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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축’ 교토의정서 2월16일 발효

미·중 빠진 채 불안한 출발, ‘링거 주사’만으로 지구 살리기엔 역부족

  • 김수언 한국경제 사회부 기자 sookim@hankyung.com

‘온실가스 감축’ 교토의정서 2월16일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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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남아시아 지진해일의 충격파가 계속되는 2005년 벽두부터 전세계는 유례없는 기상이변에 휩싸여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느닷없는 폭설과 폭우가 쏟아졌고, 노르웨이 등 북부 유럽지역은 폭우와 강풍으로 교통이 마비됐을 뿐 아니라 산업생산에도 차질을 빚었다. 혹한이어야 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폭우로 도시 일부가 물에 잠겼고 체코 프라하에서는 1월 기온으로는 230년 만에 최고인 14℃를 기록하는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들은 모두 가속화하는 지구 온난화가 불러온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산업화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던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지구촌 이산화탄소 농도는 19세기 산업화 이전에 비해 무려 33%나 증가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이 급속히 늘면서 지구 평균기온은 20세기 100년 동안에만 0.6℃가 상승했다.

쉽게 생각하면 0.6℃ 정도는 별것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온 상승이 지난 1만년 동안 지구가 겪은 가장 큰 변화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 온도는 2100년이 되면 최소 1.4℃에서 최대 5.8℃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지금까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얼음 면적은 10%, 얼음 두께는 40%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다가 북극의 얼음은 앞으로 100년 이내에 50% 정도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산 정상의 얼음과 눈은 이미 80%가 사라졌고 2015년이 되면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지구 곳곳의 얼음이 녹으면서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해수면은 10~25cm 상승했고 앞으로 100년 뒤인 2100년에는 최대 88cm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표고가 낮은 국가가 수몰될 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제2의 빙하기’

지난해 2월 영국 주간지 ‘옵서버’는 미 국방부에서 작성한 ‘기후 변화로 인한 전지구적 재앙에 관한 보고서’ 내용을 보도해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이 보고서에는 “2007년까지 대형 폭풍이 유럽을 강타, 네덜란드 헤이그 등은 제방 붕괴로 수몰되어 사람이 살기 어려워지고 영국은 2010년부터 기온이 계속 떨어져 시베리아처럼 되는가 하면, 미국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 세계적인 식량난이 일어나며 나일강과 아마존강 일대에선 물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진다”는 가상 시나리오가 담겨 있었다. ‘옵서버’는 하나같이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지만 ‘앞으로 지구에서 발생할 개연성이 작지 않은 일들’이라고 소개했다.

독일 포츠담 기후충격연구소의 카를로 제이거 연구원은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구의 온도가 2℃ 상승하면 아마존의 열대 다우림 생태계가 붕괴되며 북극 만년설 해빙을 가속화해 전세계적인 해수면 상승은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이처럼 점증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각종 재앙의 위험을 줄여가기 위한 조치다. 2월16일 발효되는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를 줄여가기 위한 첫 번째 실천 계획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미국의 속셈, 중국의 계산

그러나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더라도 전지구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온실가스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심정적으로는 온난화 방지에 동의하더라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갑작스레 규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제발전을 희생할 국가는 지구촌에 단 한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당장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산업 피해 등을 이유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는 등 선진국조차 공조하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인도 등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는 후발 개발도상국도 감축 대상에서 빠져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교토의정서에 참가하지 않은 미국과 중국, 인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1년 기준으로 각각 세계 1위, 2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배출량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7%이고 중국은 13.2%, 인도는 4.4%에 달한다. 교토의정서 체제는 이처럼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국가들이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출범한다. 온실가스 감축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요인들 때문이다.

게다가 의무감축에 참여한 38개 선진국도 의무를 지키지 않더라도 직접적인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향후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탈퇴하는 국가가 나올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월러스 브로커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나서지만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이 다량의 온실가스를 뿜어낼 게 분명한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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