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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

거짓진술 여론몰이 졸속수사가 빚은 희생양

인천공항 유휴지개발 특혜사건의 진실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거짓진술 여론몰이 졸속수사가 빚은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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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8월9일 국중호씨가 사직서를 낸 후 당시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고 한다.

“국중호 행정관은 참 억울하게도 자진해 사표를 냈습니다. 언론사 사주들의 검찰 출두를 앞두고 무차별적인 언론보도가 문제였습니다. 그런 전화(이상호씨에게 한 전화)는 민정업무 차원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김대통령은 매우 안타까워하며 선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지검이 국씨를 구속함으로써 청와대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

국씨는 과연 억울하게 구속된 것일까. 또는 ‘몸통’을 대신한 희생양일까. 국씨 구속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검찰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가 구속됨으로써 외압의혹의 불씨가 사그라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주)에어포트72 측에 대한 권력층의 지원의혹은 물론 (주)원익 측의 로비의혹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이 사건에 대한 1심 재판은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열렸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고 있는데, 핵심증인인 강동석 인천공항 사장의 불출석으로 여러 차례 공전됐다. 게다가 최근 법관 인사이동에 따라 재판부가 바뀌어 공판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중호씨는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이상호씨와 더불어 지난해 9월29일 금보석(1000만원)으로 석방됐다. 검찰 수사내용은 첫 재판부터 흔들렸다. 검찰을 당혹스럽게 만든 장본인은 (주)에어포트72 컨소시엄의 일원인 (주)에이스회원권거래소 고문 양아무개씨. 양씨는 국씨에게 뇌물(2000달러)을 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그는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국중호씨의 대학 동창이자 현직 공무원인 한OO씨를 보호하기 위해 검찰 조사과정에 국씨에게 2000달러를 준 것처럼 거짓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뇌물사건이 법정에서 종종 논란이 되는 것은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경우 검찰은 대개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에 의존해 기소한다. 특히 계좌나 수표추적이 무의미한 현금수수의 경우 뇌물공여자의 진술은 공소유지에 절대적인 비중을 갖는다. 따라서 공여자의 진술이 바뀌면 검찰의 논리는 힘을 잃게 마련이다.

이처럼 검찰수사의 근본이 흔들릴 수도 있는 법정진술이 나왔는데도 대다수 언론은 이를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연일 외압의혹을 제기하며 국씨의 혐의를 집중조명할 때의 열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일까.

물론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양씨가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렇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양씨의 진술 말고도 국씨가 뇌물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증거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 정황증거들의 그림자는 이미 검찰 수사단계에서 어른거렸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검찰은 이를 간과하거나 무시했다.

검찰 수사의 편의성에 비하면 양씨의 진술번복은 그다지 놀랄 만한 것이 못 된다. 인천공항사건 관련 검찰 수사기록을 훑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깜짝 놀랄 것이다. 양씨를 비롯해 뇌물수수혐의에 관련된 3명 모두 국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여러 차례에 걸쳐 부인했고 조서에도 그렇게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양씨의 법정진술은 ‘번복’이 아니라 오히려 ‘일관된 주장’인 셈이다.

검찰은 왜 국씨에게 기어코 뇌물수수혐의를 적용했는가. 이제 그 미스터리의 숲으로 들어가보자. 첫째 관문은 돈이 누구를 통해 누구에게 건네졌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관련자 3인의 진술은 초기엔 뒤죽박죽이다가 나중엔 어느 정도 일관성을 갖춘다.

국씨가 인천공항사건의 늪에 빠진 것은 관세청 서기관인 대학동창 한씨를 통해 (주)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실소유주이자 고문인 양씨와 사장인 김아무개씨를 소개받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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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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