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호

“五味·五色 식품만 제대로 먹어도 무병장수”

자연의학의 대부 임준규 박사의 生食건강론

  • 안영배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ojong@donga.com

    입력2004-09-06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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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개 한의대 교수와 4개 대학부설 한방병원장을 역임, 제도권 의료의 중심축에 선 임준규 박사가 생식요법에서 목욕요법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자연의학’ 대중화의 진원(震源)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컬하다. 그는 왜 30년간 자연의학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는가?
    끼니를 굶는 방식으로 인체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단식요법, 각종 곡식과 생야채 등으로 질병을 다스리는 생식요법, 풍욕(風浴)·냉온욕·일광욕 등으로 몸을 정화시키는 목욕요법, 사기(邪氣)를 빼주는 부항요법과 각종 찜질요법, 그리고 물리요법 및 기공요법…. 요즘 들어 더욱 주목받는 이른바 ‘자연요법’들이다. 지금은 과학적 수치가 제시되면서 이런 요법들이 몸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자연요법이라는 카테고리 속에서 수많은 지류로 뻗어나가는 각종 요법의 근원을 추적하다보면 한 의학자와 만나게 된다. 바로 ‘자연의학의 대부’라 불리는 임준규(林準圭·69)박사. 앞에서 예로 든 각종 자연요법들을 소개하고 퍼뜨리는 데 앞장선, 세포로 말하면 핵(核) 같은 존재다.

    그가 자연의학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가 의료권에 몸담고 있으면서 국내 최초로 자연의학을 학문적 차원에서 연구하고, 또 자연요법 중 하나인 물리요법(나중에 재활의학으로 바뀜)을 한의학의 전문과목으로 채택시킨 인물이기 때문이다.

    임박사의 이력은 화려하다. 1970년대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로 활동하면서 한방물리요법을 병원 진료과목으로 처음 설치했고, 대전대 한방병원 초대병원장·대구경산대 한방병원장·전주우석대 한방병원장을 거쳐, 2000년 포천중문의대 차한방병원장을 끝으로 교수생활을 마감했다. 이른바 ‘주류’ 의학계에서 아직까지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자연요법의 원조가 그 주류 의학계에서 선두를 달리던 의사라는 사실이 아이러니컬하다.

    현재 임박사는 생식전문 기업인 고을빛 생식마을(주) 부설 자연의학연구소 원장으로 의학자로서의 마지막 꿈을 펼치려 하고 있다. 그간 자신이 몸담았던 제도권 의료에서는 벽에 부딪혀 못다한 일을 이제 일반인들을 상대로 소신껏 해보겠다는 뜻이라는 것. 그런 그를 서울 서초동의 자연의학연구소 집무실에서 만나보았다.



    ―외부에서는 임박사를 자연의학의 대부라고 지목하던데요. 그런 말을 듣게 된 연유라도 있는지요.

    “1972년 경희대 한방병원에 자연요법실을 창설해 처음으로 임상과 강의를 시작한 것이 시초지요. 그 이후로도 여러 한방병원에 재직하는 동안 줄곧 자연요법을 펼쳐왔기 때문에 주변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연의학이라는 개념은 동양의학적 관점과 별로 다르지 않아요. 동양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皇帝內經)’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사람이 자연환경의 변화에 순응하며 살아갈 때 천수를 다하고 그렇지 못할 때 질병을 얻거나 단명한다는 원리예요. 개인사로도 저는 젊은 시절 몸이 골골해 투병생활을 하면서 이런 자연의학의 원리를 절실히 체득했다고 할 수 있지요.”

    임박사는 21세기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세포복제와 유전자 조작이 가능한 세상이 됐지만,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며 늙어 쭈그러들고 사멸하는 자연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한 생명체인 이상 자연의학의 비중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30년 가까이 자연의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단식과 생식요법 등 각종 자연요법을 직접 펼쳐온 경험에 의해서라는 것.

