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호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수천 種 산호초로 이루어진 지구촌 생태계의 축소판

  • 입력2004-07-02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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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하늘에서 내려다본 휘트선데이 제도의 거대한 산호초 지대.

    ‘신이 축복한 자연의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에 이어 지상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지정 자연유산이 많은 나라다. 카카두, 울룰루, 샤크 만, 윌랜드라 호, 로드하우 군도 등 태초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관광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퀸즐랜드주에 자리잡고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길이 2000㎞, 폭 30∼260㎞에 달하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전체 면적은 35만㎢로 한반도의 1.5배가 넘는다. 항공기를 타고 돌아봐도 몇 시간은 족히 걸리는 지상에서 가장 큰 인류유산지역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오스트레일리아 동북해변을 따라 길게 형성되어 있다. 유네스코 자료에 따르면, 대보초(大堡礁)라고도 불리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1800만년 전이다. 약 3000종류의 산호초로 형성된 2500개의 섬 주변에 1500여종에 이르는 어류, 4000여종의 극피동물(棘皮動物), 242종의 조류, 수십 종에 이르는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단순한 인류유산지역이 아니라 지구촌 생태계의 축소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정도다. 이 때문에 1981년 유네스코는 이 일대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관광의 거점인 해밀턴 섬의 항구.

    그 가운데서 먼저 살펴볼 것은 역시 거대한 산호섬. 화려한 색상과 신비로운 모양을 간직하고 있는 산호는 바위로 착각하기 쉬운 겉모습과 달리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폴립(Polyp)이라는 작은 생명체가 모여 산호초를 이루는 것이다. 너무 작아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폴립은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성장하는데, 이들이 서로 결합해 하나의 군체(Colony)를 이루고 군체가 다시 결합하면 산호초가 된다고 한다.

    산호초가 만들어지는 데는 두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우선 따뜻한 햇볕은 폴립이 잘 자랄 수 있을 정도로 수온을 상승시킨다. 폴립은 열대와 아열대는 물론 온대와 한랭지대에도 서식하지만 연평균 기온이 20℃가 넘지 않는 곳에서는 충분히 성장할 수 없다. 또 하나 필수요소는 적절한 수심. 산호초는 깊이 30m가 넘는 바다에서는 잘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지역의 환경은 이러한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수백만 년 전에 형성된 산호초들은 빙하기를 기점으로 모두 죽어 섬이나 석회암으로 변했고, 현재 관람할 수 있는 산호는 대부분 6000∼8000년 전에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이들 섬 가운데 먼저 살펴볼 곳은 해밀턴 섬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S자 모양의 휘트선데이 제도다. 이 제도가 최고의 산호섬으로 꼽히는 것은 다른 어느 곳보다 신비로운 색깔과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주기 때문. 연두, 에메랄드, 쪽빛, 백옥색으로 이루어진 산호는 보는 이를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할 만큼 아름답다.

    휘트선데이의 아름다운 물고기들

    휘트선데이 제도의 산호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생명체는 어류다. 아름다운 색채와 우아한 몸놀림으로 산호초 사이를 질주하는 버터플라이피시, 화려한 빛깔의 에인젤피시, 부리가 나온 코랄피시, 자라돔, 슐츠실고기 등등. 관람객이 직접 즐길 수 있는 체험코스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수영과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등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신비로운 생태계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① 열대우림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악어. ② 캥거루과에 속하는 포유동물 웜뱃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만 살고 있다. ③ 수륙양용차를 타고 밀림지대를 돌아보는 관광객들.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그린 섬에서는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는 산호초 이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매년 7∼9월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커다란 포유동물이라는 흑등고래가 이 지역 남쪽에 찾아온다. 몸무게 40t에 길이가 무려 15m다. 또한 바다거북의 산란지로 유명한 레인 아일랜드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거북이들이 해안을 뒤덮는 장관이 펼쳐진다. 바다 깊은 곳에는 집단생활을 하는 흰색상어, 몸길이 6m의 만타가오리, 생김새가 독특한 포테이토대구 등도 서식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연유산지역에는 갈매기, 가넷새, 군함새, 적색발 부간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잉꼬 등 200여종의 새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닌다. 이 지역에 이토록 많은 조류가 서식하는 이유는 살쾡이 등 육식동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양한 국립·생태공원을 품고 있는 퀸즐랜드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명소는 케언스(Cairns) 도심에 위치한 열대우림지역(Rain Forest)이다. 머나먼 옛날 오스트레일리아와 아프리카가 붙어 있던 곤드와나 시대에 형성되었다는 이 밀림지대에는, 거대한 피그트리를 비롯해 원생대 때나 서식했던 초대형 고사리나무, 목성 삼목 등 이제는 지구촌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든 160여종의 나무와 식물들이 남아 있다.

    독특한 생태계와 아름다운 풍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어느 때 어느 곳을 방문해도 오스트레일리아의 ‘축복’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인류유산지역, 그곳이 바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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