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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3당 대표 집중 인터뷰

민주당 조순형 대표

“분당으로 뺏긴 절반의 정권, 총선에서 찾아오겠다”

  • 글: 이재호 동아일보 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민주당 조순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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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 하면 상향식 공천부터 얘기하는 게 순서다. 학자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상향식 공천이 안 되고 밀실 공천이 되기 때문에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중앙당이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어서 정당의 민주화도, 정치판의 물갈이도 안 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인식은 상향식 공천에 대한 일종의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능력 있는 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을 막는 암적 존재가 상향식 공천이다.

당원들이 직접 투표로 후보를 뽑는다니, 이론적으로 보면 참된 풀뿌리 민주주의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지구당 당원이나 대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현 위원장의 친인척이거나 위원장이 오랫동안 이런저런 인연으로 관리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경선을 한다면 정치 신인은 백전백패할 게 뻔하다. 과거 양 김은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현역 의원들을 강제로 주저앉히고 새 인물을 경쟁하듯 영입했다. 양 김은 그럴 만한 권위와 힘이 있었다. 양 김이 아니었다면 양식 있는 재야 출신들이 과연 지금처럼 금배지를 달 수 있었을까.

양 김이 물러난 지금 상향식 공천은 신인들의 무덤이다. 지구당 위원장인 현역 의원들은 죽을 때까지 의원직을 내놓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는 대대손손 물려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이번만 무사히 넘기면 (상향식 공천이 완전히 굳어지는) 다음 총선부터는 공천 걱정을 안 해도 되니 10선도 문제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향식 공천을 두고 이런 저런 걱정들이 많습니다.

“상향식 공천은 저희가 제일 먼저 주창했고 실천한 것입니다. 대통령후보를 경선으로 뽑은 것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미국식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도입해 성공한 거지요. 물론 폐단이 없지 않습니다. 기득권을 가진 지구당이 경선의 주체가 되기 때문에 신인들이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향식 공천은 대세이고 시대적 흐름입니다. 다만 말씀하신 그런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보완 장치를 갖출 생각입니다. 저희는 경선에 전 당원이 참여하는 방안, 당원과 일반 국민이 50%씩 참여하는 방안, 당원과 일반 국민의 참여에다가 여론조사를 추가하는 방안 등을 놓고 지구당들이 이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특히 여론조사를 추가하면 공정 경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좋은 인재를 놓칠 경우에 대비해 중앙당에서 엄격히 심사해서 단수후보를 낼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에선 단수후보를 30%까지 내겠다고 합니다만 우리는 숫자까지는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기득권 안주할 수 없다

-공천 물갈이 폭은 어느 정도나 될 것으로 봅니까. 한나라당은 전체 현역의원의 35%를 갈겠다고 하고 영남은 절반을 바꾸겠다고 합니다만….

“숫자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희는 분당이 됐기 때문에 227개 지구당 중에서 78개 지구당을 빼고는 전부 해체됐거나 지구당 위원장들이 탈당한 상태라 상대적으로 물갈이 부담이 적습니다. 78개 지구당도 파격적인 방법으로 물갈이 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운동방식, 즉 특정인을 지목해서 누구누구는 나가야 한다는 식으로 물갈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우선 저희 당이 감당을 못 합니다. 분당이 된 것도 인적쇄신 문제 때문 아닙니까. 물갈이는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 경선도 인적쇄신의 출발이었습니다. 앞으로 지구당 경선, 총선도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기득권에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몇 석이나 얻을 것 같습니까.

“의석수까지 전망할 수는 없고…. 분당으로 빼앗긴 정권의 절반을 총선을 통해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지지자들이 표를 준 것입니다. 어떻게 지지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당을 바꿀 수 있습니까. 헌법소원을 낼지 검토는 안 해봤지만 헌정질서 파괴행위입니다. 그래서 빼앗긴 정권의 절반을 되찾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심플한 메시지를 가지고 한나라당과 양당 대결구도로 몰아갈 생각입니다. 파괴된 일선 조직을 재건하고 수도권에서 좋은 인재들을 영입해서 경쟁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조 대표는 이 대목에서 다시 노 대통령의 탈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할 만했다. 민주당이 분당된 채로 총선을 치르면 지지기반이 양분돼 한나라당만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정치에 식견이 없는 사람도 알 수 있는 일. 분당 이후 각종 여론조사가 이를 확연히 보여준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한나라당을 크게 앞서지만 나누면 어느 당도 한나라당과 게임이 안 된다.

편의에 따라 DJ를 중심축으로 한국정치의 인구지형을 살펴보면 3공 이후 반 DJ와 친 DJ의 비율은 대체로 6대4를 유지했다. 전체 유권자의 60%는 반 DJ, 40%는 친 DJ 지지성향을 보였다는 얘기다. 친 DJ 40%면 전체의석 273석의 109석쯤 된다. 결국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109석을 놓고 나눠먹기를 해야 한다. 절반씩 먹는다고 하면 54~55석을 얻는다. 두 당 중 어느 한 당이 독식하지 않는 한, 지역구도에 기초한 정치판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 한, 이 계산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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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재호 동아일보 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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