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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횡령, 직권남용... 총리실 이어 국방부도 감사

김창해 국방부 법부관리관 비리 의혹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공금 횡령, 직권남용... 총리실 이어 국방부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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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쓸 수 없는 부품과 실탄이라면 폐기 처분됐어야 마땅한데, 허준위가 빼돌린 부품과 실탄은 총포소대 무기고와 창고에 보관돼 있던 것들이다. 국방부 소속의 한 법무관은 “그 사건은 유명한 사건”이라며 다음의 얘기를 들려줬다.

“군용물의 주인은 국가다. 도난당했던 군용물을 되찾으면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 그런데 2심에서 군용물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는 바람에 허준위한테 압수한 총기 부품과 실탄 처리가 문제가 됐다. 일반 절도라면 원 소유주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도대체 총기 부품과 실탄의 소유주가 누구란 말인가. 군용물이 아니라 하니 군에서 환수할 수도 없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군검찰은 끙끙 앓다가 시간이 흐른 후 부대 병기담당자에게 넘겨줬다. 그것만 봐도 군용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지 알 수 있지 않나.”

김법무관리관은 자신의 육사동기 서아무개 중령의 군용물횡령 사건 재판에 관여한 사실도 시인했다. 서중령의 혐의는 국가 재산인 군인 아파트를 팔아 넘겨 4000만원을 챙긴 것이었다. 김법무관리관은 1심 때는 모 군사령부 법무참모로서, 항소심 때는 육군 법무감으로서 재판부에 압력을 넣어 결국 군용물횡령 건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이끌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동기라고 봐준 게 아니다. 벌금형이 선고돼 중령에서 대령으로 진급하지도 못했다. 그보다 더한 일도 많은데 별 것도 아닌 걸 갖고 그런다. 나로서는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그게 어떻게 직권남용인가.”

국방부장관의 감사 지시



하지만 그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재판에 관여한 것은 어떻게 해석을 하더라도 월권이거나 직권남용으로 보인다. 군검찰의 한 관계자는 “횡령액이 1000만원만 돼도 유죄판결을 받는다”며 “벌금형은 명백히 봐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법무관리관은 또 당시 공소기각 결정에 반발한 군검찰관이 대법원에 상고하려 하자 결재를 해주지 않음으로써 군검찰관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회의를 한 결과 상고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해명했다.

김법무관리관은 2001년 12월 군납비리사건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건의해 검찰단 수사를 중단시키고 수사권을 육군본부 검찰부로 넘기게 했다는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육군 법무감이 어떻게 장관에게 그런 건의를 할 수 있나. 장성 수사는 육군본부에서도 할 수 있다. 또 당시 국방부 검찰단은 사건 접수만 해놓고 수사를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군검찰 주변에 따르면 당시 국방부 검찰단은 수사를 상당히 진척시킨 상태였다. 이 사건은 청주지검이 군납업자의 뇌물공여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불거진 것이다. 국방부 검찰단이 청주지검으로부터 사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을 당시 이미 관련자들의 혐의가 거의 파악돼 있었다. 이아무개 준장 등 관련자 계좌추적에 나섰던 검찰단은 “육군본부로 수사권을 넘겨라”는 국방부장관의 갑작스러운 지시에 따라 수사에서 손을 떼게 됐다.

김법무관리관은 군판사 출장여비와 국선변호인료 횡령 의혹에 대해 “군판사들과 변호사들에게 일일이 확인해보라. 그런 돈을 횡령했다면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나”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계룡대 부근 룸살롱에서 변호사들과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문서에 보면 (2002년) 10월에 내가 (충남) 유성에서 변호사들과 술을 먹었다고 돼 있는데 나는 10월에 유성에 내려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총리실 감사관은 현지 출장조사를 통해 제보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법무관리관은 “총리실 문서가 청와대 사정비서관실로 이첩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청와대로 건네졌을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내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2002년 12월초 국방부 감사관실은 ‘외부기관’으로부터 김창해 법무관리관의 비리의혹이 담긴 문서를 전달받고 장관에게 보고했다. 장관의 지시에 따라 특별감사팀이 구성돼 곧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육군 소속의 한 법무관은 “조사의지가 중요하다”며 “이미 국회에서 문제가 되고 시민단체가 고발까지 한 사건을 국방부 수뇌부가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아 200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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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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