    그렇다면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자연의학 요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일까. 임박사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첫째, 자연에서 섭취하는 음식(영양)이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어긋나지 않은 것들이어야 한다. 즉 올바른 식생활을 통한 건강 유지법이다. 둘째, 자연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피부를 자연환경에 적응하도록 훈련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이는 바람목욕(풍욕), 냉온욕, 부황요법 등으로 자연과 인체의 접경지대인 피부를 다스려 생체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셋째, 인체 구조가 자연환경에 노출됐을 때 구조학적(인체공학적) 차원에서 무리가 없고 기능적으로 자연법칙에 적응되도록 체위(體位)를 관리하는 일이다. 쉽게 말하면 몸의 상태에 맞춰 올바르게 운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은 정서적인 동물이므로 스트레스에 대응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서를 관리해야 한다. 이는 기공 수련, 마인드 컨트롤 등으로 심신을 다스리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임박사는 이런 요법들을 꾸준히 실천하면 인간이 지닌 자연치유력(스스로를 낫게 하는 항상성 에너지)을 활성화시켜 병든 육체를 낫게 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임박사가 제시한 4대 자연요법 지침은 한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실제 임상한 결과물이다. 임박사의 경희대 한의대 제자인 신현대 교수(현 경희의료원장)는 “임교수는 경희대 한방병원 재직 시절 각종 자연요법을 통해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을 치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그는 1972년부터 10년간 경희대 한방병원에 재직하면서 숱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가 단식요법과 생식 위주의 식이요법 등 자연요법만으로 난치환자들을 치료했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당시 국회의장, 장관, 참모총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고관대작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경희의료원으로 몰려들었던 것. 당시 경희의료원의 VIP병동은 임박사의 환자들이 완전 ‘점령’했을 정도였다. 경희의료원측은 찾아오는 사람들의 신분을 고려해 따로 임박사의 치료를 위한 자연요법 연구실을 설치해주고, 임박사가 처방하는 생식과 야채즙을 만들어내기 위해 전문 영양사를 배치하기도 했다.

    임박사에 대한 소문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렸던 모양이다. 1978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던 백석주 장군(한미연합사부사령관 역임)은 무릎 통증이 너무 심해 졸업식 때 사열을 못 받을 정도였다. 박대통령의 아들 지만씨가 육사 생도로 있던 무렵이어서 각별히 육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던 박대통령은 이같은 보고가 올라오자 백교장에게 “경희대 임박사 찾아가 봐” 하고 직접 권하더라는 것. 물론 박대통령이 임박사한테 치료받은 적은 없지만, 수년간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던 농수산부장관이 임박사의 자연요법을 통해 완전히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임박사의 ‘이상한’ 요법이 환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투서가 여기저기서 날아들었다. 임박사는 그 일이 계기가 돼 경희대를 사직하고 새로 생긴 대전대 한방병원장으로 옮기게 됐다고 회고한다.

    “당시만 해도 자연요법을 제대로 인식하는 동료 교수들이 없었어요. 한방약재와 침술만이 한의학의 고유 영역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일부 교수들은 내가 자연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거물급 인사들을 치료하고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니까 언짢았던 게지요.

    나중에는 경희대 학생들이 데모를 하면서 단식투쟁을 하니까 그 배후조종자로 나를 지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1980년대 초 세상이 어수선한 시절인데 한 정보장교가 나를 찾아오더니 ‘당신이 단식을 하면 병도 낫는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단식하는 것 아니냐, 당신 빨갱이 아니냐’ 하고 몰아붙이는 거예요. 나는 그때 학생들이 극단적으로 단식투쟁을 하면 병이 생길까 우려해 한방약재인 감초를 갖다주곤 했는데, 그런 일도 보고됐던 모양입니다. 빨갱이로 몰려 구속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가, 다행히 나한테 단식요법 등으로 치료받았던 김종곤 장군(해군 참모총장 역임) 등 고위급 장성들이 보증해주어 겨우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임박사의 자연요법은 그가 자리를 옮긴 다른 병원에서도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대전대 한방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한방물리요법과 단식요법 등으로 적자에 시달려온 병원을 흑자로 반전시킬 정도로 환자들이 북적거렸다고 한다.

