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쟁점 분석

탈북자 수용소와 베이징올림픽 바터하라

  • 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 hoon@donga.com

탈북자 수용소와 베이징올림픽 바터하라

2/7
탈북자 홍순경씨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 태국의 난민수용소에서 1년 8개월을 보낸 경험이 있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태국 정부로서는 난민수용소가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난민수용소를 운영하는 주체는 유엔의 난민구제고등판무관실(UNHCR)이다. 유엔은 태국에 수용소를 건설하는 조건으로 수용소 부지 임차비를 지불한다. 난민에게 제공하는 옷가지와 먹을 것은 전부 유엔 예산으로 태국에서 구입한다.

수용소를 관리하는 인원은 태국인 중에서 고용한다. 난민들은 수용소 안에서 일을 해 돈을 버는데, 그 돈으로 태국에서 생산된 물풀을 구입한다. 유엔은 유엔 회원국이 지급한 분담금으로 이러한 난민구제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홍씨는 “수용소를 유치함으로써 태국은 인도주의 국가라는 명성을 얻고, 고용 확대 같은 경제적 이익도 누리고 있었다. 수용소 유치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난민은 난민을 받아준 접수국에 정착하는 것이 아니다. 난민 판정을 받아 수용소에 들어간 사람이 A나라에 가고 싶다고 밝히면, 수용소를 관리하는 유엔난민구제고등판무관실은 A국에 대해 “이 사람을 받아들 수 있느냐”고 문의한다. A국에서 OK 사인을 보내오면, 이 사람은 A국에 건너가 A국의 국적을 얻어 생활한다. 그러나 당장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나라가 없거나 난민이 가고 싶은 나라가 수용을 거부하면, 난민은 계속해서 수용소에 머문다.

홍씨는 “탈북자가 나오는 것은 김정일의 독재 때문이다. 김정일 체제에서 먹을 것이 부족해 중국으로 나오는 것이므로, 이 수용소는 김정일이 제거될 때까지 임시로 탈북자를 수용하는 역할을 한다. 다른 수용소와 달리 제3국으로 가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사실 나를 비롯해 한국에 와 있는 탈북자들은 북한이 민주화되고 안전만 보장된다면 고향에 가서 살고 싶어한다. 아무리 풍족한 곳이라고 해도 나고 자란 고향만 못하기 때문이다. 탈북자가 자신을 받아준 나라에 정착해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러한 증거로 1990년대 코소보에서 발생한 난민을 예로 들었다. 코소보 난민은 유고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과 인종주의자들이 그들과는 인종이 다른 코소보 자치주 주민을 학대함으로써 발생했다. 밀로셰비치 정권의 학정이 계속되자 1999년 미국을 비롯한 NATO 연합군 참여국과 프랑스 등이 연합군을 형성해 공동으로 유고를 공격했다(코소보전쟁).



이로써 인종 청소가 중지되고 밀로셰비치는 연합군에 붙잡혀 국제형사재판소(네덜란드 소재)에 기소되었다. 탄압 요소가 제거되자 알바니아를 비롯한 인근 국가에 설치된 난민촌에 있던 코소보인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되돌아갔다. 종족 분쟁이나 가뭄 등으로 난민이 발생하는 아프리카에서도 종족 분쟁이나 가뭄이 끝나면 난민을 대부분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난민은 여권과 비자 없이 국경을 넘어왔으므로 법적으로는 불법체류자다. 따라서 이들을 난민으로 보느냐 불법체류자로 보느냐가 중요해진다. 불법체류자로 판정한다면 이들은 국경 밖으로 쫓겨난다. 고국에서는 밀출국해 이미 범죄자가 되었으므로 이들은 갈 데가 없다. 세상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가난하게 떠돌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난민 판정을 받으면 제3국에 정착하거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따라서 난민이냐 불법체류자(불법입국자)냐를 가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판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어떤 이유로 이들이 고국을 떠났느냐는 점이다. 난민문제를 다루는 유엔난민구제고등판무관실은 1951년 7월 26개국에 의해 체결된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이하 난민지위협약)’에 근거해 활동한다. 그외 1954년 체결된 ‘무국적자 축소에 관한 협약’과 1957년 체결된 ‘표류 난민에 관한 협정’, 1967년의 ‘난민 지위에 관한 의정서’ 등의 국제 조약과 선언도 이 기구의 활동 근거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난민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난민지위협약’이다. 이 협약은 제1장 A의 (2)에서 난민을 ‘인종·종교·국적·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이란 문제 또는 정치적 의견을 달리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국적국을 벗어났는데, 국적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거나 돌아갈 의사가 없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인터넷 http://migrant.peacenet.or. kr/library/refugee/refugee2-4.htm에는 난민지위협약을 비롯해 난민 문제에 관련한 국제조약 번역본이 실려 있다).

2/7
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 hoon@donga.com
목록 닫기

탈북자 수용소와 베이징올림픽 바터하라

댓글 창 닫기

2019/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