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호

<새연재> 소문난 자치 리더

“안양에 ‘제2 평촌신도시’ 만들겠다”

이필운 안양시장

  • 최재필|자유기고가 jeffchoi2000@gmail.com

    입력2017-08-2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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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 부흥’ 선언
    • 수도권 최대 친환경 산업·주거·문화단지 개발
    • ‘문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돼 탄력
    • “시정 연속성 중요…시민이 판단할 것”
    경기 안양시는 1970~80년대 경인공업지구의 대표 도시로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했다. 또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지방자치경쟁력 전국 2위를 기록하며 ‘살기 좋은 도시’에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 인구 감소, 재정건전성 악화, 대기업(13개) 및 공공기관(8개) 지방이전, 도심권 침체로 발전의 동력을 잃었다.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고, 만안구와 동안구 간 불균형은 심화됐다. 이필운(61) 안양시장은 이런 안양시의 부흥을 위해 뛰고 있다.

    이 시장은 안양 토박이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안양에서 자랐다. 또한 그는 지방행정 전문가다. 1978년 제21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 여주군수, 청와대 행정관,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 국무조정실 노동여성심의관, 평택 부시장을 지냈다.

    안양 부시장(2004~2007년)으로 재직하던 그는 고향을 직접 경영할 기회를 얻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임 시장이 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됐기 때문이다.



    “고향에 봉사할 기회”

    2007년 12월 시장직에 오른 그는 “고향을 위해 봉사할 마지막 기회”로 여겼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청사진을 본궤도에 올리기도 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再選)에 실패하면서 꿈을 뒤로 미뤄야 했다. 그런 그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 당선된 것이다. 그는 2007~2010년 시정(市政)을 이끈 경험과 2년여간 안양시를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2월 안양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2의 안양 부흥’ 프로젝트다. 8월 9일 시장실에서 이 시장을 만났다. 그는 안양의 위기와 기회에 대해 말했다.



    “안양시는 한때 우리나라 산업을 선도했다. 하지만 인구감소, 기업·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으로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안양은 분당·일산과 함께 ‘1기 신도시’에 속한다. 개발된 지 25년이 지나면서 도심은 침체되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에서 나온 게 ‘제2의 안양 부흥’이다. 이 프로젝트는 만안구와 동안구 내 지역발전 선도지역 개발, 첨단산업클러스터 조성, 문화·건강벨트 구축 등 3대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한다.”

    시는 2016년 2월 1일 ‘제2의 안양 부흥’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시민이 잘 살고 행복한 도시’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겠다는 소명의식의 발로였다고 한다. 3대 장기발전계획은 ▲특성화된 권역별 발전계획 수립 ▲첨단창조산업 육성 ▲사람 중심의 인문도시 조성 ▲맞춤형 도시재생사업 추진 ▲안양천 명소화 사업 등 5대 핵심전략, 22개 사업으로 구체화돼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청사진은 제시했지만, 가는 길은 녹록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 필수요건인 부지 확보가 쉽지 않았다. 이 시장은 “가용 토지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농림축산검역본부 땅 개발, 안양교도소 이전, 박달테크노밸리 조성, 관양고·인덕원 주변지역 개발사업 등이 원만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이 시장과의 대화다.



    ‘박달밸리’의 꿈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개발은 만안구 발전을 선도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만안구와 동안구의 균형 발전이 시급해요. 만안구에 있는 5만6309㎡(1만7000평)의 농림축산검역본부 땅은 1293억 원을 들여 2010년 매입을 완료했어요. 2018년 5월 시로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만안구 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심에 위치해 그 가치가 매우 커요.  파급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경기도시공사를 공동참여기관으로 선정해 1월 기본협약을 체결했어요. 11월까지 사업화 방안을 수립한 뒤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입니다.”

    관양고·인덕원 주변 개발은 어떤가요?
    “지난해 12월 27일 경기도시공사와 공공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한 기본협약을 맺었어요. 인덕원 주변은 역세권 복합단지로 개발하고, 관양고 주변은 관악산 주변의 자연환경에 부합하는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해 도시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 시장은 ‘안양 부흥’을 위해 ‘박달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 만안구 박달동 일원 342만㎡ 규모를 수도권 최대 친환경 첨단산업·주거·문화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시는 이 사업으로 안양을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제2의 평촌 신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국토연구원은 이 사업이 약 13조 원의 민간 투자유발 효과와 16만5000여 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이 사업은 탄약고나 노후 공업시설의 이전 등 해결할 현안이 많은 탓에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올해부터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이 여야(與野)를 가리지 않고 지역 국회의원을 설득해 이 사업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이 시장의 의지와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직원들이 말하는 이유다.

