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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특강

어린이 경제교육 A to Z

통장 만들어 ‘금융개론’ 눈뜨고 주식투자로 ‘경영원론’ 익힌다

  • 이원재 휠리스쿨 원장 wjlee@filischool.co.kr

어린이 경제교육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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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이렇듯 절실한 데 비해 우리의 어린이 경제교육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초등학교의 사회과목 교사들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교사의 전문성에도 한계가 있고 교사용 통합 매뉴얼도 준비된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민간 경제교육기관을 통해 위탁교육을 하기도 하고, 일부 사설 교육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경제캠프를 개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교육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제교육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다. 중·고등학교 교과내용 중 경제 분야가 중학교 3학년 사회과목 2개 단원과 고등학교 1학년 사회과목 1개 단원에 불과해 경제교육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도 요구된다. 입시 위주의 교과목에만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경제체험교육을 통해 자녀에게 돈 관리 능력, 합리적 사고능력과 같은 평생의 자산을 길러주겠다는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청소년 경제 금융교육이 매우 앞서 나가 있다. 특히 미국은 1994년 경제교육을 학교교육의 핵심 9개 과목 중 하나로 설정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또 미국 의회는 2001년 조기금융교육법안을 제정, 초중등학생 금융교육에 5년간 5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서명한 ‘No Child Left Behind(어떤 어린이도 낙오자로 만들지 않는다)’ 법안은 학교에서 경제·금융·소비자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이 학교 수업시간에 모의주식투자를 하는 장면을 보면 더욱 놀랍다. 1977년에 도입된 주식시장게임(Stock Market Game)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연간 60만명 이상이 참여해 저축과 소비, 금리 등 경제와 금융의 기본개념을 익힌다.

조기 교육이 배출한 경제 대가들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5세부터 펀드매니저인 아버지에게서 주식과 채권 등에 대해 배우면서 경제와 금융의 세계에 일찍이 눈떴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왜 사람은 일을 해야 하는지, 또 자신의 월급은 얼마이며, 이중 얼마가 생활비로 지출되고 은행의 빚은 얼마이며 매달 얼마의 이자를 납부하는지를 가르쳤다.

그린스펀은 한때 음악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경제학을 전공해 결국 세계 최고의 경제전문가가 됐다. 그는 “돈에 관한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청소년들이 평생 후회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양한 현장체험은 훌륭한 경제교육의 마당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 최고경영자 잭 웰치는 열차 차장인 아버지의 권유로 어릴 때부터 골프장 캐디로 일했다. 거기서 그는 성공한 기업인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의존적이던 웰치의 성격도 이때부터 자립적으로 바뀌었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전설적 투자자 워렌 버핏은 11세에 아버지가 근무하던 증권사 객장에서 시세판 적는 일을 했으며 ‘시티 서비스’라는 주식을 매입, 주식투자를 비롯한 경제교육을 체험했다.

국내에서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생겨난 오해가 한 가지 있다. 경제교육이 아이들에게 돈을 벌거나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황금만능주의적 사고에 빠져들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그래서 경제교육을 통해 아이가 돈을 가까이 하기보다는 순수하고 청렴한 생각을 갖도록 키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아이가 현실 세계와 분리돼 있으며 부모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는 동안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돈과 경제에 대해 훨씬 현실적이다.

서울교대 부설초등학교 이인종 교장의 ‘초등 경제교육의 공교육화를 위한 심포지엄’ 주제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전교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생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2%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돈이 많아야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58%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돈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이 매우 현실 지향적임을 알려준다.

성교육 한번 하지 않고 쉬쉬하다가 청소년들을 그릇된 성관념에 빠져들게 한 것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경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돈의 가치와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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