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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 다음·네이버, 한국 미디어 시장 쥐락펴락

선정주의 돌풍 일으킨 ‘포털 저널리즘’

  • 글: 박창신 디지털타임스 기자, 한국외국어대 박사과정(신문방송학) parkchangshin@hanmail.net

‘포식자’ 다음·네이버, 한국 미디어 시장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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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이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는 각 포털 사이트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노출돼 있다. 네이버·야후코리아·엠파스의 경우 검색창 바로 밑 오른쪽 중앙에, 다음과 네이트는 한복판에 뉴스 창이 마련돼 있다. 네이버의 지식검색, 다음의 이메일, 야후코리아의 채팅, 엠파스의 온라인 게임에 접근하기 위한 길목에도 여지없이 뉴스가 걸려 있다. 일례로 11월7일 페라리의 최고급 모델이 15억원에 판매됐다는 소식을 전한 기사는 엠파스 초기화면의 한쪽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포털 뉴스에선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일종의 ‘호객행위’가 활발하다. 자연히 제목은 자극적이다. 연예인, 성(性), 외모, 살인 등이 뉴스의 단골메뉴다. 포털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을 뉴스 콘텐츠로 유혹해 단 1초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가령 다음은 11월7일 밤 초기 화면 뉴스 창에 ‘슈퍼모델 1위 증명사진 화제’ ‘네티즌 감시 줄줄이 군 입대’ 등의 기사를 사진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같은 시각 야후코리아의 뉴스 창에는 ‘연예인들 성형공개 이유’ ‘장혁 주민번호 노출 물의’ ‘유진, 송혜교와 김정은 합성’ ‘예쁘면 용서?’라는 뉴스 제목이 도드라지게 올라 있었다.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예쁘면 용서?’를 클릭해보면 어이없게도 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방송사를 비판한 한 비평가의 글이 나온다. 이 경우 ‘미모가 전부인가?’라는 식의 제목이 적절할 텐데, 편집자는 엉뚱하게도 이를 ‘예쁘면 용서?’라고 표현했다.

포털 사이트의 초기 화면에 노출된 뉴스 제목은 대체로 흥미 위주이거나 엉뚱하다. 이는 포털이 추구하는 뉴스 서비스의 목적이 정보와 가치 제공이 아니라, 오로지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상업성’에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포털 뉴스를 ‘황색언론’ ‘저급한 저널리즘’이라고 단정하는 데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뉴스와 정보, 의견의 전달을 상품화하는 현대의 저널리즘 경향을 놓고 볼 때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만이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포털은 기존 언론의 권위주의적인 계몽 기능보다 합리적 대중성을 지향하면서 뉴스에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면도 많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뉴스의 능동성이 포털 미디어에서 훨씬 역동적으로 발휘됨으로써 뉴스에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도 한다.



또한 포털은 각 언론매체에서 공급받는 하루 수천 건의 기사를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편집자가 나름의 가치판단에 따라 크기를 정해 각각의 페이지에 노출시킴으로써 게이트 키핑 기능을 수행하는 면이 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도 언론 고유의 속보 전달과 감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점잖은’ 미국 포털과는 달라

한국언론재단의 초청으로 10월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강연한 미국 AOL(America Online)뉴스 게리 케벨 편집국장의 발언은 포털 미디어에 큰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뉴스도 저널리즘이다. 포털 사이트는 숙련된 저널리스트들이 뉴스의 취사선택 등 편집을 맡고 있으며, 언론으로서의 가치와 책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OL뉴스의 수익모델은 한국의 포털 사이트와는 판이하며, 포털의 뉴스 저널리즘에도 질적 차이가 있다. 케벨 편집국장의 말이다.

“AOL뉴스의 편집자들은 AP, 로이터, USA 투데이 닷컴, 워싱턴포스트 닷컴, CBS 닷컴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저널리스트들이다. 이들이 주요 페이지와 관련 섹션 페이지의 기사 발행을 맡고, 하단 페이지만 자동으로 편집한다. 특정 기사를 선정하고 강화해 독자가 다시 방문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9·11테러 등 큰 사건이 일어나면 독자는 일단 TV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한 뒤 곧바로 다른 매체로 옮겨간다. 휴대전화, 인스턴트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의견을 나누며 공동체 일원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과 이해를 구한다. 온라인 뉴스사이트는 한 곳에서 하나의 매체로 이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다.”

그는 또 “AOL뉴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AOL 회원들의 이용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협찬금, 광고, 프리미엄 콘텐츠 이용료로 구성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AOL뉴스는 AOL의 인터넷 접속서비스 가입자들이 내는 이용료를 기본적인 수익기반으로 하면서 광고 등의 부대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AOL뉴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선정성에 의존하지 않는다. 국내, 국제, 경제, 과학, 정부, 범죄, 정치, 오피니언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깊이 있는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24시간 실시간 속보성을 자랑한다.

반면 우리나라 포털 뉴스는 무료다. 유료 회원이 내는 이용료를 뉴스 서비스의 수익모델로 삼는 포털 뉴스 사이트는 없다. 뉴스 서비스의 주된 목적은 페이지뷰 증가를 통한 온라인 광고 및 상거래 수입의 확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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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창신 디지털타임스 기자, 한국외국어대 박사과정(신문방송학) parkchangsh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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