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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아베 1강(强), ‘포스트 아베’ 경쟁자들

아베 다음은 누구인가

  • 서영아|동아일보 도쿄특파원 sya@donga.com

흔들리는 아베 1강(强), ‘포스트 아베’ 경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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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아베 1강(强), ‘포스트 아베’ 경쟁자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여름 도합 17일간 휴가를 썼다. 그해 7월 1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여유 덕이다. 이 선거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3분의 2 의석을 장악했다. 중의원은 2014년 12월 선거에서 이미 3분의 2를 확보한 터. 아베의 숙원인 개헌 발의를 할 수 있는 의원 수가 중의원과 참의원 양원에서 확보된 것이다. 이후 정치권에는 아베에 대적할 세력이 없음을 의미하는 ‘아베 1강(强)’이란 단어가 시대를 풍미했다.

불과 1년 뒤인 올여름, 상황은 180도 달라져 아베 총리는 좀체 쉬지 못하고 있다. 근 5년간 아베 1강을 이룬 힘의 원천이던 ‘강고한 지지율’과 ‘선거 승리’ 두 가지 신화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서다. 2012년 12월 취임 뒤 70%를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하던 내각 지지율은 7월 말 최저 26%(마이니치신문 조사)까지 추락했다. 올 들어 잇달아 터진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로 국민 신뢰를 잃은 결과다. 여기에 머릿수에 기댄 오만한 국회 운영, 개헌 로드맵의 일방적 발표, 각료들의 실언과 부적절한 처신이 엎치고 덮쳤다. 아베 총리가 “축성 3년에 낙성 1일”이라 탄식할 정도였다.

7월 2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의 처절한 패배가 그 결과다. 내각 지지율은 8월 3일 단행한 개각 이후 반짝 상승 기미를 보였지만 민심 이반의 원인이 총리 개인에 대한 신뢰 상실에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반전이 없는 한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아베 총리의 숙원인 개헌 로드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자민당은 내년 9월 총재 선거를 앞두고 총재 임기 규정을 바꿔 아베 총리가 ‘3기 9년’까지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아베는 2021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면서 그사이 개헌을 이루려 서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8월 11일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3연임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0%를 넘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이대로라면 아베 총리와 함께 자민당이 침몰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자민당 내 파벌 역학

반대로 막강한 아베의 포스에 밀려 숨죽이던 ‘포스트 아베’ 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60세로 동갑내기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이 선두주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노익장도 만만치 않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부간사장도 후보군이다.

아베 1강이 흔들리면서 일본의 정치 일정도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확실한 일정은 내년 9월의 자민당 총재 선거와 내년 12월 이전에 실시될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다. 중의원 해산 총선거는 총리가 전권을 가지고 있다.

아베 총리로서는 섣불리 중의원을 해산했다가는 현재 확보된 개헌 라인을 잃을 수 있으니 지지율 추이가 중요하다. 반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추진하는 전국 정당이 체제를 갖추기 전에 서둘러 해산 총선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결국 언제 닥칠지 모를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 지지율 등락 추이, 자민당 내 파벌의 이합집산, 야당의 움직임이 서로 얽히고설켜 향후 정치지형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총리는 대개 중의원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의 당수가 지명된다. 1955년 자민당이 창당된 이래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못 된 경우는 1993~1996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하타 쓰토무(羽田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시절과 2009~2012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 나오토(菅直人),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로 이어진 민주당 정권 기간이 전부다. 1993년에는 당시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을 잃으면서 자민당을 제외한 연립정권에서 총리를 옹립했다. 2009년부터 3년간은 민주당(현 민진당)이 정권을 장악해 3명의 총리를 배출했다.

현재는 어떨까. 적어도 정당 지지율을 보면 자민당이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지지율 한 자릿수에서 헤매고 있다. 자민당이 아닌 정당에서 총리가 나오려면 1993년 호소카와 정권이 수립되던 당시처럼 탈당과 신당 창당 등 정계의 합종연횡을 거친 뒤가 될 것이다.

자민당 내에서 총재로 선출되려면 당내 세력, 즉 파벌의 지지가 필요하다. 현재 파벌은 아베 총리가 속해 있는 호소다파가 96명으로 가장 많고 신(新)아소파 59명, 누카가파 55명, 기시다파 46명, 니카이파 43명, 이시바파 19명 순이다. 무파벌도 79명이나 된다. 이들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일본 총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이시바 전 간사장도, 기시다 정조회장도 다른 파벌의 지원이 없으면 총재 자리는 ‘그림의 떡’이 된다. 그런 점에서 살펴보면 ‘포스트 아베’ 후보 중 현재 총리 자리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기시다 정조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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