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호

장한나 ‘프로코피예프-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외

  • 글: 전원경 winnie@donga.com

    입력2003-03-26 0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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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 바이올린과 함께 ‘3대 악기’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이상할 정도로 인기 레퍼토리가 없는 악기가 첼로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드보르자크나 엘가의 첼로 협주곡 정도말고는 ‘스테디한’ 첼로곡을 떠올리기 힘들다. 그래서일까. 첼로계의 양대 산맥인 로스트로포비치와 요요마는 각기 지휘와 크로스오버, 재즈음악 등으로 외도 아닌 외도를 하고 있다. 걸출한 첼리스트인 야노스 슈타커 역시 “첼리스트는 직업이 있어야 한다”면서 평생 동안 인디애나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솔리스트로 살아가기에는 첼로의 레퍼토리가 너무 부족하다는 뜻일 게다.

    막 20대가 된 장한나가 내놓은 네번째 음반에서도 이같은 첼리스트의 고충이 엿보인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은 ‘프로코피예프’.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와 첼로 소나타 C장조가 수록되어 있다. 비교적 낯선 레퍼토리들이지만 장한나는 이 곡들을 5,6년 전부터 무대에서 자주 연주해왔다.

    장한나 ‘프로코피예프-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외
    첫 곡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에서는 첼로보다 관현악 반주를 맡은 런던심포니가 한층 돋보인다. 시종일관 위풍당당한 관과 현이 훌륭하다. 장한나의 스타일을 만끽하는 데는 두번째 곡인 첼로 소나타가 더 적당하다. 런던심포니를 지휘한 안토니오 파파노가 피아노를 연주한 첼로 소나타에서 장한나는 프로코피예프의 서정성을 섬세하게 끄집어내고 있다. 특히 2악장의 안단테 돌체 부분에서 보여주는 팽팽하면서도 관능적인 표정이 아름답다.

    사실 장한나와 프로코피예프 사이에는 간접적인 인연의 끈이 놓여 있다. 11세의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래, 장한나는 로스트로포비치에게 직·간접적으로 계속 가르침을 받아왔다. 로스트로포비치는 바로 프로코피예프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초연한 연주자다.

    장한나는 4월13일 내한연주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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