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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포트

남·북·미·IAEA ‘4자 합동사찰’이 최상의 카드

북한 핵 폐기, 어떻게 검증하나

  • 글: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wc339@kinu.or.kr

남·북·미·IAEA ‘4자 합동사찰’이 최상의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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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관계자들의 평가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러시아 해외정보부 책임자였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는 1993년 1월 “북한이 핵무기는 갖고 있지 않지만 상당히 진보된 핵기술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해외정보부의 대량살상무기 통제국장도 1994년 초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엄청난 비용과 외부의 압력 때문에 중단된 상태이며 미국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핵문제 초기에 대두되었던 러시아의 이런 평가는 현재도 크게 바뀌지 않은 상태다.

한국 국방부는 1991년부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의 정보당국은 1990년대 초 북한이 7∼22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한다면 1994∼95년 사이에 1∼3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이후 1994년 국방부는 북한이 29∼35kg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고, 국방연구원의 신성택 박사는 북한이 10∼8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해서 최대 10개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미 인사로서 친북 주장을 펴고 있는 한호석은 북한이 1970년대에 핵개발을 시작해서 1986년경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에 대해 공식적인 평가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관련 학자들과 정부 관리들이 비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보면 북한의 핵보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 것이 대세였다. 중·일의 이같은 유보적인 인식은 북한이 핵보유를 시인함으로써 크게 바뀌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최대량은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미국의 평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8.5∼12kg 정도로 판단된다. 이 수치는 최악의 가정에 근거한 것이므로 실제 플루토늄 생산량은 이 수치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 핵의혹을 해소한다는 것은 북한이 IAEA에 신고한 90g에서부터 8.5∼12kg 사이에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핵무기 개발에 관여했던 소련의 네 개 공화국(러시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에서 유출된 핵물질이 북한의 손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소련 붕괴 이후 핵물질과 기술 및 전문가의 유출문제가 심각한 국제안보 사안으로서 꾸준히 강조되어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9·11 이후 달라진 분석과 추정

우라늄농축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IAEA에 관련 정보가 제공되고 6차례의 임시사찰까지 진행되었던 핵연료 재처리에 비해 훨씬 빈약하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볼 때, 핵무기 제조능력면에서의 심각성은 재처리에 비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제조를 위한 시설 건설에 착수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방사화학실험실을 건설해서 직접 플루토늄을 추출했던 재처리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다량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농축우라늄을 해외 암시장에서 직접 구매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수십 차례의 기폭실험(혹은 고폭실험)을 실시했다. 기폭실험은 플루토늄의 폭발에 촉매역할을 하는 재래식 폭파장치의 작동상태를 실험하는 것이다. 원구형태의 플루토늄에 360。 전체 방향에서 고루 압력을 가해야 폭발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기폭장치를 개발하는 데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북한은 자체실험을 통해 기폭장치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습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농축우라늄탄의 제조방법은 플루토늄과 같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25kg 정도의 핵물질만 확보되었다면 히로시마급 핵무기 1개를 보유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 시인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에 근거한 것으로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타당하다. 최대 플루토늄 추정량인 12kg이면 2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고, 북한의 계속된 고폭실험 증거를 감안할 때 플로토늄탄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경우 핵실험에 성공해야만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무기 정도의 성능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플루토늄탄이 완벽하게 폭발하지 않더라도 한반도의 좁은 지형과 밀집된 인구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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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wc339@kin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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