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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해진 ‘일본의 눈’… 한반도엔 숨을 곳이 없다

日 첩보위성 발사 A to Z

  • 글: 김경민 한양대 교수, 국제정치 kmkim@hanyang.ac.kr

막강해진 ‘일본의 눈’… 한반도엔 숨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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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발사한 지구관측플랫폼기술위성(ADEOS)은 문자 그대로 전지구를 관측하는 위성이다. 일본이 1967년부터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획득사업을 개시하면서 이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자, 일본 정부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1968년 ‘우주의 평화이용원칙’이라는 중·참의원 결의를 마련해 스스로 족쇄를 채우기에 이른다. 당시만 해도 핵무기 개발능력의 축적이 더 급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첩보위성 개발을 위한 노력이 중단된 것은 아니었다.

첩보위성이 일본의 ‘국가적 목표’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일본이 올해 안에 개발을 목표로 추진중인 육역관측(陸域觀測) 기술위성 ALOS에서도 나타난다. 이 위성은 가시광선은 물론 근적외선 영역까지 감지하는 광학센서와, 1992년 발사한 지구자원관측위성에 탑재된 합성개구 레이더보다 훨씬 고도화된 차세대형 합성개구 레이더를 탑재하고 분해능력 2.5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 300~600km 높이에 떠 있는 위성을 통해 지상에 있는 가로세로 2.5m 크기 이상의 물체를 상세히 관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쯤 되면 말만 민간위성이지 사실상 첩보위성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일본이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첩보위성은 분해능력 1m급. 지상에 주차해 있는 차량의 종류까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최첨단 첩보위성을 통해 일본은 북한이 대포와 미사일을 어디에 배치해놓았는지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남한의 군사시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첩보위성은 광학위성과 레이더 위성 두 개가 한 세트를 이룬다. 광학위성의 원리는 간단히 말해 우주공간에서 비디오 카메라로 지상을 촬영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빛이 통하는 가시광선 영역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 상당히 선명한 화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야간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관측이 어렵다. 때문에 목표물에서 방출되는 열에 포함되어 있는 적외선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를 함께 탑재해 야간탐지능력을 보강하고 있다.

레이더 위성은 지상에 전파를 쏘아 그 반사파를 화상 데이터로 바꾸어 지상을 관측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파에 의한 관측이므로 악천후나 야간에도 관측할 수 있어 24시간 전천후 사용이 가능하지만, 광학위성만큼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는 없다. 일본이 두 가지 위성을 동시에 쏘아올리는 것은 두 시스템을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하여 더욱 세밀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통합정보본부 발족

첩보위성은 그 목적상 의심이 가는 목표를 치밀하게 탐지하기 위해 자주 옮겨다녀야 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수명 5년 내외의 첩보위성 두 세트를 보유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지난 3월28일 발사된 한 세트 외에 오는 여름 또 한 세트를 발사해 총 4기의 위성을 확보하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첨단 정보위성을 제작할 수 있으면 고도의 첩보획득은 완성되는 것일까. 이 위성이 획득한 데이터를 해석해 의미 있는 정보로 가공하는 능력은 정보위성 제작보다 더욱 중요하다.

지난 1991년 북한 영변에 핵관련 시설이 있다고 발표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일본 도카이대학 사카다(坂田) 교수가 사용한 데이터는 분해능력이 18m급에도 못미치는 프랑스의 스포트 위성이 촬영한 사진이었다. 이 데이터를 높은 수준의 기술과 배경지식으로 판독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계획을 국제사회에 공개한 것이다. 이렇듯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촬영한 사진을 제대로 판독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술이 더없이 절대적이다.

해석능력의 중요성을 간파한 일본은 이를 위해 1997년 1월 방위청의 내국과 통합막료회의, 육상, 해상, 항공자위대의 정보관련 부문을 통합하여 정보본부를 발족시킨 바 있다. 눈여겨볼 것은 인공위성에서 보내온 지구탐사 데이터를 정보처리하는 화상부(畵像部)를 신설했다는 사실이다. 위성사진을 전문적으로 판독하는 요원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해 국가정보력을 높이겠다는 일본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뿐 아니라 정보본부 내에 통신감청과 해독을 담당하는 1300명 규모의 전파부를 정비한 것도 눈에 띈다. 인공위성을 통한 화상정보뿐 아니라 통신정보 획득능력도 제고하겠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일본이 지금 꿈꾸고 있는 것은 동북아 전체를 한눈에 커버할 수 있는 정보대국인 것. 당장은 1m급 분해능력을 가진 첩보위성으로 시작했지만, 장차는 미국의 KH-12 같은 10~20cm급 분해능력 위성을 통해 덕수궁 뜰 벤치에 앉은 사람이 무슨 신문을 읽고 있는지까지도 알아낼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갖기 위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우주정책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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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경민 한양대 교수, 국제정치 kmki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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