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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조주청 여행칼럼니스트의 쇠고기 갈비살 훈제

참숯향 그윽한 벽난로엔 코냑이 익고, 가을이 익고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조주청 여행칼럼니스트의 쇠고기 갈비살 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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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청 여행칼럼니스트의 쇠고기 갈비살 훈제

‘청청공방’ 응접실 한켠에 마련된 바에서 와인을 마시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조주청씨와 부인 권귀향씨 (산부인과의사).

서울에서 백수생활을 즐기던(?) 1981년 어느 날 ‘월간 산’에 장난삼아 보낸 독자만화 한 편이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잡지 편집장의 눈에 들어 만화연재를 하면서 만화가라는 직함을 달게 된 것. 얼마 후엔 월간 ‘새소년’에 시골마을 분교탐방기를 쓰게 됐는데 이것이 여행칼럼니스트로서의 출발점이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조씨가 다닌 나라는 무려 150개국에 달한다. ‘맛 기행’ ‘지구촌 기행’ ‘지구촌 오지탐험’ ‘세계 술집 기행’ ‘세계 성문화 기행’ ‘골프유람기’ 등 무수한 기행문이 그 흔적들이다. 삼청동 청청공방엔 또 다른 여행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10달러짜리 쿠바의 체 게바라 액자사진, 콜롬비아와 페루 국경 사이 선술집 주인에게 300달러짜리를 흥정해 75달러에 샀다는 보아뱀 껍질, 각국의 다양한 술병과 모피, 모자들이 그것이다. “인디애나 존스적인 물건을 주로 모았다”는 게 조씨의 설명.

청청공방의 응접실은 그의 휴식공간이자 사랑방이다. 한쪽에 카페처럼 바가 있고 그 맞은편으로 페치카가 있다. 조씨는 가족이나 이곳을 찾는 지인들과 함께 페치카에 고기를 구워먹는다. 젊은 시절 군대생활을 하면서 익힌 쇠고기 갈비살 훈제가 그의 주특기 품목.

조주청 여행칼럼니스트의 쇠고기 갈비살 훈제

조씨는 평창동 집 마당 한쪽에 직접 채소밭을 가꾼다.

맛있는 갈비살 훈제를 위해서는 고기에 알맞게 간을 해서 일정 시간 재두어야 한다. 먼저 고기에 소금과 술, 다진 마늘을 뿌려 고루 뒤섞는다. 술은 코냑을 사용하는데, 향이 강할 뿐 아니라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술이기 때문. 한나절 정도 지나야 간이 제대로 밴다.

그 다음 야채에 뿌릴 드레싱을 준비해야 하는데, 간장과 다진 마늘, 고춧가루, 간장, 식초(사과식초 2분의 1+와인식초 2분의 1), 레몬즙, 올리브를 섞어 만든다. 갈비살 훈제와 궁합이 잘 맞는 야채는 돌미나리와 무싹, 배춧잎 등. 야채를 깨끗이 씻어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드레싱을 뿌려 먹는다.



갈비살 훈제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굽는 것이다. 참숯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불을 지핀 후 석쇠에 고기를 펴 올려놓고 굽기 시작한다. 이때 참숯불 위에 나무껍질을 올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연기가 피어올라 훈제효과를 낸다. 코냑과 참숯향의 절묘한 조화 속에 맛보는 갈비살은 무척이나 담백하다. 여기에 야채와 함께 레드와인 한잔을 곁들이면 소화에도 도움이 되고 분위기도 덩달아 좋아진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직업이 되면 힘들고 고달프다. 조씨에게 여행은 직업이다. 때문에 여행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린위탕(林語堂) 산문집에 ‘진짜 여행하려면 사진기를 들고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정말 공감합니다. 그동안 다닌 여행은 술이나 물, 음식, 풍속, 여자, 오지 등 잡지사의 요구에 맞춰야 했고, 사진기는 필수장비였어요. 일정대로 움직이다 보면 좀체 여유시간도 안 납니다. 일로서의 여행은 재미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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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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