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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폐허된 정치, 찢겨진 사회…한국은 몇시인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야당, 총선연기론 분명히 들고나올 것”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야당, 총선연기론 분명히 들고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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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 두 당의 이해관계가 다르겠지만, 야당이 국민적 반발을 예상하면서까지 탄핵안을 강행처리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민주당이 먼저 시도했고, 완성한 건 한나라당이에요.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패배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었고, 민주당은 절망감 때문에 이런 무리수를 둔 겁니다. 당의장이 되고 선거를 준비해 가면서 그렇게 느꼈어요. 전당대회 이후 열린우리당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했잖아요. 의석은 16%밖에 안 되는데 지지율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과 비교할 때 3(우리당) : 2(한나라당) : 1(민주당)이었다고요. 그런데 자민련까지 합쳐서 84%나 되는 의석을 갖고 있는 야당이 ‘그냥 물러갈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좀 불안해지더라고요.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면 그들은 5·16 쿠데타 이후 44년간 주류였어요. 우리는 기득권 세력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주류라는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순순히 4·15 총선에서 민의의 심판을 받고 퇴장하거나 주류세력의 자리로부터 물러서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그들의 뿌리는 수구냉전입니다. 기본적으로 지역주의 정당 아닙니까. 몸으로 지역주의를 넘으려는 시도를 거부하는 사람들이죠. 수구냉전, 지역주의 기생, 차떼기 등 부패행위 세력의 연합체인데 이 사람들이 순순히 퇴각한다? 그러지 않으리라고 봤어요. 결국 탄핵이라는 역사적 반역행위를 한거죠.”

-최근 전국적인 탄핵철회 집회가 계속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야당은 국면 전환을 위한 여러 가지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헌론과 총선일정 연기론, 총선 보이콧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탄핵을 밀어붙여서 판을 뒤집고자 했는데 역풍이 분 것 아닙니까. 그럼 여기서 다시 또 살길을 모색할 텐데, 반드시 악수가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시민들의 탄핵규탄 시위가 이어지는 분위기에서는 총선을 순조롭게 치르기 어렵기 때문에 총선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분명히 이렇게 나올 겁니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 전 지구당에 ‘가족 단위 또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은 좋으나 당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노란 점퍼 입고 시위장에 가지 말라, 시위를 선도하지 말라,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어요. 자칫 흐름이 왜곡돼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또 시민들에게도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선거연기의 빌미를 주면 안 되거든요.



총선연기는 박관용 의장이 방망이를 두드리면 그걸로 되는 거예요. 그럴 때는 들어가서 막겠습니다. 지금 우리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를 원내대표가 쥐고 있어요. 박 의장에 맡기면 금방 수리해버릴 것 아니겠어요. 그럼 무장해제되는 거죠. 1단계는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고, 2단계는 만일 그렇게 나오면 응징해야죠, 저지해야죠. 반드시 나올 겁니다. 다만 개헌론은 크게 우려하지 않습니다. 국회에선 통과될지 모르겠지만 국민투표라는 장치가 있잖아요. 턱없는 일이죠.”

-지금 상황에서 야당이 개헌이나 총선일정 연기를 주장한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 같습니까.

“상식적으로 보면 더 큰 역풍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하도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들이라. 상식이 있다면 탄핵했겠습니까, 탄핵을 발의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는 발의할 때 설마했었습니다. 그 점에서는 저희가 실책을 한 거지만.”

총선은 재신임 연계 아닌 해소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다음날 한 일간지에 정동영 의장과 노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이 보도됐다. 정 의장이 3월9일 오후 9시30분께 전화통화에서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는 것. “사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과하면 하는 대로 (야당은) 분명히 사과의 수위를 갖고 문제를 삼을 것입니다. 야당은 분명히 탄핵하려 할 것이고, 그럴 생각이 없었다면 처음부터 사과요구는 걸지도 않았을 겁니다”라는 게 요지였다고 한다.

“전화야 수시로 할 수 있는 거죠. 당시 열린우리당의 주된 의견은 ‘야당이 요구하는 사과는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됐든 국민들께 불안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죄송하다고 사과하되,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는 식으로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2일 아침에 이병완 홍보수석을 통해서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사과발언이 나온 거죠.”

-노 대통령이 하루만 빨리 사과했으면 이런 파국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야당이 그렇게 말하죠. 국민들이 걱정하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최고책임자로서 유감을 표하고 사과하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야당이 정략적으로 대통령을 굴복시키려 하는 것은 옳지 않죠.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중앙선관위가 일개 지도과장 명의로 대통령께 공문을 보냈는데, 그게 우리 상식에 맞는 일입니까. 대통령도 헌법기관이고 중앙선관위도 헌법기관입니다. 중앙선관위는 스스로 격을 허물어뜨린 것이라고 봅니다. 왜 그랬는지는 아직 설명을 못 들었어요. 또 공문에는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 그러나 제9조 공무원의 중립의무 규정을 준수해주시기 바란다’고 돼 있습니다. 그건 권고거든요. 그걸 가지고 야당이 ‘사과해라, 그럼 봐주마’ 하는 것은 굴복하라는 것인데, 그런 발상자체가 반민주적이죠. 권위적이고 반의회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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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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