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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을 버리고 생태문명 일군다

대안교육 꿈꾸는 녹색대학 사람들

  • 정 영시인·자유기고가 01191631971@hanmail.net

탐욕을 버리고 생태문명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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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을 버리고 생태문명 일군다
녹색대학의 학부는 녹색문화학과 녹색살림학과 생명농업학과 생태건축학과 풍수풍류학과로 나뉘는데 학교측은 복수전공을 권한다. 학생들도 하나만 전공으로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인도에서도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꾸려진 전공이죠” 하고 한 학생이 말을 건넨다.

대학원의 경우 녹색교육학과, 생태건축학과, 자연의학과(자연의학 전공/침구학 전공)로 나뉘는데 이들은 주말에만 이곳에 내려와 1박2일간 머물며 강의를 듣기 때문에 도시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은 이들도 가능하다. 대학원생의 경우는 60세가 넘은 사람들도 많다.

이들 중에는 녹지사들도 많다. 행정처장으로 있는 장원씨는 녹지사들이야말로 단순한 회원이 아닌 생태문명을 일구어갈 녹색대학 공동체의 가족이라고 말한다.

“녹지사들의 후원금으로 이루어진 학교니까, 그야말로 진정한 국립대학입니다. 모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마음으로 세운 학교입니다.”

녹색대학의 등록금은 국립대 수준인데 자신의 형편에 따라 15% 안팎의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더 내거나 덜 내거나 할 수 있다. 게다가 녹색대학에서 처음으로 만들어낸 지역화폐인 ‘사랑화’로도 등록금을 낼 수 있다. ‘사랑화’는 자본주의에서 축적을 목적으로 돌아가는 돈이 아닌 생태 경제적 나눔을 도모하는 대안화폐로 노동의 등가가치가 존중되고 공동체 의식이 적용된 녹색화폐다.



녹색화폐의 액면가는 일반화폐와 1:1로 교환될 수는 있지만 은행도, 이자와도 무관한 그야말로 인간적인 평등의 돈이다. 예쁜 우리꽃 그림과 단원의 풍속도가 그려져 있는데 위조방지화폐로, 한국조폐공사에 의뢰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지역화폐다. 사랑화는 1000사랑, 5000사랑, 10000사랑 세 가지 화폐가 통용된다.

교수와 교직원들은 급여의 25%를 녹색화폐로 받으며 학생들은 등록금의 25%를 노동을 해서 받은 녹색화폐로 낼 수 있다. 녹색화폐는 녹색대학의 유기농산물 판매점, 녹색카페 등에서, 또 청미래마을, 서울 인사동의 밥집 겸 술집인 시천주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학부생들은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급자족 공동체생활을 한다. 이들은 공부하면서 농사를 짓고 집도 만들면서 생태적 공동체를 실현해나간다. 머리로 배우고 마는 거창한 이론가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행동하는 실천가들이다.

그들은 하루에 세 시간 이상 노동을 하면서 그만큼의 사랑화를 받고, 그 돈으로 다시 등록금을 내거나 유기 농산물을 사 먹는다. 녹색대학에서의 돈은 어딘가에 쌓여 막히는 돈이 아니라 둥글게 원을 그리며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다. 노동을 하고 돌아오는 이들의 얼굴이 저녁 빛에 빛난다. 참선과 명상으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둥근 얼굴들이 아름답다.

샘이 물이고 물이 샘이니…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1층의 교무실도 강의실도 모두 온돌이다. 강의가 없는 금요일 오후, 큰 온돌 강의실에 녹색 빛 사람들이 가득하다. 누군가는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책을 읽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낮잠을 자고 있다. 좀처럼 강의실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누가 샘이고 누가 물인지도 잘 모르겠다.

누워서 얘기를 하고 있던 두 남자가 문득 일어나서 앉는데, 가만히 보니 한 사람은 샘이고 한 사람은 물이다. 그러고 보면 결국 샘이 물이고 물이 샘이지 싶다.

현재 녹색대학에선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장원 전 대전대 교수, 허병섭 푸른꿈고등학교 운영위원장, 한광용 전 대원대학교 교수 등 전임교수 10명과 초빙교수 25명이 강의를 한다. 37명의 학부생들과 103명의 대학원생들이 모여 공부하지만, 그것이 한쪽만의 가르침이나 소통인 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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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영시인·자유기고가 011916319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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