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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벤처협회 회장 & (주)21세기정보통신 대표 전순득

“정보 DB 구축해, 벤처기업 중국 진출 도울 것”

  • 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경기벤처협회 회장 & (주)21세기정보통신 대표 전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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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철도공무원의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전회장은 초등학교 시절 세계위인전집, 한국문학전집, 세계명작시리즈, 세계명탐정시리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독서에 탐닉하면서도 항상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아 여러 선생으로부터 똘똘한 아이로 총애를 받았다. 그때 선생들은 “너는 커서 여판사가 돼라” “너는 나중에 틀림없이 여자 중에서 뛰어난 인물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 그때부터 ‘나는 나중에 뭔가 큰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어른들이 면서기를 하려고 해도 논두렁 기(氣)를 받고 태어나야 한다는 얘기를 종종 하셨는데, 이 말의 의미를 곰곰이 되새기기도 했습니다.”

뭔가 큰일을 해내고 싶은 불 같은 열정, 노력하면 남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에 자신감과 자만심으로 충만했던 그녀는 인생에서 두 번 쓴맛을 보게 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니까 초등학교 때와는 영 딴판이었습니다. 판사는커녕 여자는 그저 현모양처가 되는 게 최고의 미덕인 것처럼 가르쳤어요. 그런 게 영 마음에 들지 않고 반항심도 생겨 공부를 소홀히 했습니다. 어린 시절은 특히 몸담고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덕성여대 경영학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그녀는 무역회사에 잠깐 근무한 적이 있는데 이때 두 번째 쓴맛을 봤다. ROTC 출신 입사동기가 남자라는 이유로 ‘대리’ 직함을 달고 함께 입사한 여직원들을 지도하는 위치에 오르자 참을 수 없었던 것.



“학창시절에는 남자에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남자를 이끄는 입장이었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실력과 상관없이 남자는 일류, 여자는 이류라는 낙인이 찍혀 있더군요. 여직원은 단순히 보조 취급밖에 받지 못하는 회사 분위기라 비전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직장생활이 싫어 한 달 만에 사표를 썼습니다.”

뾰족한 수도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교회에 다니면서 절치부심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목사의 설교 한마디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사람마다 자기 그릇이 있는데 그 그릇을 갈고 닦아서 써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내 그릇은 한없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못 닦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죠. 내 마음속엔 불이 있는데 현실은 전혀 내 편이 아니었습니다.”

전회장이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은 이 시기였다. 당시 교회에서 주도한 사회운동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그녀는 주변 지식인들에게 몹시 실망했다. 처자식 때문에 제 목소리를 못 내고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이 비굴하게 비쳤기 때문.

“사회운동이든 여성운동이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내 원칙대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사업을 할까 구상하던 중에 잘 아는 분을 만났는데, 앞으로 레저·스포츠 관련 사업이 유망할 거라고 충고해 승마·경마 관련 출판사업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최초 경마잡지 ‘마사춘추’

1980년 신군부의 등장과 함께 언론통폐합정책이 시작되면서 그 여파가 1980년대 중반까지 계속됐다. 따라서 출판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했다. “출판업 허가 문제로 문공부 담당자를 찾아갔는데 업무와 상관없이 하는 말이, 수억 원씩 쌓아놓고 시작해도 될까말까 하는 게 출판사업이라면서 포기하라는 겁니다. 사업은 내가 하는 거니까 쓸데없는 걱정 말고 허가나 내놓으라며 입씨름을 벌였습니다.”

그녀는 수억 원은커녕 단돈 500만원, 그것도 은행대출로 마련한 자본금을 밑천으로 지금의 기업을 일구었다. 1987년 경마전문 잡지 ‘마사춘추’ 발간을 시작으로, 그녀는 현재 국내에서 손꼽히는 벤처경영인으로 네 개 사업체를 이끌고 있다. 경마·경정·경륜 등 레이싱 스포츠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종합 레저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는 (주)21세기정보통신, 매월 판매부수 10만부가 넘는 경마예상 주간지 ‘명승부’ 등 경마 관련 출판을 주로 하는 21세기문화사, IT 기술을 접목한 최첨단 출판·인쇄시스템을 갖춘 21세기프로세스,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향후 국제적 사업을 펼칠 목적으로 설립된 21세기레저텍 등이 그것. 이들 회사 전체 직원 수는 60명, 연매출은 7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1995년부터 부가통신서비스에 눈을 돌렸다. 유선통신 ARS시스템에 이어 호출기 문자를 이용한 오락·레저·스포츠 정보 제공에 나선 것. 이후 PC통신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기반을 다졌다. 온라인 사업에 적극 뛰어든 건 2000년 1월 (주)21세기정보통신을 설립하면서다. 급속히 발전하는 IT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독자적 소프트웨어 개발, 온라인 게임,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을 주 업종으로 하는 (주)21세기정보통신은 국내 최대 종합 레이싱 포털 사이트(www.okrace.com)를 구축해 현재 2만5000여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최고 전문위원들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경주예상과 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마장이나 장외 발매소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또 고객이 PC나 인터넷상에서 경주예상을 할 때 도움을 주는 툴인 시뮬레이터도 개발해 서비스 중이고, 무선인터넷을 통한 경마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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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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