    ―박사님이 자연요법으로 환자들의 호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방병원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생식이나 단식요법 등에 대해 의사들의 인식이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당시에는 병을 치료하는 데 주요하게 쓰이는 생식 재료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생식이란 게 식용곡물이나 야채, 버섯 등을 날로 먹어야 자연 그대로의 영양소가 인체에 전달돼요. 그런데 요즘처럼 생식전문 기업체도 없었던 데다 동결(냉동)건조하는 기술이 미흡했기 때문에 제대로 공급할 수 없었어요. 특히 겨울철만 되면 목포에서 재배한 케일을 그나마 소량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거든요. 당시 기관지천식과 당뇨로 고생하던 정승화 장군(전 육군참모총장)은 제가 처방한 생식 재료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직접 뛰어다니기도 했지요.

    또 이런 생식 처방은 단가가 비싸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생식 재료들을 환자 식단으로 내놓으려니까 한끼에 2만∼3만원 할 정도로 단가가 높게 나와 병원측에서 부담스러워했던 것이지요.

    두번째 단식요법은 그 효과가 우수한 만큼 환자에게 주의시킬 점이 많고 그런 지침들을 잘 지키고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는 요법이에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제대로 단식요법을 실천하는 곳이 별로 없는 것 같습디다.”

    그러면서 임박사는 “의사는 환자들의 병을 고쳐주는 것으로 돈을 벌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는 병원 수익면에서 생식 처방이 다른 한방약재 처방에 비해 그다지 이익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외면받았다는 뉘앙스도 느껴진다.

    임박사가 주창하는 자연요법은 공급자 측면에서는 별로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이를 테면 피부단련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풍욕이나 냉온욕, 운동요법이나 기공요법, 그리고 심신을 다스리는 음악요법 등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처방이다. 생식 제품도 요즘은 동결건조 기술이 발달해 신선한 상태로 대량 공급이 가능해짐으로써 구하기도 쉽고, 값도 한방약재에 비해서는 싼 편이다. 이렇게 스스로 몸을 치유하도록 유도하는 자연요법은 임박사의 치료철학과도 연관된다.

    “병은 병원이나 의사가 고쳐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 비해 병원 수가 엄청 늘어났는데도 아픈 사람이 더 늘어나는 이유가 뭡니까. 병원이나 의사가 전적으로 환자를 고쳐주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질병 치료에서 의사의 역할은 30%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70%는 환자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제 환자들도 의사가 자기 병을 100% 고쳐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됐지요. 제가 평생 주장해온 것처럼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생활과 자연치유력을 증진시키는 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천수를 보장하는 유일한 보약입니다.”

    ―임박사의 저서들을 보면 여러가지 자연요법들 중에서도 음식에 대해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듯합니다. 음식섭취가 그만큼 인체 건강에 중요하다는 뜻인가요.

