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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無力 검찰’의 주범, 검찰은 공동정범”

‘청소년 지킴이’ 강지원 검사의 ‘정치검찰론’

  • 글: 김진수 jockey@donga.com

“청와대가 ‘無力 검찰’의 주범, 검찰은 공동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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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검사만 그렇게 한 거란 말씀인가요?

“제가 처음 한 거죠. 검찰이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건 검찰 본연의 자세가 아니다 싶었으니까. 그러다 1989년 4월 동해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매수 사건(1988년), 일명 서석재 사건을 맡게 됐죠. 선거법을 위반한 이 사건으로 서석재씨는 후에 의원직을 박탈당하게 되죠. 아무튼 그때 수사 갈등이 말 못할 정도로 컸어요. 이건 에피소드인데 당시 검사장이, 지금은 돌아가신 분입니다. 그분이 제게 중간간부는 일절 배제하고 자기한테 직보하라는 희한한 지시를 내리는 거예요. 검찰을 배후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걸 그때 간파했죠. 게다가 당시 중간간부는 사사건건 순응하지 않는 제게 ‘일을 피하는 검사’라고 모략하고 다녔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 당신들과는 같이 일 못하겠다’고 중간간부에게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공안부 탈출’을 꿈꾼 거죠.”

-그러면 1988∼89년에만 공안부 검사생활을 한 건가요?

“그렇죠. ‘폭탄선언’ 후 부서개편 때 중간간부가 저를 부르더니 ‘아무 데나 보낼 수는 없으니 서울지검 특수부로 보내주겠다’고 하기에 거부했어요. 한직(閑職)이지만, 공판부로 가고 싶다고 자청했죠. 그랬더니 검사장이 직접 불러요. ‘공판부를 자청한 게 사실이냐?’고 묻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공안부는 지긋지긋하다’고 계속 뻗댔죠. 결국 공판부 공판실장으로 가게 됐는데, 당시 그 자리는 서울보호관찰소장 겸직이었어요.”

-그때 청소년 보호활동에 눈뜬 거군요. 이런 구체적 사연들은 못 들어본 것들인데요.



“처음 공개하는 겁니다. 어쨌든 그때부터 제가 ‘날개’를 달았죠, ‘탈출’에 성공했으니. 그런데 세상이 참 웃기더군요. 서석재 사건 당시 노태우씨와 YS는 앙숙이었죠. 그런데 그 후엔 3당 합당에 함께 참여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바로 그 서석재 사건을 계기로 YS와 노태우씨측이 가까워졌다고 합디다. 서석재씨가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뒤 YS가 소련을 방문하거든요, 정부 지원으로. 그때 절실히 깨달았죠. 말단검사는 열심히 수사하는데, 위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따로 노는구나.”

-당시에도 검찰이 정치권에 휘둘린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 아닙니까?

“짐작만 했죠. 그런데 곧 다시 체감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면요, 지금도 제가 후회하는 사건이 하나 있는데…. 공안부 검사 시절 당시 재야운동가였던 이부영씨(현 한나라당 의원)가 어떤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되자마자 여의도 무슨 집회에서 또 불온한 발언을 했다고 해서 구속영장신청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그게 제 소관이었어요. 저는 신청서에 서명하지 않았죠. 그렇게 작은 일로 사람을…그렇잖아요? 하루종일 서명을 거부했죠. 그랬더니 지위가 한참 높은 상급간부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상급간부라면 어느 정도 지위를 뜻하는 건가요?

“누구라고 밝히진 않겠습니다(그러나 강검사는 기사에 언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누구’인지를 밝혔다). 어쨌든 그는 ‘강검사 심정은 알겠으나 좀더 대국적으로 생각해달라’며 간곡할 정도로 저를 달랬어요. 그래서 제가 ‘인간관계를 무시할 수 없어 신청서에 서명은 하겠다’면서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어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후엔 이 사건을 절대 맡지 않겠다는 거였죠. 부끄러웠습니다. 당시 저는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려 했지만, 결과적으론 서명한 사람이잖아요. 물론 제가 서명 안 해도 다른 검사가 했을 겁니다. 재야인사 한 명 구속하는데 정치권이 저렇게까지 총력전을 벌이는가 싶어 젊은 검사로서 ‘참으로 검찰이 치욕적이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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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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