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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기자의 스포츠 別曲

많이 깨져봐야 뒷문이 튼튼해진다

쿠엘류의 포백 실험 성공할까

  • 글: 김화성 동아일보 체육부 차장 mars@donga.com

많이 깨져봐야 뒷문이 튼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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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는 4-2-4의 변형이다. 4-2-4는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17세의 펠레를 앞세운 브라질이 들고 나와 우승한 포메이션이다. 허리 2명은 때로는 공격에 가담하고 위험할 때는 순식간에 수비에 가담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허리의 부담이 크다. 상대가 속공으로 역습을 할 때는 순식간에 아군의 최후방이 최전선으로 바뀐다. 이럴 경우 공격수 4명은 적진에 고립돼 별로 쓸모가 없다. 결국 4-2-4는 최악의 경우 ‘따로 국밥식 축구’를 하게 된다. 공격수 4명은 공격만 하고 수비수 4명은 수비만 하는 식이다.

4-4-2는 4-2-4에서 공격수 4명 중 2명은 그대로 놔두고 좌우 날개를 허리로 끌어내린 포메이션이다. 1966년 잉글랜드가 영국월드컵에서 우승한 포메이션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윙백 2명이 순식간에 공격에 가담하기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포메이션이었다.

요즘과 같이 공격적 4-4-2가 완성된 것은 1974년 서독월드컵이다. 토털 축구를 들고 나온 요한 크루이프의 네덜란드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형식은 4-4-2였지만 네덜란드 선수들은 자리나 포메이션에 구애받지 않았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 개념에 공격·허리·수비진의 공간을 촘촘하게 하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토털 축구는 한 팀에 세계적인 스타가 6, 7명은 있어야 가능하다. 강한 체력, 번개 같은 스피드, 넓은 시야를 갖춘 스타가 베스트 11명 중 최소 60%는 넘어야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각 팀들은 4-4-2를 자기 팀 선수들 역량에 맞춰 조금씩 변형해 사용했다. 보통 땐 정상적으로 경기를 하다가 한순간 기습적으로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다든가 혹은 양 윙백이 가끔씩 공격에 가담하는 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탈리아는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빗장 수비 중심의 4-4-2 포메이션으로 우승했다. 수비수 4명과 허리진 4명이 2중 3중으로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면서 상대에게 전혀 공간을 주지 않았다. 양 사이드가 돌파당할 땐 거친 태클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그러다 한방의 긴 패스로 기습 침투해 골을 넣고는 뒷문을 꽁꽁 잠가버렸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이 4-4-2를 들고 나와 우승했다. 당시 브라질은 지역방어 개념의 포백을 섰다. 그리고 공수 간격을 30m 이내로 좁힌 상태에서 강력한 압박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오늘날 유럽축구와 같은 일자형 포백을 쓰지는 않았다.

포백 전술은 ‘양날의 칼’

보통 4-4-2에서 포백은 일자로 나란히 서서 상대 공격수를 오프사이드 함정에 몰아넣거나 공격 때는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지역까지 올라가 강하게 압박한다. 당연히 공격·허리·수비진 간의 폭이 좁아 보급로가 쉽게 끊기지 않는다.

4-4-2는 ‘양날의 칼’과 비슷하다. 수비를 하다가 상대 패스를 끊었을 때는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 동료가 상대편 공을 낚아챘을 때 좌우 미드필더나 좌우 윙백이 공격에 가담해 최대 2-4-4를 만들 수 있다. 윙백이 사이드 공격에 가담할 땐 허리에 있는 미드필더가 그 빈 자리를 메운다. 그만큼 4-4-2는 공격과 수비를 유기적으로 만드는 데 유리한 포메이션이다.

4-4-2의 핵은 좌우 미드필더 2명과 양 윙백 2명이다. 이들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톱니바퀴처럼 상대의 양 사이드를 파고든다. 또한 이들은 상대가 공을 잡았을 땐 수시로 압박을 가한다. 찬찬히 살펴보면 이들이 압박을 가하는 지역은 대부분 양 사이드 지역이다. 같은 사이드라도 자기 골문에 가까운 후방 지역은 피한다. 그곳에서 압박에 실패할 땐 단번에 골을 먹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상대 사이드 지역에서 압박에 성공할 땐 곧바로 상대 골문이 사정거리에 든다. 보통 중앙에서의 압박은 3, 4명의 선수가 에워싸야 하므로 인력과 품이 많이 들어 피한다. 이에 비해 사이드에선 2명만으로도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포백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4명의 수비수가 나란히 늘어서는 일자형. 대부분의 유럽 프로리그에서 채택하고 있는 전술로 일사불란한 전진과 후퇴로 강한 압박을 구사한다. 쿠엘류 감독이 지향하는 한국팀의 전술도 이와 같다.

그러나 일자형 포백에도 약점은 있다. 그곳은 바로 포백 등뒤 지역이다. 상대의 빠른 공격수들이 등뒤를 파고들면 뼈아프다. 그래서 포백을 쓸 때는 상대가 양 사이드를 뚫지 못하도록 모든 선수가 상대 공격수들을 압박해 공을 경기장 가운데로 몰아야 한다. 상대가 공을 잡는 순간 모든 선수가 양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상대를 압박해야 한다는 뜻이다. 언뜻 보면 ‘사이드 압박’과 ‘상대로 하여금 중앙으로 공을 몰게 해야 한다’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말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상대를 사이드 쪽에서 강하게 압박하면 공은 중앙 쪽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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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화성 동아일보 체육부 차장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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