    “물론이지요. 사람이 병으로 쇠약해졌을 때나 과로 등으로 몸의 조섭(調攝)이 잘못돼 입맛을 잃고 지쳐 있을 때, 몸에 맞는 좋은 음식을 통해 체력을 회복하고 건강을 되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서구의 영양학적 관점으로 무턱대고 맛있고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잘 먹기만 한다고 해서 좋은 효과를 얻기란 어렵습니다. 한방에서는 예부터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 하여, 음식이 약처럼 우리 몸의 기능을 직접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효하게 쓰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음식이 약과 같다는 것은, 잘 섭취하면 몸에 득이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독이 돼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보자. 몸에 열이 있어 입맛을 잃었을 때 흰쌀로 죽을 쑤어 차게 해 먹으면 열기를 다스려 입맛을 회복시켜준다. 그러나 흰죽을 뜨겁게 해 먹을 경우 입에서 받지도 않지만 열기를 다스릴 수 없어 더욱 입맛을 잃게 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또 흰쌀로 죽을 쑬 때 녹두, 콩, 팥 등을 첨가할 경우 이들 재료의 영양학적 작용보다 더 큰 약리(藥理)작용이 개입한다는 것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임박사의 설명이다. 그가 환자의 질병에 따라, 또 몸의 건강상태와 형평(衡平)에 따라 약을 처방하듯이 생식(음식) 처방을 하는 것은 바로 음식의 약리작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서구과학에서 파생된 영양학이 주로 칼로리를 따지는 것과는 달리 동양의 영양학에서는 음식의 맛, 색깔, 부침승강((浮沈昇降) 등 더 복잡하고 우수한 원리가 스며 있다고 말한다. 즉 음식의 효능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의 기미(氣味)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맛의 경우를 보자. 신맛이 나는 음식은 음양오행상 목(木)에 속하며, 간을 도와 힘살을 튼튼하게 하여 체력을 높여준다. 쓴맛은 화(火)에 속하며, 심장을 도와 신명나게 하여 희락(喜樂)을 도와준다. 단맛은 토(土)에 속하며, 소화기를 도와 입맛을 돋우고 살을 찌게 한다. 매운맛은 금(金)에 속하며, 폐를 도와 기(氣)를 조절해 기운을 추스리고 생기를 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짠맛은 수(水)에 속하며, 신장을 도와 정력을 북돋워주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힘을 갖게 한다.

    맛뿐 아니라 색깔도 그렇다. 다섯가지 음식의 색깔은 인체의 오장(五臟)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푸른색은 간을 돕고, 붉은색은 심장을 돕고, 노란색은 비위를 돕는다. 흰색은 폐를 돕고 검은색은 신장을 돕는다. 그래서 스태미나가 부족한 사람들은 검은 색깔의 식품(검은깨, 검은콩 등)을 섭취하면 좋다고 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병 때문에 특정한 맛이나 색깔의 음식이 당길 수도 있다는 것. 이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자기에게 필요한 음식을 통해 몸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임신부가 간기(肝氣)가 부족해 빈혈이 생기고 기력이 쇠약해졌을 때는 저절로 신맛을 찾게 된다. 신맛은 간의 기운을 도와 입맛을 돋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후에도 계속 신 음식만을 좋아하게 되면 간이 상하고 비위(脾胃)까지도 약하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무튼 임박사는 오미(五味, 다섯 가지 맛)나 오색(五色, 다섯 가지 색깔)의 음식 중 어느 한 가지만을 편식할 경우 특정한 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얼마전 우리 사회에서는 채식주의와 육식주의가 팽팽히 맞서 대결하는 양상도 벌어졌습니다. 임박사님의 생식 처방도 거의 채식 위주가 아닌가요.

    “저는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화식(火食)과 생식(生食)의 개념에서 음식을 보고 있어요. 원래 인류가 불을 발견하기 전에는 열매나 나뭇잎, 뿌리를 날로 먹으며 일반 초식동물과 같은 먹이사슬 구조에서 살아왔습니다. 이는 남아 있는 화석의 치아구조와 배열을 통해 짐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인류가 화식을 시작한 이래 자연계에 서식하는 동물에게서는 볼 수 없는 질병들이 점차 늘어나게 됐습니다.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날로 통째 먹는 음식들은 그 식품이 지닌 영양소를 완전히 갖추고 있는 반면, 조리해 익혀먹는 음식은 칼로리가 높고 소화흡수가 잘되지만 생명체가 자연에서 필요로 하는 생명소(生命素)를 고루 갖춘 완전한 형태로 섭취할 수는 없어요. 특히 현대인들의 식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저섬유식과 생명소 부족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수천년간 자연의 먹이사슬을 거슬러 살아온 인류가 이제 와서 천연상태의 거친 음식을 그대로 먹고 살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그나마 생야채즙이나 생식을 통해 신선한 자연과의 만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생식요법을 권하는 겁니다. 야채나 곡물의 잎사귀는 하늘의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고, 뿌리는 대지의 기를 흡수하여 천지음양의 기를 조화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영양학자나 자연요법을 전공하는 의사들도 날로 증가하는 만성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식요법을 임상에 이용해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편으로 임박사는 우리 전통음식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전통음식이야말로 그 민족의 기후, 풍토, 생활습관에 따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며 민족의 체질을 이룰 뿐 아니라 그 민족을 유지, 존속시키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추운 지방에 있는 사람은 육식을 많이 섭취하고 술과 같이 고열량을 내는 음식을 좋아하고,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은 기미(氣味)가 차며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우리가 짠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온돌방 생활을 오랫동안 한 사람들은 침대나 돗자리에 자는 사람들보다 잠자리에서 염분을 많이 잃게 되기 때문. 임박사의 말이다.

