라 정상참작이라는 것도 있고 용서도 있는 건데, 그들은 너무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어요. 공인으로서 대중에 대한 책임이 있고, 학생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의 도덕성을 기반으로 당선된 사람들이라면, 더구나 그들이 겨냥한 대상이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될 저 같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용서가 안 되는 거죠.”

―임수경씨의 글과 관련자들의 주장이 몇 가지 어긋나는 게 있습니다. 박노해씨가 여종업원과 춤을 췄다는 부분만 해도 말이 다르지요?

“그런데 나는 도대체 이해가 안 돼요. 아가씨와 블루스 추면 안 돼요? 웃기는 일 아닙니까.”

―그쪽에선 해방춤을 췄다고 해명했지요?

“매체마다 사람마다 얘기가 달라요. 박노해씨는 자기는 춤춘 일이 없다고, 사건 직후 중앙일보에 그렇게 말했더라고요. 그런데 김성호 의원은 박씨가 해방춤을 췄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김태홍 의원은 ‘박노해가 무슨 춤을 추냐’, 이런 식이에요.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 상반된 진술이 있다 쳐요. 사건 현장에 없던 사람은 누구의 얘기가 맞는지 판단할 수 없지요. 그러면 어떻게 판단하느냐. 정황에 의해서 판단해야죠.

이 사람이 A를 주장하는데 다른 사람은 A가 아니다, 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 A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정황근거와 반대로 A가 아니라고 할 만한 정황 근거가 각각 있겠죠. 그들은 여자를 끼고 술을 먹지 않았다고 말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어요. 그게 알려지면 안 되니까. 반면 나는 그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술 먹었다, 라고 없는 사실을 꾸밀 만한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들은 임수경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내가 헛것을 본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그럴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는 거죠. 그러면 나한테 그 이유를 달라는 거예요. 내가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1000%의 허무맹랑한 얘기를 했는지. 왜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는지.”

―술자리에 있던 사람이 한 10명 됐나요?

“10명 넘었을 거예요.”

―여종업원이 한 사람 앞에 한 명씩 앉은 건 아니죠?

“그건 아니고, 꽤 있었죠. 앉아 있고 서 있고 서빙하고. 나는 숫자가 몇 명인지 다 알지만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자기네가 밝힌 게 4명이거든요. 나는 기자회견에서 4명까지는 인정해줬어요.”

“내가 헛것을 봤나”

임씨는 당시 관련자들이 사실을 부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며 분개했다. 특히 L의원의 ‘오리발’에 대해선 혀를 찼다.

“얼마 전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발족식 행사 때 L의원을 만났어요. 느닷없이 나보고 ‘임수경씨가 (그 방에서) 나갈 때 나는 그 자리에 없었는데’ 그래요. 누가 물어봤냐고요. 내가 너무 기가 막혀 ‘의원님 왜 그러세요, 정말. 의원님하고 나하고 그 날 다른 방에서 따로 얘기까지 했잖아요?’ 하고 정색을 했더니 ‘아 그래요? 그럼 내가 술이 취해 임수경씨를 못 봤다고 생각했나봐’ 그러더라고요.

그 사건으로 기자회견할 때 어떤 기자가 ‘그 자리에서 L의원 보셨습니까. L의원은 임수경씨를 못 봤다는데요?’ 하고 묻기에 제가 ‘봤다’고 대답했거든요. L의원이 거짓말하는 거라고. 그게 귀에 들어갔겠죠. 그 날 행사장에서 또 그런 말을 하니까 제가 순간적으로 화가 났죠. 그래서 ‘술이 취해서 그 사람을 봤는지 못 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를 해야지, 왜 나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거짓말하느냐’고 따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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