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름이 새고 있다!

  • 글: 김현우 순천대 BK21 계약교수·자동차공학 www.carznme.com

    입력2004-04-30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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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름이 새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운전자들의 기름값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혹시라도 내 차의 연료가 공중으로 날아가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연료 주유구 뚜껑(filler cap)을 여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하는 일은 주유구 뚜껑을 잠그는 것이다. 연료탱크는 주유구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 차량이 전복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연료가 넘칠 염려가 없는데 왜 뚜껑이 있을까. 그리고 왜 뚜껑을 꽉 잠그는 걸까.

    필러 캡은 연료탱크 내부에서 발생하는 연료 증기의 방출을 막는 기능을 갖는다. 연료탱크는 직접 일사광선을 받아 가열되지는 않지만, 노면의 복사열이나 엔진에서 되돌아온 고온의 연료 때문에 탱크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면 혼합물인 가솔린 성분 중에서 휘발하기 쉬운 성분들이 증발하게 된다. 이 연료 증기의 방출을 막기 위해 연료 주유구에 뚜껑이 있는 것이다. 만약 뚜껑이 없다면 연료탱크 안에서 증발하는 연료가 그냥 공중으로 날아갈 것이다. 따라서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치고 필러 캡을 잠글 때 ‘딱’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돌려 잠그는지 확인해야 한다.

    평소 꼼꼼하게 차량을 관리하는 운전자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의 점검에는 소홀하기 마련이다. 점화플러그가 대표적인 예. 가솔린 엔진은 연료와 공기의 혼합기를 전기불꽃으로 점화해 동력을 얻는다. 이 전기불꽃을 만들어주는 것이 점화플러그다. 어느 기통에 있는 점화플러그에서 불꽃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우선 그 기통의 연료가 타지 않고 배기관으로 방출될 것이다. 당연히 엔진의 출력이 떨어지고 그만큼 연료가 낭비된다. 불꽃이 생기더라도 약하면 연료를 제대로 연소시키지 못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제때 교환하지 않고 오래 사용하다 점화플러그의 전극이 닳거나 훼손되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타지 않은 연료가 배기가스 중에 섞여 날아가는 것이다.

    또 하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으로 서모스탯(thermostat)이라는 게 있다. 엔진의 냉각수가 라디에이터로 보내지는 냉각통로에 설치된 것으로, 냉각통로를 여닫는 스위치 구실을 한다. 엔진은 적절한 온도로 유지돼야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하며 연료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다. 엔진이 적절한 온도 범위에 있으려면 엔진과 라디에이터 사이를 순환하는 냉각수의 흐름이 잘 조절돼야 한다. 그런데 서모스탯이 고장나서 열린 채로 있다면 엔진의 냉각수 온도가 적정 상태로 올라가지 못한다. 즉 냉각수온이 적정 온도까지 상승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만큼 연료 소모가 많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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