    “저는 어느 한 민족이 망하거나 열등민족으로 전락한 경우 그 원인 중 하나로 식생활 패턴의 변화를 꼽아봤는데, 풍토나 기후, 생활습관 등에 적응하는 음식을 만들어내지 못한 민족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위치상 외세의 침략을 수없이 당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우수한 전통음식 때문이라고 봐요.

    우리 전통음식은 외양이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우수한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쌀과 보리를 포함한 오곡으로 만든 밥을 주식으로 먹으며, 산야에 널려 있는 소채로 나물반찬을 만들어 먹습니다. 겨우내 저장식품으로서 배추와 무로 김치를 담가 먹어 현대 식생활에 부족하기 쉬운 고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왔지요. 또 메주를 띄워 간장, 된장, 고추장 등 효소가 풍부한 발효식품을 만들어내는 슬기도 있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은 김치예요. 특히 김장김치는 갖은양념과 젓갈을 넣어 만드는데, 그것이 발효하는 과정에서 다섯 가지 맛(오미)이 조화돼 나옵니다. 그래서 김치는 오장의 기능과 음양조화의 생리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음식으로 인정받는 것이지요.”

    임박사는 이러한 한국의 전통음식은 인류가 화식을 하면서 부족하기 쉬운 자연식을 보충하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의 식생활 패턴이 섬유질이 적은 고칼로리 음식과 단맛을 위주로 한 인스턴트 식품 위주로 바뀜에 따라 고혈압, 당뇨, 비만, 중풍 등의 발생률 또한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가공식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칼로리는 높지만 대사에 필요한 효소를 비롯한 각종 생명소가 부족하며, 상품화 과정에서 쓰이는 방부제며 착색제가 인체에 해롭다고 한다. 임박사는 가공식품이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은 그 농후도(濃厚度)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공식품인 콩비지의 농후도는 당근즙의 8.7배, 샐러리즙의 9.4배나 된다. 이보다 농후도가 높은 가공식품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발육기에 이처럼 농후한 음식을 주로 먹은 아이는 걸핏하면 감기나 기관지염, 편도선염을 앓게 된다고 임박사는 말한다. 반면에 생야채즙이나 생식 재료는 그 효험이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이유기 이후에 과즙을 적당히 배합한 생야채즙과 생식을 섭취하며 자라난 아이들은 학령기에 이르러 지능이나 건강 면에서 매우 우수한 어린이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체질의학에서는 육류든 곡류든 체질에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이 있다고 하고, 또 음식끼리도 궁합이 있다고 하는데….

