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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폐허된 정치, 찢겨진 사회…한국은 몇시인가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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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회에서 제시한 대통령 탄핵사유가 대통령직을 내놓을 만큼 중대하지 않다는 게 헌법학자 대다수의 견해다. 그렇다면 헌재가 총선 전에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한 심판을 기각 또는 부결한다면 향후 정국은 어떻게 전개될까.

열린우리당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총선 전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은 총선에서 우리당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 줄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당의 경우 원내 다수의석뿐만 아니라 과반수 의석까지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몰락이다. 한나라당은 그런대로 체면을 유지할 정도로 의석을 얻겠지만, 민주당은 ‘호남의 자민련’으로, 자민련은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치커뮤니케이션 그룹 폴컴 윤경주 대표는 “민주당이 ‘친노 대 반노’ 대결구도로 이끌어가기 위해 시도한 ‘탄핵’이라는 카드는 비노(非盧)뿐 아니라 반노(反盧)까지 우리당 지지로 돌아서게 만든 최대의 ‘악수’가 됐다”면서 “수도권은 물론 호남에서조차 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자민련은 붕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소수 정당인 민주당과 자민련이 깨지고 우리당과 한나라당, 양당구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정두환 부본부장은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됨과 동시에 이미 정계개편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호남과 수도권 지역에서 민주당과 우리당 사이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사람이 많았는데 탄핵은 이들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탄핵 이후 우리당의 지지도는 최대 40%대까지 치솟은 데 반해 민주당은 마지노선인 10% 미만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지자체 단체장들의 민주당 탈당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정 부본부장의 분석이다.



노 대통령의 복귀에 이어 우리당이 과반수 의석까지 확보할 경우 예측 가능한 다음 수순은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다. 한나라당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정현 정책기획팀장은 “만일 이런 상황이 온다면 노 대통령은 그동안 미뤄왔던 보안법 등 안보관련 법안의 대대적인 제정·개정과 대미 자주정책, 재벌정책 대변혁 등 진보적 개혁정책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일제잔재 및 5·6공 청산작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등 가히 혁명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며 “이는 분명한 정치보복이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받아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이어 “노 대통령과 우리당은 2002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추진해 진보정권의 연장까지도 추진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조용휴 대표도 같은 생각이다. 지난 1년간 시민사회단체들이 등을 돌리고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졌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미진한 개혁정책이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개혁정책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 위성부 행정실장은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놨다. “헌재에서 탄핵을 기각한다는 것은 입법부의 권위가 땅에 추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이는 국가적인 불행이다. 범 야권의 대대적인 반발을 초래해 곧바로 개헌정국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 일정을 연기해 개헌과 동시에 총선을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총선연기론’과 같은 맥락이다.

[시나리오 ③] 열린우리당이 대통령 재신임 연계한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노 대통령은 지난 3월11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을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할 것이라며 ‘때가 되면’ 그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거듭 분명히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노 대통령이 이번 총선에서 최소 ‘개헌저지선(100석)’~최대 ‘과반수(150석)’ 사이에서 ‘올인 배팅 포인트’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 이하의 의석수는 총선 승리라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한 까닭이다. 노 대통령은 과연 어느 정도의 의석수를 재신임의 마지노선으로 결정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과반수의석의 경우 부담이 큰 만큼 개헌저지선 이상을 전제로 한 원내1당에 해당하는 의석수가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패배해 노 대통령이 제시한 마지노선을 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가장 먼저 관심을 끌 것은 노 대통령의 거취다.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한 총선에서 패배했을 때 스스로 물러나느냐,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노 대통령의 성향상 스스로 하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사실상 여당이 사라지고 원내1, 2, 3…당만이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다시 공조,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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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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