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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반도, 해법은 없는가

한미동맹北 벌교(伐交) 공세 막는 최후의 보루

  • 글: 김재창 예비역 육군 대장·국제관계학 박사 jckim_kor@yahoo.co,kr

한미동맹北 벌교(伐交) 공세 막는 최후의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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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 북한의 군사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해 남한의 후방 항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증원군의 해상교통로를 차단·공격하겠다는 속셈이었다.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도 소련으로부터의 첨단무기 대량 도입은 계속됐다. 미그-23과 미그-29 등 첨단 전투기와 SA-3과 SA-5 등 대공유도탄 그리고 첨단 기술로 제작된 전차가 이 무렵 도입됐다. 북한의 전력증강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미 증원군이 개입하더라도, 이를 저지 또는 지연시키면서 강력한 기동부대를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전투력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력상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준 것은 한미연합군사령부(ROK/US Combined Forces Command) 창설과 연합훈련이었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북한이 공격해 왔을 때 연합작전이 가능하도록 평시부터 연합 지휘체계를 구축해두고 방어계획을 수립해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이 기습 공격을 하더라도 지체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보유하고자 했다.

이때 주한 미 지상군 배치는 미국의 개입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중요한 억제 수단이었다. 미 2사단은 북한이 서울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 축선에 위치해 있어 실질적인 방어력을 보강했을 뿐 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는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 의지를 확인해주는 인계철선(trip wire) 역할을 해줬다.

팀 스피리트를 포함한 각종 한미 연합훈련은 종합적인 억제 수단이 됐다. 이 훈련들은 유사시 한반도에 파견될 미군 부대원들에게 한반도의 지형과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에게 유사시 미군이 개입한다는 시나리오를 보여줌으로서 오판을 방지했다는 점이다.

결국 북한은 냉전의 전 기간을 통해 남한보다 현격히 우세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사용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북한이 선택했던 군사노선과 대남 공세는 인적·물적으로 많은 투자를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현상유지 틀을 깨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무장이냐 동맹이냐

현실주의 논리에 따르면 국제관계는 무정부 상태와 같다. 국제연합(UN)이라는 기구가 존재하지만, 국제연합은 세계정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능력도 없다.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평화를 보장해갈 책임을 맡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을 관리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국가가 생존하려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하거나 아니면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어두어야 한다(Arms or Alliance). 가장 확실한 생존 수단은 자신의 군사력을 충분히 보유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형태와 수준은 다를지라도 거의 모든 나라는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상대를 골라 동맹을 맺고 있다. 미·일 동맹, 뉴질랜드·호주·미국 동맹(ANZUS), 미·캐나다 동맹, 북대서양지역 집단안보체제(NATO) 등이 대표적인 예다.

동맹이란 다른 나라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의에 바탕을 둔다.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을 때 신의를 저버리고 동맹국이 함께 싸워주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맹국들은 평소 두터운 신뢰를 쌓아가며 서로 배신할 수 없는 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국가간의 동맹은 공동의 위협이 존재할 때 쉽게 성립되고 공동의 위협이 해소되면 해체된다. 물론 이념이나 가치관이 비슷한 나라끼리의 동맹이 효과적이지만, 전쟁은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대사(大事)이기 때문에 때로는 이념에 관계없이 동맹을 체결하기도 한다. 2차대전 때 공산주의 소련과 자본주의 미국·영국이 동맹을 맺은 것이 좋은 예다.

동맹에 참여하는 것은 유사시 자신의 안전을 위해 도움을 받는다는 기대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동맹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도 생각해야 한다. 동맹국이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을 경우 자기 나라는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 않더라도 군대를 파견해 같이 싸워야 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맹은 동맹으로부터 예상되는 이익이 동맹을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보다 클 경우 잘 유지되지만, 반대라면 해체되는 속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국가간의 동맹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가며 동맹을 관리해야 한다.

냉전시기 한미동맹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전략적 이익을 가져다줬다. 한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했다. 특히 남한이 산업화를 추진하는 동안 북한은 군사노선을 추구했으므로 남한의 안전은 매우 위태로웠다. 이 시기 한미동맹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남한의 안전과 한반도의 안정을 지켜준 실질적인 수단이었다. 남한은 이러한 안보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한반도는 대소(對蘇) 봉쇄전략 수행 차원에서 중요한 나라였다. 좁고 길다란 한반도의 허리 부분은 불과 155마일밖에 되지 않는다. 한반도는 소련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던 동북아시아의 거대한 대륙세력이 해양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할 ‘긴 통로’로 인식됐다. 따라서 이 지역을 방어하는 것은 소련의 위협으로부터 자유세계를 지키기 위해 유럽의 광대한 경계선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졌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세계전략 차원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겠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따라서 냉전기간 동안의 한미동맹은 공동의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효과적 장치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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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창 예비역 육군 대장·국제관계학 박사 jckim_kor@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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