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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비법

“기본문장만 죽어라 외우면 영어가 터진다”

‘50 English’ 저자 샘 박의 호언장담

  • 샘박 esc3211@yahoo.com

“기본문장만 죽어라 외우면 영어가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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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E 학습법은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다. 유학 초기, 한 과목의 특별 가산점(Extra credit)을 받기 위해 눈에 불을 켰던 때가 있었다. 내 전공은 공학이었다. 반도체와 관련한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일이었다. 당시 내 영어 실력은 한심했다. 아예 입을 닫고 있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가산점을 받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었던 나는 ‘안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사식 교훈을 떠올렸다. 그러나 반도체의 원리를 많은 미국 학생들 앞에서 영어로 설명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그 일을 해냈고 교수로부터 “놀랍다”는 칭찬까지 들었다.

나는 그 영어 강의를 준비하면서 먼저 한글 대본을 만들었다. 이어 그것을 영어 문장으로 옮겼다. 룸메이트에게 부탁해 문장 교정을 받은 후 다시 그 친구의 목소리로 녹음을 했다. 한국어 대본과 영어 대본을 다 암기한 뒤 시간이 날 때마다 빈 강의실에 가서 강의 연습을 했다. 대본을 만들면서는 교수들의 강의법을 많이 차용했다. 교수가 지우개를 땅에 떨어뜨려 “웁스!” 라고 하면 나도 그 말을 하기 위해 일부러 지우개를 떨어뜨리는 연습까지 했다.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강의 내용을 중얼거리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어떤 말은 제법 잘 흉내내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같은 내용을 수십 번 반복 연습하는 동안 혀로부터 이상한 느낌이 오기 시작했다. 혀가 점점 가벼워지는 듯하더니 전에는 발음이 잘 안되던 단어가 술술 나오는 것 아닌가. 듣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미국 사람들이 말하는 과거형(-ed)이나 복수(-s,-es), 관사(a, the) 등 발음을 약하게 하는 기능어까지도 정확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귀와 혀가 동시에 훈련된 것이다. “아하, 영어 공부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확실히 왔다. 그때부터는 신이 나서 기회만 되면 미국 친구들 틈에 끼어 영어로 떠들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영어로 혼자 떠드는 것을 그치지 않았는데, 좀 쑥스럽긴 했지만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영어 학습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는 누구도 나를 말릴 수 없었다. 그때 그 깨달음이 DACE 학습법의 모체가 되었다.

내가 영어 학습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였다. 영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인들에게 내 방법을 전수했는데 의외로 “당신이 가르치니까 비로소 이해가 된다”는 반응이 왔다. 전공이 그 쪽이 아니라 주저했으나 그들은 도리어 “영어를 너무 잘하는 사람은 평균적인 사람들의 어려움을 모른다”며 비전공자인 내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미국에서의 대학 생활에서 깨친 것과 이 곳 직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터득한 노하우, 또 내 아이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를 배우는 학습과정을 종합해 DACE를 창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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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박 esc3211@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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