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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를 만드는 사람들 ⑤

‘몸 안에 몸을 넣는다’ 임플란트 개발 선두주자

솔고바이오메디칼 안세영 의공학연구소장

  • 글: 장인석 CEO전문 리포터 jis1029@hanmail.net

‘몸 안에 몸을 넣는다’ 임플란트 개발 선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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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에 몸을 넣는다’ 임플란트 개발 선두주자

경기도 평택의 솔고 의공학연구소에서 임플란트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안소장

처음에는 외국 제품을 본떠 만들었지만 한 개도 팔리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러나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산 트라우마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진 병원들이 몇 년 전에 출시된 솔고 제품을 찾게 됐다. 그래서 밤을 새워가며 다시 생산에 들어갔는데, 가격 책정에서 우를 범하는 바람에 다시 한번 쓰라림을 맛봤다. 보험가 등재 과정에 “국산은 값이 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가격을 낮게 책정했는데, 의사들이 싼 제품은 사지 않으려 한 것이다. 한번 책정된 가격을 올릴 방법도 없어 또 다시 애써 만든 제품을 사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임플란트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김회장의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원자재를 변경하는 방법에 착안해 2000년부터 다시 제품을 만들고, 보험가도 외국산 제품과 똑같이 책정하자 제대로 팔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트라우마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10%에 불과하지만, 솔고의 영업 네트워크를 통해 내년까지는 점유율을 50%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척추용 임플란트는 트라우마보다 훨씬 전문적인 영역이다. 1997년 설립된 의공학연구소의 첫 과제가 척추고정장치 개발이었다. 국내 정형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인 서울대 의대 이춘기 교수와 함께 개발에 매달려 1998년 식품의약청 허가를 받았고 1999년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척추용 임플란트는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라 영업과 마케팅에서 약점이 드러났다. 전문 노하우를 가진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0년간 외국계 임플란트 회사에서 근무했고 세계 최대의 임플란트 회사인 스트라이커 지사장을 지낸 강재복 본부장을 영입했다. 이어 안세영 박사까지 합류하면서 솔고는 양 날개를 달았다. 안박사의 말.

“저더러 ‘왜 그렇게 조그만 회사로 가느냐’며 의아해 한 사람이 많아요. 제가 솔고에 온 것은 높은 기술력과 창의적인 비전으로 보건대 세계적인 연구소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솔고는 작은 회사지만 전체 매출액의 5%를 R&D에 투자할 정도로 연구에 열심입니다.”



김서곤 회장이 안세영 박사를 영입한 이유는 10명 안팎의 연구인력으로 꾸려오던 솔고 의공학연구소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 연구인력이 있어야 그 밑에서 일하는 연구원들도 세계적인 수준을 지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회장은 “안박사는 회사나 연구소의 규모에 연연해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와 비전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솔고를 택할 만큼 소신이 분명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미국 수출 초읽기

안박사는 20여 년에 걸친 미국에서의 연구활동을 마감하고 1996년 대우 고등기술연구원 연구상임고문으로 옮겨왔다. 그후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안박사를 김회장이 몇 번이나 간청한 끝에 자문만 받기로 하고 간신히 주저앉혔다. 안박사는 석달 남짓 자문 노릇을 하면서 솔고의 높은 기술력을 간파했고, 국내 인프라도 첨단 제품을 만들 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난해 4월 연구소장을 맡으면서 연구인력을 20명으로 늘리고, 본격적인 산학 연구 시스템을 갖췄다.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는 안소장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척 좋아서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예시바대에서 박사학위를 딴 그의 전공분야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입자들의 물리현상을 구명하는 통계물리학. 그는 미국 해군 기초과학연구소에서 레이저와 메이저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플라즈마 분야에서도 상당한 연구경험을 축적했다.

“이 세 가지 귀중한 경험을 한데 쏟아부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메디칼입니다. 솔고에서 이 세 분야를 동시에 연구할 수 있으니 즐거울 수밖에요. 임플란트 외에 제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가 레이저 기기 개발과 플라즈마를 이용한 표면처리, 나노 바이오맵스 등입니다.”

현재 안소장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임플란트는 엉덩이와 무릎 관절 분야다. 이 분야는 임플란트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요구하며, 시장 규모도 가장 크다. 그래서 외국계 회사를 M&A하는 방법도 시도하고 있는데, 내년쯤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척추 스크루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것도 숙제다. 현재는 시험적으로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떨어지는 2004년 말쯤이면 미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내 대리인을 선정해 놓은 단계지만, 이미 척추 스크루를 ISO9001 규격에 맞춰 만들고 있어 별다른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일단 미국 시장에만 진출하면 전망은 아주 밝다. 처음에는 체격이 작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한 뒤 차차 사이즈가 큰 제품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것.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전략적인 차별화 마케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안소장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레이저 치료기다. 세계적인 레이저 전문가로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탄탄한데다, 이 분야에서 향후 세계 일류 제품 대열에 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수술 절제나 반점 제거 등에도 레이저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 통증이 적고 피도 덜 나기 때문이죠. 레이저를 사용하면 마취도 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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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인석 CEO전문 리포터 jis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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