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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시아에 의한 아시아를 위한 시대가 온다

중국의 부상과 아시아적 발전 모델

  • 글: 조 순 서울대 명예교수· 전 부총리

아시아에 의한 아시아를 위한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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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하여, 중국 및 아세안은 글로벌화 시대의 수혜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전통적인 국제적 시야와 비교적 개방적인 발전 전략은 글로벌화 시대에 적응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

동아시아 발전의 주역은 중국이다. 중국의 발전은 아시아 전체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 이 나라의 발전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지금까지 몇 번의 혁명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루어져왔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창업한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중국에서는 세 번에 걸친 지도자의 교체가 이뤄졌다. 새 지도자가 등장할 때마다 일련의 자유화 조치가 취해지면서, 경제 발전과 근대화는 탄력을 받았다.

이러한 방향 전환이 이루어질 때마다 중국은 공산주의를 탈피하여 자본주의 방식에 따른 경제운영의 깊이를 더하게 되었다. 중국이 갖는 잠재력을 살려서 부유한 나라로 만들고, 국제적인 고립을 탈피하여 중국의 위상을 높이자는 것이 4대에 걸친 지도자들의 일관된 방향이었다.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역사의식 없이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실패했던 것과 달리, 중국의 지도자들은 충분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나라의 실정에 맞게 개혁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첫 번째의 방향전환은 1978년말,제2세대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등장과 함께 이루어졌다. 이들이 추진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는 엄청나게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92년에야 비로소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그 후 2002년에 제3세대 지도자들에 의해 채택된 또 하나의 대담한 자유화 조치가 ‘3대 대표론’이다. 이는 기업가,전문가 및 중산층을 공산당으로 편입시킴으로써,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면서 국민의 에너지를 촉발시키자는 목적을 가진 것이다.

제4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는 최근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앞으로 정치국에 대해 비판할 것이 있으면 해도 좋다는 정치 자유화를 제창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개혁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이미 ‘공산(共産)’당이라고는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당의 이름이야 어찌 됐던,성과만 좋으면 된다는 것이 중국의 사고방식이기 때문에 공산당이 공산당의 이름으로 비공산당적인 방향을 거리낌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중국이 달성한 경제발전의 성공담은 이미 진부한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여기서 그 지루한 이야기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 다만, 1978년부터 2002년까지의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연평균 9%를 능가한다는 사실만은 지적하고자 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성장률 수치보다도 중국 국민이 나라의 앞날을 밝게 보고 화합과 정치안정을 이루면서 고도의 활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역사상 국민의 에너지가 이렇게 발휘된 시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이러한 심리 상태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나는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것이 단절될 만한 이유는 없다.

서방국가에서는 ‘중국경제는 곧 붕괴한다’ ‘(중국의) 금융은 밖으로 폭발하든지 속으로 터지든지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당하고야 만다’ ‘정치적 자유가 없기 때문에 발전은 곧 멈춰진다’는 등의 주장을 담은 책이나 논문이 수도 없이 쏟아져나왔다.사실, 서양 사회과학의 좁은 시각에서 본다면 중국은 곧 붕괴할 나라로 비춰진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중국과 같은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를 잘 설명해줄 과학적 방법이 서양에는 없기 때문이다.

[2041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

반면,중국에 대한 낙관론도 대단히 많다.중국에 대한 GDP 추계나 예상 중에는 중국의 GDP가 머지않아 세계 최고가 된다는 것도 있고 2041년 중국의 GDP가 미국의 그것을 추월하게 된다는 설(說)도 있다.하기야 40년 후의 일을 누가 알겠는가. 다만 최근 들어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많아진 것만은 확실하다.

중국에 대한 학문적 소양이나 현지 경험이 많은 인사들 가운데에는 중국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중국 문명을 잘 아는 철학자, 역사학자, 중국 사정을 잘 아는 기업가, 정치가, 그리고 중국의 심리를 잘 아는 소설가 등은 과학적 방법에 의존하는 경제학자나 정치학자들보다는 중국의 장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펴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영국에서 중국을 배경으로 한 베스트 셀러를 펴낸 작가 애덤 윌리엄스(Adam Williams)는 중국의 장래에 관하여, ‘엄청나게 낙관적(enormously optimistic)’이라고 했다. 중국이 문화대혁명으로 시달리던 암울한 시기에도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21세기에는 중국이 세계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만년에 펴낸 그의 저서에서 만일 중국 국민들이 공산주의자이기에 앞서 중국인이라는 의식을 갖는다면, 중국은 자원도 많고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국민 (world’s ablest people)’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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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 순 서울대 명예교수· 전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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