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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뒷 이야기

호박도장 때문에 후보등록 무효된 DJ

역대 재·보선 비화

  • 이기홍 베스트링크 대표 kihong46@hanmail.net

호박도장 때문에 후보등록 무효된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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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중 의원 사망으로 5곳에서 보선이 있었다. 전북 진안에서는 이복성(李福晟) 의원의 사망으로 보선이 치러졌는데, 완주갑에서 낙선했던 박정근(朴定根)씨가 진안으로 전지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박씨는 제헌 때 서울 중구에서 떨어지고 2대 때는 전주에서 27대 1의 경쟁(역대 총선 최고)을 뚫고 당선됐다. 국회의원 선거에 4차례 출마한 그는 매번 선거구가 다른 진기록을 세웠다. 진안 보선에서는 2대 때 달성 보선의 당선자 배은희 목사가 등록을 한 후 도중하차하기도 했다.

경기 광주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해공(海公) 신익희(申翼熙) 선생이 유세 도중 급서(1956.5.5)하자 보선이 실시된 곳. 이 보선에서 해공의 아들 하균(河均)씨가 승리,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금배지를 단 첫 부자 의원이 탄생했다. 경기 고양에서는 이성주(李成株) 전 치안국장이 인근 마포에서 2대 의원을 지낸 오성환(吳誠煥)씨와 한국일보 출신의 언론인 유광열(柳光烈)씨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경남 산청에서는 3대 때 울산을에서 떨어진 안준기(安峻錡)씨가 전지 출마해 당선.

DJ 등록 무효, 재선

보궐선거는 없었고 선거무효 7건과 일부 선거무효 2건으로 모두 9차례 재선거가 실시됐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대통령은 3대 때 목포에서 처음 출마해 패배한 뒤 4대 때는 수복지구인 강원도 인제에서 출마하려 했다. 목포를 피한 것은 민주당 구파의 정중섭(鄭重燮) 의원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인제에서 자유당의 나상근(羅相謹) 후보와 한판 승부를 겨루려 했으나 DJ의 등록이 무효가 되는 바람에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게 됐다. 등록무효 사유는 추천서 날인이 나무도장이 아닌 호박도장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재선거가 치러졌는데, 자유당의 상대 후보는 인제경찰서장을 지낸 전형산(全亨山)씨로 바뀌었다.

이 선거에서 지원 유세를 펼쳤던 운재(芸齋) 윤제술(尹濟述) 전 국회부의장의 회고.



“산첩첩 인적적(山疊疊 人寂寂)한 곳에 예상했던 대로 자유당 정권이 행정조직을 동원, 유세장에 사람이 모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군인들도 물론 외출이 금지됐다(당시는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었음). 나는 그냥 돌아갈 수도 없어 텅 빈 강연장에서 먼산을 쳐다보며 목청을 높였다. ‘산천초목아 들어라. 나는 너희들에게 민주주의를 외친다.’ 그러나 오직 산의 메아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서울로 돌아온 운재는 기자들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이국 만리 외로운 땅에 아들을 남겨놓고 온 심정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 재선거에서 DJ는 2만1000여 표 대 8000여 표로 대패했다. 당시 DJ의 한자 이름은 大仲이었다.

경남 울산을에서는 3대 의원을 지낸 정해영(鄭海永·정재문 전 의원 부친) 후보와 김성탁(金成鐸) 후보가 일부 지역에서 맞붙었는데 김후보가 당선, 총선 승리를 지켰다.

전남 보성은 세칭 닭죽사건을 겪은 뒤에 재선거가 치러졌다. 본선과 재선거에 나섰던 이정래(李正來)씨의 회고.

“1958년 5월20일(4대 총선일) 저녁 개표하는 시간에 집에서 자고 있는데 참모가 깨우며 큰일났다는 거야. 그래 개표장으로 뛰어가보니 희한한 광경이 벌어지지 않았겠어. 개표 참관인은 모두 코를 골며 자고 있고, 뒷마당에서는 투표용지가 불타고 있었어. 진상을 알아보니 야식으로 끓인 닭죽에 여당측이 수면제를 넣어 참관인들에게 먹인 거야. 그리고 한쪽에선 자유당측에서 동원한 깡패들이 항의하는 야당 참관인들을 밖으로 집어던지고 있었어.”

이 닭죽사건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보도돼 더욱 유명해졌다. 이 재선거에서 자유당은 안용백(安龍伯)씨 대신 4대 총선 때 서울 용산에서 패배한 황성수(黃聖秀)씨를 내세웠고, 민주당은 또 다시 이씨를 출마시켰다. 결과는 여당의 금품공세를 이겨내지 못한 야당의 대 참패(5만4000여 표 대 6000여 표). 경북 영일을은 환표 사건 등으로 재선거(김익로(金益魯) 당선)와 재재선거(김장섭(金長燮) 당선)가 각각 있었다.

4대에는 특히 당선 재결정 판정이 내려진 지역구가 3곳이나 있었다. 대구의 최희송(崔熙松)과 임문석(林文碩), 경산의 김동석(金東碩) 의원이 이순희(李淳熙), 이우줄(李雨茁), 김우동(金雨東) 의원의 잔여 임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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