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호

술자리에서 잔소리하는 상사는 낙제점

  • 글: 김현섭 취업 전문가·스카우트 대표

    입력2004-03-02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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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자리에서 잔소리하는 상사는 낙제점
    한전자업체 연구개발팀은 얼마전 야유회를 가졌다. 오랫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가 끝난 터라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를 다져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야유회에서 돌아온 후 팀 분위기는 오히려 가라앉다. ”야유회 즐거웠어?”라고 묻는 다른 팀 직원들의 관심에도 신통치 않은 대답만이 오갔다.

    원인은 바로 최 팀장의 술버릇. 40대 초반의 최 팀장은 점잖아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술만 마시면 전혀 딴 사람으로 변해버린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망치는 발언은 예사고 안주나 술잔을 집어던지기도 한다.

    이러한 최 팀장의 술버릇은 이번 야유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에 놀 생각뿐’이라며 운을 떼더니 ‘다들 한심하다’고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한 부하직원이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어 보려고 최 팀장에게 술잔을 내밀었지만, 그는 술잔을 뿌리치며 소란을 피웠다. 결국 야유회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어느 직장이든 유난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적당한 술은 인간관계를 친밀하게 해주는 유익한 약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요 인간관계에서도 독이 되고 만다.

    특히 억지로 술을 강요하거나 폭탄주를 먹이려는 상사는 부하직원들에게 술자리 기피대상 1호다. 잔소리를 늘어놓거나 핀잔을 주는 것 또한 술자리 분위기를 망치는 요소다. 밤새도록 술을 마시는 것은 리더십의 척도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사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만 낳는다. 특히 나이 어린 직원들이 많을수록 술자리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상사가 임원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회사의 기밀을 많이 아는 만큼 작은 실수라도 용납되지 않는다. 인사 내용이나 구조조정 계획 등 중요한 내용을 발설한다면 회사 내에 큰 후유증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퇴출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상사들은 술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적당한 취기를 통해 부하직원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인생의 선배가 되어야 한다. 1차 술자리에서 한두 잔 즐긴 후 슬그머니 자리에서 빠져주고 다음날 과음한 부하직원들에게 해장국을 챙겨주는 것도 미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술이 아닌 영화 관람이나 레포츠를 제안해 보라. 부하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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