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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서일기

나무만 보고도 숲을 보는 책 읽기 비결

  • 이권우 ·도서평론가 lkw1015@hanmail.net

나무만 보고도 숲을 보는 책 읽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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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곁길로 샜다. 내가 읽었다고 하지 않고 굳이 본다고 명토 박는 까닭이 있다. 도서평론가가 하는 일이란 게 별거 아니다. 쏟아져 나온 책 가운데 좋은 책을 솎아내는 게 주임무다. 물론 책을 쓰거나 펴낸 사람은 자기 책이 다 좋다고 떠벌이지만, 어림없는 소리다. 알고 보면 속 빈 강정이 숱하다. 그러니 반드시 읽어보아야 그 책이 알려진 만큼 좋은 책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일주일 동안 나오는 책의 종수를 생각하면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요령은 있다. 책의 구성요소 중 일부분을 정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목하면, 서문·목차·결론·역자의 말 등속이다. 얼추 이 정도만 해도 20여 쪽에 이르니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니다.

책의 서문은 주로 어떤 문제의식으로 글을 썼는지 명확히 밝히고 있다. 사실 여기서 승부가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을 쓴 동기가 미약하고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정확히 밝혀놓지 못했다면, 그 책은 읽을 필요가 없다. 결론은 책 전체를 통해 지은이가 주장하고자 한 바를 요약한 부분이다. 서론에서 밝힌 문제의식이 어떤 지점에 이르렀는지 판단케 하는 잣대가 된다. 번역서엔 역자의 말이 있는데,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아 책을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읽지 않고 본다고 한 것은 이처럼 핵심 요소만 가려 읽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별거 아니네”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별거 아닌 것은 아니다. 책의 우열을 판단하는 데는 나름의 숙달이 필요하다. 그 숙달이야 물론 평소 책을 얼마나 많이, 정확히 읽어왔느냐에 달려 있다. 책 읽는 것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만큼, 나는 책의 일부분만을 근거로 전체를 판단할 수 있는 눈을 키워왔다. 엘리아데의 ‘성(聖)과 속(俗)’도 그런 경우에 든다. 이 책이 서점가에 나온 것이 1983년 6월이고, 내가 읽은 때는 이듬해인 1984년 2월이다. 개강을 하면 대학 3학년이 되는 시점이었으니, 지적 욕구가 참으로 왕성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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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우 ·도서평론가 lkw10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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