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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넘게 떠나” … 北에서 전화 “와라”

탈남입북(脫南入北)…술렁이는 탈북민 사회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2000명 넘게 떠나” … 北에서 전화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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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탈남 이유는 ‘한국이 싫어서’
  • ● 유흥업소 떠도는 탈북女들
  • ● “명절 때 北 다녀오기도”
“2000명 넘게 떠나” …  北에서 전화 “와라”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약하다(아래) 6월 탈남입북한 전혜성(방송명 임지현) 씨가 7월 16일 북한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등장했다.(위)[뉴스1]

이현서(37) 씨는 열일곱 살 때 압록강을 건넜다.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 7개의 이름을 가졌다. 10년 넘는 시간을 바쳐 가족을 구해냈다. ‘The Girl with Seven Names(7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라는 제목의 영문 저서 덕분에 한국보다 서구에서 유명하다. 700만 명 넘는 세계인이 북한 인권 실태를 다룬 그의 TED(www.ted.com) 강연 동영상을 봤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이다. 1997년 탈북해 한국엔 2008년 입국했다. 10대 때 북한을 탈출해 어머니와 동생을 구출하는 데 10년 넘는 시간을 바친 탈북 여인의 사연을 듣다 보면 사무치는 감정이 일어난다. TED 강연 동영상의 영어 액센트처럼 한국어 발음이 또박또박하다. 세계를 돌면서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고 있다.



“나 돌아갈래”

“한국 생활은 바라던 것과 달랐죠. 중국 교포라고 말해야 일자리 구하기가 수월합니다. 그래서 신분을 숨겼어요. 강원도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중국에서도 신분을 숨겼는데, 한국에 와서도 그래야 하는 게 싫었습니다. 중국은 내 나라, 내 땅이 아니지만 한국은 다르잖아요. 상하이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죠.

‘고향이 강원도’라고 하면 ‘강원도 어디예요?’ ‘학교는 어디 나왔어요?’라고 묻습니다.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죠. 지금은 ‘북한에서 왔어요’라고 곧바로 말합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불평할 게 아닌 것 같아요. 남북이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살다 보니 멀어진 것뿐입니다.”

그가 한국에 살면서 겪은 가장 힘든 일은 2010년 어머니와 함께 북한에서 탈출시킨 남동생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탈남입북(脫南入北)을 결심한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그는 회고한다.

“남동생이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면서 북중 국경지대까지 갔습니다. 국경도시에서 전화를 걸어왔어요. 하늘이 노랗더군요. 한국 여권 가진 애가 북한에 가면 두 나라에서 다 범죄자가 됩니다. 죽을힘 다해 설득했습니다. 남동생은 한국에 다시 돌아와 잘 적응했어요. 저를 잘 따라줬고요. 너무나 고맙죠.”

남동생은 2016년 2월 미국 ◯◯대학(⁎신분 노출을 막고자 대학 명을 밝히지 않는다)으로 유학을 떠났다. ◯◯대는 미국의 명문 사립대다.



“직장 못 잡아 탈선”

전혜성(25·방송명 임지현) 씨는 올해 6월 탈남입북했다. 평안남도 안주 출신인 그는 19세 때 가족을 두고 혼자 탈북해 중국에서 살다 2014년 태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다. 방송 ‘애정통일 남남북녀’ ‘모란봉 클럽’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전씨의 탈남입북은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7월 16일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된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제목의 27분 50초 분량 동영상을 게시하면서 전해졌다.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2014년 1월 탈북했고, 6월 조국(북한)의 품에 안겼다. 돈을 벌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괴뢰 TV에 출연해 임지현이라는 가명을 썼다. 한국에서 돈을 벌고자 술집 등을 떠돌아다녔지만 돈으로 좌우되는 남조선에서 육체적·정신적 고통만 따랐다. 남조선 생활은 지옥 같았다. 고향에 있는 부모님 생각에 하루하루 피눈물을 흘렸다.”

그는 동거남을 중국에 두고 한국으로 망명한 후 유흥업소에서 일했다. 중국에선 음란방송에 출연했다. 탈북→음란방송 BJ→한국 입국→유흥업소→방송인→탈남입북한 것이다. 그와 가깝게 지낸 한 탈북 여성은 “중국에서 촬영한 성인용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혜성이가 우리민족끼리 동영상에 나와 한 말의 절반은 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젊은 탈북 여성이 가장 많이 일하는 데가 어디인 줄 아세요?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직장을 못 잡으니 유흥업소를 전전하는 등 탈선할 수밖에요.”

전씨의 입북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네 갈래 설(說)이 엇갈린다. ①자발적 입북 ②비자발적 입북 ③간첩 ④납치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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