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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 분석

제3국 관련법 통해 본 美 북한인권법의 진실

‘붕괴유도’ ‘침공 사전정지’보다 北 인권개선 노린 다각도 압박수단

  • 글: 김수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편집위원 국제경제학 박사

제3국 관련법 통해 본 美 북한인권법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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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표에서 이란의 정권교체와 관련해 ‘×’로 표시한 것은 2004년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바민주화법안은 쿠바의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지지하지만, 직접적으로 카스트로 정부의 교체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to seek a peaceful transition to democracy’).

버마자유민주법안에도 제2장 8항에서 현 미얀마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버마민주동맹(NLD·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에 미얀마인을 대표하는 정통성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to officially recognize the NLD as the legitimate representative of the Burmese people as determined by the 1990 election’).

버마민주동맹은 1990년 실시된 버마 총선에서 다수당 자리를 차지했으나 미얀마 군부가 이를 무시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에 버마민주동맹 소속 국회의원을 포함한 민주인사들이 살해,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했다. 정치적·역사적으로 볼 때도 미얀마의 정통성은 버마민주동맹에 있다는 것이 이 법안의 입장이다.



이러한 법안과 비교해 볼 때 북한인권법안에는 북한정권의 교체는 물론 북한정권 제재와 관련한 내용조차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정권에 강경한 입장을 지닌 미국 내 인사들은 이 법안이 너무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물론 북한인권법안을 지지하는 미국 의원들 가운데는 북한정권 붕괴를 바라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북한인권법안을 지지한다고 해서 인권법안 자체가 북한정권 붕괴를 의도한다고 볼 수는 없다. 국가보안법 유지를 지지하는 이들 중에 북한정권이 교체돼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의 의도가 북한정권 붕괴라고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 내에서 북한인권법안이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북한보다 가혹하지 않은 독재국가를 타깃으로 한 법안에도 공공연히 정권교체를 표명했으면서 유독 북한 관련법안에 정권교체가 명시되지 않은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들에 의해 향후 북한정권 교체를 명시한 새 법안이 추가로 상정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북한인권법안이 북한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므로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북한 정권교체’를 명시한 법안이 나올 때 힘을 모아 반대투쟁에 나서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목적 자체가 ‘북한인권 향상’으로 명시된 현재의 법안에 대해 정권교체 시도 반대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오히려 ‘인권’이라는 보편타당한 가치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법 통과 후 무력공격’ 전례 없어

북한인권법안을 반대하는 또 다른 논거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도 이라크처럼 무력공격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지나친 비약이다. 이런 논리라면 이란민주화법안은 미국의 이란 공격 사전조치이고, 버마자유민주법안은 미얀마 무력공격의 사전 단계여야 한다. 이란·미얀마 관련법안은 지난해 통과되었으므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쿠바의 경우가 이 주장을 반박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1992년 쿠바민주화법안을 통과시켰지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쿠바를 무력공격하지 않았다. 인권 개선이나 민주화 등을 목적으로 한 미국의 특별법안과 무력공격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는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이라크해방법안이 그 직접적 원인이라기보다는 2001년 9·11 테러로 조성된 새로운 국제정세, 즉 반테러 전쟁정책의 연장선상에서 행해진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이라크해방법안은 미국이 반테러전쟁을 선포하기 전인 1998년 통과됐는데, 더욱이 이 때는 부시 행정부가 아니라 클린턴 행정부 시기였다.

이라크해방법안에서 특기할 점은 군사지원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군사지원 규모가 9700만달러를 넘을 수 없다고 그 액수까지 명시했다. 이 부분을 확대 해석하면 미국이 이미 클린턴 정부 때부터 이라크 공격을 기도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부분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이 사실상 해방구나 다름없었던 사정과 연관이 깊다.

쿠르드 지역은 이 당시 이미 후세인 대통령의 통치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제도를 정착시켜가고 있었으며 독자적인 군대를 양성하고 있었다. 이라크해방법안에 명시된 군사지원은 이 지역을 겨냥하고 있었지만, 이 군대는 독자적으로 정부 공격을 시도할 만한 규모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이 지역에 대한 군사지원을 후세인 공격기도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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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수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편집위원 국제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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