    박달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안양 박달동 일원은 KTX광명역, 서해안고속도로 등 우수한 교통과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탄약고를 비롯한 대규모 군사시설, 환경기초시설, 노후 공업시설로 인해 장기간 개발이 정체돼왔어요. 이러한 시설들의 재배치, 기존 공업부지 고도화가 필요해요. 올해 3월 완료된 용역에서 탄약고 지하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시는 제3군수지원사령부와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돼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어요. 국방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경기도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국책사업으로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지역의 오랜 현안인 안양교도소 이전은?
    “쉽지 않은 문제죠. 경기남부법무타운 조성사업(안양교도소 이전)은 안양교도소와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 및 서울소년원 등의 교정시설을 의왕시에 이전해 통합하고 종전 부지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사업이죠. 1963년 조성될 당시 안양교도소 위치는 도시 외곽에 해당됐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현재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지역 발전을 크게 저해하고 있어요.

    시민들이 교도소 이전을 오랫동안 열망해왔죠. 그동안 법무타운 조성 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만 23만5000여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관계기관과의 이견으로 답보 상태에 있어요. 2015년 6월 기획재정부가 국유재산효율화 계획의 일환으로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을 발표한 만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찾아가는 진심토크’ 폭발적 반응

    이 시장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월곶-판교 복선전철 기본계획에 시 주요거점 4개 역의 신설을 반영시켰다. 원래 이 사업에 포함된 안양시의 신설 역은 만안구 1개소, 동안구 2개소 등 총 3개소였는데, 동안구에 비해 낙후된 만안구 발전을 위해 수차례 정부에 요청한 끝에 만안구 1개소를 늘렸다.

    역을 추가로 신설한 것이 어떤 효과를 낼까요?
    “월곶~판교 복선전철 유치로 원도심인 만안구와 신도시인 동안구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큰 성과죠. 안양로 등 주요 도로의 상습적인 교통 혼잡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역 주변으로 새로운 상권의 형성도 기대됩니다.”

    이 시장이 도시 개발에만 진력하는 것은 아니다. ‘제2의 안양 부흥’ 5대 전략사업에 ‘사람 중심의 인문도시 조성’을 포함시켰다. 문화예술 분야 발전도 함께 꾀하는 것인데, 태권도 대회 유치나 청소년영화제 개최가 그 사례로 꼽힌다.

    2017 안양 세계태권도 한마당은 어떤 행사였나요?
    “25회째를 맞는 국제행사인데, 이번에 64개국 5742명의 선수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어요. 7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시민응원단 덕분에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안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어요.”

    국제청소년영화제는 청소년이 중심이 되는 영화제인가요?
    “9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제2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열립니다. 영화제 기획, 심사, 운영에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죠. 타 영화제와 차별화되는 개성을 보여주면서,  청소년영화제 모델이 되고 있죠.”

    이 시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이 시장이 시민들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진심 토크’를 이어가는 것도 이런 취지라고 한다.

    안양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찾아가는 진심토크’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2014년 8월 본격화된 이후 올해 7월까지 총 32회를 진행해 358건의 건의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240건이 넘는 건의사항이 해결됐고 62건은 추진 중이다. 이 시장은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시민 중심의 시정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가는 진심토크’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바라는 현안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왔다. 성과가 좋고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내년이 지방선거인데요, 임기 내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용역 중인 ‘농림축산검역본부 땅 활용 방안’을 제시하는 일이죠. 만안구와 동안구의 격차를 해소하고 시의 균형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 ‘시외버스 공영 환승 터미널’을 착공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전철, 택시, 버스 간 환승체계 구축을 통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통근·통학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장은 “‘제2의 안양 부흥’ 프로젝트는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 모든 정책의 성과물을 얻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정의 연속성이 있어야 ‘안양 부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묻자 손사래를 치며 “평생 공무원으로 일했다. 시정을 잘 이끌면 시민들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2의 안양 부흥’ 사업으로 안양을 일자리가 많고 쾌적한 명품도시로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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