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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아버지 소파를 두 번 죽이지 말라”

소파 방정환 아들 방운용 옹의 피끓는 절규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내 아버지 소파를 두 번 죽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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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씨가 사심(邪心)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을 언제 했습니까?

“사실 기념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종찬에 대한 잡음도 흘러나왔습니다. 당초 이종찬이가 전과자라는 얘기가 다른 곳에서 흘러나왔으면 달리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색동회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이겁니다. 어느 날 조용히 이종찬에게 ‘자네가 전과가 있다고 그러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두 개가 있다’고 그래요. 한번은 처가 경사에 갔는데 저보다 나이 어린 처남하고 말다툼을 하다 때려서 상해죄로 구속된 적이 있다고 해요. 다른 하나는 면세점에서 친구에게 카드를 빌려줬는데 친구가 카드빚을 갚지 않아서 구속이 됐다 그래요. 그래서 내가 소파선생 기념사업한다는 친구가 전과자라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고 나무란 뒤,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는 ‘멀쩡한 사람 잡는다’면서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고 다녔습니다.”

―재단을 만들 당시까지도 이종찬씨를 믿었다는 말씀이군요.

“그 후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래요, 이종찬이가. 이런 좋은 사업을 하는데 재단을 만들어야 각계에서 성금을 모으기가 유리하다고 그러더군요. 당시 이수성 전총리가 이 사업에서 물러난 뒤라 전택부 선생을 새 위원장으로 모시겠다고 그래요. 전택부 선생은 내가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이름을 들어서 알고 있는 사이인데 전선생을 만나러 가자고 해 같이 갔습니다. ‘참 젊은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선생을 만나 재단이사장으로 모시고 싶다 하니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소파선생 기념사업이라면 걱정할 것 없다’며 종로YMCA건물 재건 당시 경험을 얘기하면서 이대로 하면 된다고 해 고무돼 돌아왔습니다. 얼마 뒤 이종찬이가 와서는 문화일보사에 가자고 그래요. 왜 가느냐 물으니 남시욱 사장이 이 사업을 문화일보 차원에서 도와주겠다고 해서 전택부 선생을 모시고 서대문 문화일보사에 같이 갔지요.”

―재단 구성과 관련해 그 뒤 이종찬씨가 업무보고를 하던가요?



“신문사도 방문하고 해서 그 후로는 일이 잘되는 줄 알았는데 흐지부지해요. 며칠 뒤 문화일보 사고(社告)에 성악가 조수미가 10만달러를 방정환재단에 희사했다, 그런 얘기가 나왔더라구요. 그런데 이종찬이는 나뿐 아니라 재단 이사 누구에게도 돈이 어떻게 들고나는지 얘기한 적이 없어요. 내가 답답해서 ‘돈이 좀 모아졌느냐’고 물으면 ‘얼마 안 돼요. 그저 경비 정도 될까요’ 그렇게 대답하더라구요.”

―그런데도 이종찬의 행적이 의심되지 않던가요?

“97년엔가요, 내 생전 가장 큰 행사를 치렀습니다. 12월 말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당선자를 모시고 프레스센터에서 ‘방정환 문집’ 헌정식을 가졌습니다. 그날 보니까 대통령당선자가 나온다고 해서인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과 재벌총수, 기업인이 80명 이상 찾아왔어요. 이수성씨와 나 두 사람이 입구에 서서 인사를 했는데, 하여간 그날은 내 생애에 가장 영광스러운 날이었어요. 이렇게 대통령당선자까지 움직일 정도니 이종찬이를 의심했겠어요. 하여튼 그날도 손님들이 저마다 봉투 하나씩을 내미는데 나와 이수성씨는 인사하느라 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 확인도 못 했습니다만, 이종찬이 말로는 이수성씨에게는 보고를 했다는데 그랬겠습니까? 나한테는 돈에 대한 얘기를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이종찬씨의 행적을 보면 거금이 모아지면 모금에 참여한 인사를 재단에서 밀어내곤 했다는데요.

“늘 혼자 하는 거예요. 뒤끝이 좋지 않게 방정환기념사업회 일을 그만두고 난 뒤 이수성씨가 저더러 ‘이종찬이는 맹랑한 친구’라고 그러더라고요. 이수성씨 말이 자신이 나서서 김대통령까지 참석하는 행사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이종찬에게 재단법인을 설립하라고 코치도 해줬대요. 그런데도 이수성씨를 재단설립에서 제외시켰어요.”

―재단 설립 뒤에도 그랬습니까?

“마찬가지예요. 사업보고를 하나, 이사회를 하나… 이건 완전히 이종찬이 제 마음대로예요. 소파상이라는 게 있어요. 해마다 아버지 돌아가신 날 주는 문화상인데요, 한동안 시상이 중단됐다가 재단이 설립되면서 부활했는데 시상식날 행사장에 조금 일찍 나갔는데 마침 이경재 의원이 나와 있더라구요. 나를 보더니 따로 할 얘기가 있다고 밖에서 보자고 해요. 그래 따라갔죠. ‘방선생님 큰탈났습니다. 이사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내가 소개해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이거 이종찬이 원맨숍니다’ 그러는 겁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이전의원 말이 일전에 마사회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알선했고 그 뒤 이종찬이 더러 보고를 하라 했는데 보고가 없어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됐느냐고 채근했더니 그 후 보고고 뭐고 소식을 딱 끊더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나더러 그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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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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