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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 | 2002 대선 박근혜 변수

정치신인의 ‘노련한 정치력’ 대선판도 뒤흔든다

  • 공영운 < 문화일보 정치부 기자 > rabbit@munhwa.co.kr

정치신인의 ‘노련한 정치력’ 대선판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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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부총재가 갖는 저력의 실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 다르다. 서울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이번 대선도 30만∼50만표 선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며 “박부총재가 독자출마라도 하는 날이면 이총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TK(대구·경북)지역 한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이인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영남표가 박근혜에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박근혜 거품론’을 제기한다.

이런 와중에 당내 인사들이 박부총재를 다시 쳐다보게 만든 사건 하나가 있었다. 부산 출신 A의원의 후원회에서 있었던 일이 그것이다.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A의원 후원회에는 A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관광버스 20대를 동원해 지역구민 1000여 명을 ‘모시고’ 올라왔다. 대부분이 40∼50대 여성들로 이른바 ‘아줌마’부대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회창 총재와 박근혜 부총재가 차례로 인사말을 했는데 사회를 본 인천출신 모의원은 이총재를 소개할 때 장황한 미사여구를 동원하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이총재의 축사가 끝난 후 사회자는 “이어서 박근혜 부총재의 인사말이 있겠습니다”라고 간단하게 소개했다. 박부총재가 등장하자 참석자석에서 환호와 갈채, 비명이 터져나오고 뒷좌석에서는 박부총재의 얼굴을 보려고 모두 일어서기까지 했다. 이총재에 대해 보였던 반응과는 또 다른 차원의 자발적 열광이었다.

박부총재가 축사를 마치고 밖으로 빠져나오자 바로 옆 구내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있던 ‘부산 아줌마’들이 몰려와 박부총재의 손을 이끌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식당 안은 박부총재의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려는 아줌마들의 성화로 난리법석이었다. 이 사건은 한나라당에서 한동안 회자됐다. 한 당직자는 “박근혜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간단하게 볼 것이 아니데”라고 놀라워하기도 했다.

사실 박근혜 부총재가 대중에게 갖는 묘한 호소력은 이미 몇 차례 공개적으로 검증된 바가 있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 박부총재는 선거 8일 전인 12월 10일 이회창 후보 지지를 공개선언하고, 선대위 고문 자격으로 TV찬조연설과 지방순회 유세를 한 적이 있다. 14일 첫 방영된 그의 TV연설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한나라당 측이 이례적으로 이틀 뒤인 16일 재방송을 결정했다. 그는 12월15일 울산, 17일 대전에서 정당연설회를 했는데 청중들의 열광이 대단해 당직자들 사이에 “횡재했다”는 말이 오갔고, 일부 여성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1998년 4월 대구 달성지역구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는 상대후보인 민주당 엄삼탁씨와 3.6% 차이의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여론조사 기관들의 예측을 무색하게 하며 24.4% 차이로 압승을 거뒀다. 조직과 자금에서 절대 열세였지만 박근혜 후보가 가는 곳은 어디나 군중이 들끓었다. 무슨 말을 하는가는 둘째였다. 군중을 휘어잡는 연설과는 거리가 먼 나직한 음성과 또박또박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군중은 열광했다. 그는 정계진입 불과 5개월여 만에 당당하게 금배지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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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운 < 문화일보 정치부 기자 > rabbit@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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