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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냐 대역전이냐

민주당 大權경선 스타트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이인제냐 대역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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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김고문의 주장처럼 이인제 고문과 한화갑 고문이 대권후보와 당대표를 놓고 ‘야합’을 하기란 바뀐 제도 하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1·7 당무회의 특별결의에서 대선후보가 당대표를 겸임하지 못하도록 못박았다.

물론 대통령 후보도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수는 있다. 하지만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다득표를 얻더라도 대표최고위원을 맡을 수는 없다. 만약 대선후보가 최고득표를 할 경우 차점자가 대표최고위원을 맡도록 규정해 놓았다.

그러니까 소설 속의 김근태 고문의 주장처럼 “수도권 예비선거 직전까지 맞대결을 하고, 그 결과 앞선 사람이 대권후보를, 뒤진 사람이 당대표를 각각 차지하기로 합의”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가설인 셈이다. 대권주자가 되는 사람은 당대표를 맡을 수 없으므로 소설 속 선두인 이고문이 한고문에게 당권을 양보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허구다.

대권후보 선거인단과 당대표를 뽑는 선거인단이 다르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대권후보 선거인단은 1만3981명의 전당대회 대의원과 2만1011명의 당원선거인단, 그리고 3만5000명의 일반 국민 대상 공모선거인단으로 구성된다. 반면 당대표를 뽑는 선거인단은 1만3981명의 전당대회 대의원들이다. 전당대회 대의원은 1만3981명인데 반해 대권후보를 뽑는 선거인단은 전국적으로 7만명에 이른다.

소설처럼 두 사람이 서로를 밀어주기로 합의하더라도 실제 어떻게 복잡한 투표과정의 허점을 짚어가며 7만명에 이르는 경선 투표인단을 움직여 상대방에 표를 몰아줄 지 의문이다.



소설의 시간적 공간이 2002년 4월19일인 것도 문제다. 이때쯤 민주당은 16곳 권역별 경선 일정 가운데 지방의 경선을 모두 마친 채, 서울의 최종 경선 만을 남겨둔 상태다.

전국 7만명의 투표인단 가운데 서울지역의 투표인단은 1만5000명. 그러니까 4월19일이면 전체 투표인단의 80% 가까운 5만5000명 지방 투표인단이 투표를 마쳤고 개표도 모두 끝난 뒤다. 투표가 끝날 때마다 표를 집계하므로 4월19일이면 15개 권역 선거 결과, 후보들의 서열도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소설은 최종 경선을 앞둔 4월19일까지 과반수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소설이기에 가능한 ‘공상’이다.

소설은 선호투표제(Alternative Voting)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다. 선호투표제란 결선투표를 없애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다. 6주간에 걸쳐 16개 권역을 돌며 경선을 벌이고도 과반수 득표자가 없다면 난감할 것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선거를 치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단번에 과반수 득표자를 내자는 것이 선호투표제의 기본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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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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