    “동무 이제마가 창안한 사상의학은 인간을 네 가지 체질로 구별하고 병이 생겼을 때 체질에 따라 약과 음식을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원리입니다. 보리밥은 여름 더위가 심할 때 인체 속의 열을 풀어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여름철 건강식으로 즐겨 먹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염려·걱정이 많아 비위(脾胃)가 냉(冷)해 소화가 잘되지 않는 소음인은 보리밥을 싫어하고 실제 먹게 되면 속이 거북하고 소화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 여름 삼복더위를 이기기 위해 삼계탕을 먹으면 입맛을 되찾고 기운을 회복하게 된다고 합니다만, 평소 성질이 급해 속에 열이 많고 더운 기미(氣味)를 가진 음식에 잘 체하는 소양인의 경우는 오히려 삼계탕으로 갈증이 더욱 심해지거나 피부 가려움증을 일으켜 고통을 겪기도 하지요.

    음식궁합도 마찬가지예요. 삼계탕은 닭고기와 인삼이 주 재료인데, 이 두 식품은 서로 각각 가진 보기(補氣) 기능을 더욱 상승시켜주는 상생(相生)작용을 하므로 궁합이 맞다고 하지요. 또 돼지고기만 먹으면 설사를 하는 사람에게 생강을 넣고 돼지고기를 삶아 요리를 하거나 돼지 족발에 부자를 넣고 찐 것을 먹게 하면 돼지고기의 찬 기운을 없애면서 몸을 보해줍니다. 이것은 돼지고기와 생강 혹은 부자의 상극(相剋)작용을 이용한 음식궁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들어서는 서구의 영양과학이 발전하면서 식품간 영양학적 측면에서 상생과 상극의 작용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과학의 힘만으로는 음식궁합을 완전히 밝혀내기 힘들다는 게 아쉽습니다.”

    임박사는 환자들에게 음식 처방을 내릴 때 환자의 체질적 특성과 음식궁합을 고려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사상의학을 절대적인 것으로 보고 오로지 사상의학적 처방 한 가지에만 매달리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임박사의 경험에 의하면 사람의 체질을 검사할 때, 이를테면 태음인과 소양인의 중간형 같은 체질유형도 발견된다는 것. 마치 A, B, O형 등 혈액형 검사를 할 때 바로 반응하지 않는 서브 그룹(sub group)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체질처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우리 전통음식에는 체질에 관계없이 처방할 수 있는 음식들이 적지 않은 것도 그 이유라고 한다. 예를 들어 김치의 경우 다섯 가지 기운이 다 포함돼 있으므로 태양인이든 태음인이든 체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박사가 대학교수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그를 찾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30년간 한방병원에서 임상할 때 관계를 맺은 환자들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잊지 않고 그를 찾는다고 한다. 또 생식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도 건강상담차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임박사가 자연의학연구소에서 몸이 아픈 사람들을 상대로 건강 상담한 기록표를 살펴보면 다른 한의사들의 처방과 다른 것은 물론이다.

    지방간이 심한 이모(경기도 부천시·자영업)씨에 대한 처방을 보자. 식생활 처방의 경우 ▲주식(主食): 율무쌀 30%, 현미 50%, 콩 10%, 팥 10% ▲생식(生食): 생식제품+콩(30%), 율무(20%), 현미(30%), 참깨(10%), 들깨(10%) ▲권장식품: 쇠고기, 콩, 밤, 배, 조기, 돔, 민어, 대구, 명태 등으로 짜여져 있다. 이어 운동처방의 경우 붕어운동(평상 위에 반듯하게 누워 물고기가 헤엄치듯 몸을 좌우로 흔들어주는 운동), 합장합서운동(앉아서 합장한 자세로 인체를 좌우 균형상태로 만들어주는 운동), 배복운동(척추좌우의 근육을 긴장시켜 전신 기능을 바로잡아주는 운동)이 환자 이씨에게 적절한 운동이다. 피부요법으로는 풍욕과 냉온욕 그리고 부항을 권하고 있다.

    이외에 여러 질병으로 고생하는 건강 상담자들의 기록부를 살펴보니 질환별, 체질별로 권장식품이나 운동요법 종류가 약간씩 달라질 뿐 위와 같은 자연요법 처방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또 모두 집에서 환자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임박사는 최근 자연의학연구소에서 30년간 감춰둔 비장의 카드를 선보였다. 모든 체질에 공통적으로 쓸 수 있으며, 자연식인 생식의 효과를 거두고, 스태미나 증진 작용이 있는 한방약재를 가미한 고기능성 대체식인 ‘밀타임((Meal Time)’이 그것.

