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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중·일 동북아 인재 허브 만들자

지식국가 건설을 위한 제언

  • 글: 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학교 교수·정보사회학

한·중·일 동북아 인재 허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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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리나라의 교육수준은 매년 질적으로 하향하는 추세에 있다. 학부모들의 열성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수준에 비하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식정보사회와 정반대의 방향에 있는 ‘무식(無識)사회’에 한층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세계적 지식인이나, 세계적 대학을 만드는 노력은 엘리트 집단의 권력향유쯤으로 치부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위하여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개방과 개혁은 보편화라는 이름의 현상동결 정책으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이제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분 아래 도입되어 유지되고 있는 교육 평준화 정책의 참담한 결과와 학력저하, 국가경쟁력 저하 현상에 대하여 진지한 반성을 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지식정보사회는 과학기술 혁신이 주도하는 사회다. 지식국가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시야에서 국가혁신체계를 구성하여야 하며, 그 핵심에서 과학기술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학기술 혁신모델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지난 세기 중반의 제1세대 연구개발(R&D) 패러다임에서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응용부문에서도 성과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므로 과학적 발견을 위해 제한을 두지 않는 연구 방식을 채택했다.

제2세대 혁신 패러다임은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사업의 효율성을 지향했다. 그후 이를 대체한 제3세대 모델에서는 기존 고객의 필요(needs)에 주목하면서 기업의 전사적 전략경영(SEM)과 맞물린 기술의 선택적 개발론으로 바뀐다. 최근 기술·산업간 융합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분야별로 이루어지던 혁신전략 자체가 혁신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이른바 제4세대 패러다임에서는 시장지식과 기술지식의 합성으로 잠재된 필요를 발견하고 기존 지식의 융합적 혁신을 통한 가치창출형 기술개발이 강조되고 있다.

지금 경쟁은 세계화하고 기술은 융·복합화하고 있다. 동시에 R&D의 수단 역시 융·복합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연구개발에 대하여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종래 연구개발 작업은 특정 기술을 따라잡는 데 주력했으나 이제는 기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필요로 한다. 특정 분야의 선진 기술을 따라잡는 데 총력을 기울인 지금까지의 방식은 한계에 부딪쳤다. 성숙기의 기술에 완성도를 높이는 일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 중국 등 후발국들의 비교우위가 두드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큰 틀에서 몇 가지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자동차와 같은 대량생산 제품마저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므로 시장 지배적인, ‘실제(de facto)’ 표준으로서의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국제적 범위의 기술협력과 국내 산·학·정 협력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조직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한 CDMA 기술개발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이 점은 명백해진다. 이 사업은 시작 때부터 국제적인 공동연구를 통하여 원천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또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의 역할 분담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차세대 기술개발의 가능성도 높아졌다. 세계적 범위에서 공동 연구개발체제를 만들고, 기술표준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가 되었다.

【세계 초일류 연구중심대학 키워라】

셋째, 공공재의 기능을 갖는 핵심기술 개발이 관건이다. 예컨대 SoC (시스템 온 칩) 기술개발의 경우 정부의 의욕과 달리 이의 성공을 기약할 수 있는 기반은 취약하다. 우리나라는 주문형 반도체(ASIC)의 기반 기술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SoC 분야 시장 점유율도 2%에 그치는 등 열세에 놓여 있다. 각국의 기술개발 경쟁도 뜨거운 분야이므로, 소프트웨어 기술, 나노 기술의 개발 등을 통해 첨단 설계 및 제조기술의 확보전략을 세워야 한다.

미래를 내다본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엔 5~10년을 내다본 기술변화 예측이 선행돼야 한다. 동시에 사회문화적 변동을 고려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화의 전반기에 ‘선진기술의 도입과 개량’ 전술로 섬유·가전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과 자동차·철강·조선 같은 자본집약적 산업을 일으켰다. 산업화의 후반기에는 ‘생산기반-기술혁신’ 전술을 통하여 메모리 반도체, CDMA, TFT-LCD, DVD 등의 첨단 전자·정보산업에서 세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철강·조선 등 산업에서도 같은 전술로 기술 고도화를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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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각범 한국정보통신대학교 교수·정보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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