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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수’ 정수일 박사의 이슬람 문명 산책 9

르네상스의 지적 기반을 만든 이슬람학문

르네상스의 지적 기반을 만든 이슬람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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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성장해온 이슬람 문화에서 학문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세 이슬람문화가 세계적 문화로 돋보이게 된 것은 바로 높은 학문수준 때문이었다. 이슬람은 지식과 학문의 탐구를 속세와 내세를 포함한 모든 곳에서의 인간생활과 활동의 필수로 의무화하고 있다.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에는 “그 누가 현세를 원한다면 지식을 얻어야 하고, 그 누가 내세를 원한다 해도 지식을 얻어야 하고, 또 그 누가 이 두 가지를 다 원한다 해도 역시 지식을 얻어야 한다”고 지식 습득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슬람의 학문을 이야기할 때면 으레 인구회자(人口膾炙) 되는 “학문은 멀리 중국에까지 가서라도 구할지어다”라는 말로 학문 탐구를 독려하기도 한다.

이슬람의 학문은 이슬람교의 출현과 더불어 싹트기 시작하여 경전이 편찬되고 이슬람교가 확산되며 아랍어가 유일 공용어로 정착됨에 따라 신학과 문법학을 비롯한 이슬람 고유의 학문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9세기 전반에 이르러 ‘지혜의 집’이 세워져 본격적으로 외국 서적을 번역하여 새로운 학문을 수용하고 융화시킴으로써 이슬람의 학문체계가 정립되기에 이르렀다.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카와리즘은 역저 ‘학문의 열쇠’(마파티홀 올룸, 10세기 후반)에서 당시까지 기본적으로 정립된 이슬람의 학문을 크게 아랍 고유학문과 외래학문으로 대별했다. 고유학문으로는 법학, 신학, 문법학, 서기학(書記學), 시학(詩學)과 음률학, 역사학이 있고, 외래학문에는 철학, 논리학, 지리학, 의학, 수학, 기하학, 천문학, 음악, 기계학, 연금술이 있다.

10세기 이슬람문화의 황금기에 이르러 고유학문이건 외래학문이건 간에 이슬람 문화란 하나의 용광로 속에 녹아서 이슬람 학문이란 하나의 덩어리로 응결됨으로써 이슬람 고유의 학문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물론 학문의 부단한 발전과 변모에 따라 학문영역이 확대되고 세분되었지만, 학문체계의 기본틀은 시종 유지되었다. 이슬람의 학문체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몇 가지 학문분야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슬람 학문에서 전통이 가장 오래된 것은 단연 이슬람 신학(칼람)이다. 신학이란 종교신앙에 관한 일체 지식의 총칭으로서, 그 요체는 신앙과 이성(자유의지)의 관계를 해명하는 것이다. 이슬람 신학은 신앙과 이성을 조화시킴으로써 신학의 근본문제인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있어서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즉 이슬람 신학자들은 이성보다 신앙을 앞세워 유일신의 존재를 절대화하고, 그 전제에서 지적(이성적)인 노력으로 신앙을 심화시키는 방법에 의해 이 신학의 근본문제를 해명했다.



그들은 11~12세기에 잊혀졌던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을 유럽에 전함으로써 중세 유럽의 스콜라 철학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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