    “한방병원에 재직하던 시절 생식요법을 내 뜻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지요. 이제 내가 자유스러운 입장이 되다보니 30년의 임상경험을 바탕삼아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생식 재료들과 현대 영양학 관점에서 필수적인 영양소들, 그리고 한방 고유의 강장제들을 적절하게 배합한 대체식을 개발하게 된 것이지요. 이제까지 남 좋은 일 시켜줬으니 나도 이제 이 제품으로 돈 좀 벌어볼까요?(웃음).”

    사실 임박사가 생식요법을 제창한 이후 우리나라에는 우후죽순격으로 생식업체가 생겨났고, 이들 업체는 엄청난 속도로 그 규모를 키워왔다. 그만큼 생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났던 것. 그러나 생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생식제품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들의 특성과 비율 등 음식궁합이 맞아야 하고 과학적 검증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임박사는 생식업체들 사이에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밀타임에 들어간 재료들의 배합비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다.

    밀타임을 판매하는 고을빛 생식마을(주)의 이광복 대표는 “강원도 양구 청정지역에서 출하된 자연원료(현미, 메주콩, 수수, 차조 등 30종)와 스태미나 증진 효과가 있는 한방 원료(구기자, 오미자, 복분자, 산수유, 해삼 등) 및 피로회복,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양방 원료(칼슘, 엽산, 아연, 레시틴, 토코페롤 등) 등을 수많은 임상실험을 거쳐 적절하게 배합시킨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으로 임박사는 밀타임을 개발할 때 남성과 여성의 생식능력을 감소시키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대처 효과도 고려했다고 밝힌다.

    “식생활 변화, 스트레스, 환경오염에 의한 생식력 감소 문제는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어요. 특히 환경호르몬을 포함한 공해물질 등으로 남성들의 경우 정자수가 지난 반세기 동안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들을 대하다보니 발기부전 증상을 호소하는 층이 적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예 원기회복과 성기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재료들을 포함시켜 식사를 하면서 성적 능력도 향상되도록 고려했지요. 성능력 개선의 효능은 뛰어나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비아그라 같은 화학제와는 달리 밀타임은 식용 가능한 천연식물을 응용한 식품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실 밀타임은 국내 최초로 3년간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거친 결과물이라고 한다. 밀타임의 효능에 대해 임상실험을 맡은 한국식품개발연구원 하태열박사는 ‘밀타임의 생식능력 평가실험’에서 정자 활력, 정자 농도, 성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유영지구력에 미치는 영향 등에서 상당히 유의한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 특정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 41명을 선정해 약 2개월간 아침식사 대용으로 섭취시키면서 ‘부부 성생활 시간의 변화’ ‘성생활 만족도 변화’ ‘발기상태의 변화’ ‘새벽 발기횟수의 변화’ ‘정력의 변화’ 등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전반적으로 정력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변화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임박사는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약물에 무조건 의존하기보다 음식조절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할 때라고 밝힌다. 이번 임상실험은 바로 식품으로 인체를 다스릴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 임박사가 이끄는 자연의학연구소에서는 과학적 실험을 거친 자연식품들을 끊임없이 쏟아낼 것이라고 장담한다.

    임박사의 뜻에 동참하는 자연의학연구소 멤버들도 쟁쟁하다. 차병원 통합의료원장 김승조 박사를 비롯해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신현경 교수, 세종대 식품공학과 김우정 교수,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안홍석 교수 등이 주요 연구위원들로 자리잡고 있다. 임박사의 말.

    “나는 지금이 한방병원에 재직하던 시절보다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병원 시스템에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일을 여기서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오히려 본격적으로 학자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우리 연구소 팀에 의해 국내 생식계에 ‘생식의 과학화’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면서 임박사는 환하게 웃는다. 연구에 매진하느라 눈이 전보다 어둠침침해진 것을 제외하고는 건강한 모습이다.

    ―임박사님은 먹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 밥을 굶는 단식요법도 주도했다는 게 좀 어울리지 않는 듯합니다만.

    “생식요법이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하는 자연요법이라면 단식은 질병치료적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행하는 요법이에요. 단식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어요. 만성간염, 만성신장염, 만성위장병, 기관지 천식, 류머티즘관절염 등 잘 치료가 되지 않는 난치성 질환자나 비만성 당뇨, 고혈압, 중풍 등 성인병 환자들의 경우 단식을 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단식요법을 통해 이런 환자들을 많이 고쳤습니다.

    단식은 한마디로 몸안의 노폐물과 독소 등을 환자 자신의 노력으로 제거해 자기의 자연치유력과 자아통합력(自我統合力)을 강화하는 요법이에요. 단식은 종교적인 의식이나 수도의 방편으로 실천되기도 해 정신요법측 측면도 강하지요.

    일각에서는 단식을 하면 영양결핍증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단식은 지침대로 잘 지키면 절대 그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임박사는 단식요법을 국내 최초로 과학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런 그의 임상연구에 의하면 누구라도 10일 내지 20일간 단식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단식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서구의학자들도 적지 않게 연구했다는 게 임박사의 말.

    “2차대전 직후 독일의 브라우훌레 교수는 3000여 명의 환자에게 단식요법을 시술한 뒤 ‘단식은 메스를 쓰지 않는 수술’이라고 경탄에 찬 보고를 하였습니다. 20여 년간 당뇨병 치료에 단식요법을 적용해 성과를 얻은 사례도 있고, 미국 시카고의 칼슨 교수는 단식을 젊어지는 비법이라 하여 권장하기도 했지요.”

    ―단식요법과 관련해 암환자의 경우 오히려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례들도 나왔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러니까 단식을 제대로 알고 실천해야 하는 거예요. 제가 분당 차한방병원에 있을 때 암환자와 비만환자를 위한 단식과 생식요법을 과학적 지침에 의해 시행해본 결과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암환자의 경우 수술이나 항암요법을 쓰면서 원래 몸무게의 4분의 1 이상 줄어든 경우는 절대로 단식을 시켜서는 안됩니다. 몸무게가 60kg이던 사람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요법으로 10kg 이상 빠진 상태에서 단식했다가는 몸이 더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암환자의 경우 몸무게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에서 단식 전문가가 단식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만이 단식요법으로 암세포에 대항하는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어요.”

    과거에는 단식을 오직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고행하는 마음으로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예비단식기를 거쳐 본단식기, 그리고 끝으로 회복식기에 이르기까지 일반인이나 환자가 따라할 수 있도록 세분화돼 있다는 것이다. 또 단식을 하면서 풍욕과 냉온욕 등 다른 자연요법을 병행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풍욕과 냉온욕 등은 단식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실천하면 건강에 매우 좋다는 게 임박사의 귀띔이다.

    임박사는 단식을 끝낸 뒤 회복식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식 요양기간중 가장 힘든 시기가 바로 이때이며, 단식요법의 성패도 회복식기에 요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따라서 회복식기의 ‘표준 식사 증진표’를 절대 엄수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때 생식요법이 매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단식으로 회복식기를 잘 마치면 피부가 윤택해지고, 직관력이 발달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지며, 심신이 함께 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강해진다고 한다.

    임박사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는 기자의 건강을 챙겨주려는지 다른 건 몰라도 하루 한 끼 정도는 생식을 하고, 틈나는 대로 풍욕과 냉온욕을 할 것을 다짐받듯 권했다. 30년간 자연요법을 실천해온 거인의 조언이라서 그런지 해보겠다는 마음이 절로 났다(고을빛 생식마을 자연의학연구소: 02-581-5544).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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