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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특무대 ‘북파 공작’ 기억해달라”

아흔 살 老兵들의 외침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90특무대 ‘북파 공작’ 기억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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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6·25전쟁 때 38선 以北에서 첩보 수집
  • ● 1965년 황해도 연백 침투 납치 공작
  • ● 월남 파병 때 北 사리원비행장 감시
  • ● 실미도 사건 거치면서 자료 소각·인멸돼
“90특무대 ‘북파 공작’  기억해달라”

1971년 8월 23일 실미도를 탈출한 북파공작원들이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서 포위망이 압축되자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동아일보]

1965년 10월 29일 서해 NLL(북방한계선) 이북(以北) 수역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북한군 20여 명이 남측 어선 5척(영미호·영락호·승리호·용복호·칠복호)을 향해 기관단총 사격을 개시했다. 영락호, 영미호에서 M1소총으로 응사(應射)했다.

그해 10월 31일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10월 29일 오후 4시 25분쯤 강화군 함박도 근해 개펄에서 조개잡이 하던 어부 232명이 무장한 북괴군 20여 명의 공격을 받아 그중 97명이 납치되고 135명이 무사히 탈출했다.”

동아일보는 이튿날(11월 1일자) ‘잔인한 붉은 만행…분노의 개펄 100리’ 제하 상보를 실으면서 “어부 232명이 공격을 받아 112명이 납북됐다”고 앞선 조선일보 보도 내용을 정정했다. 

“이번 사건은 북괴의 만행이 가장 큰 원인인 것은 물론이지만 섬 주민의 가난한 약점을 이용해 돈벌이에 눈이 어둔 선주가 어로 금지 구역에 출어시킨 무모한 처사를 꼽지 않을 수 없다.”(동아일보 11월 1일자)

납북 어부들은 그해 11월 21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다. “감시의 눈총 속에 낮에는 교양강좌를 듣고 밤에는 억지구경”을 했다고 한다. 1965년 늦가을, 어부 납북 사건의 ‘기록된 역사’는 여기까지다.

정영훈(87·예비역 대위) 공군정보전우회 간사는 안개가 자욱하던 그날 영락호에서 북한군을 향해 대응사격을 했다. 영락호, 영미호를 그가 지켰다. 1965년 10월 29일 NLL 이북 수역에선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국가가 지워버린 軍人

“90특무대 ‘북파 공작’  기억해달라”

태극기가 표시된 서해 섬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전까지 국군과 유엔군이 점령한 지역이다.

북파공작원은 국가가 지워버린 군인이다. 1999년부터 전직 부대원 및 유가족 증언이 나오면서 실체가 알려졌다. 정부가 그들의 존재를 인정한 때는 2003년. 이듬해 영화 ‘실미도’ 덕분에 대중에 환기(喚起)됐으며 국회는 ‘특수임무 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정부 공식 보고에 따르면 6·25전쟁 때부터 1만3000명을 양성했고 그중 7726명이 임무 수행, 훈련 과정에서 죽었다. 군사기밀이란 네 글자에 숨어 오랫동안 잊혔으되 베트남전쟁 때 국군 전사자(5066명)보다 많은 이가 북파공작에 동원돼 사망한 것이다.
 
2014년 11월 현재 육군 6030명, 해군 1243명, 공군 398명이 ‘특수임무 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국가 보상을 요구했다. 육군·해군은 신청자 대부분이 보상받았으나 공군은 신청자도 적고 인정받은 이도 소수다. 1971년 실미도 사건 때 기록이 소각·인멸된 탓이다. 정영훈 간사가 국가유공자증서를 받은 것은 2008년 9월 29일이다. 78세가 돼서야 조국을 위한 헌신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 직인이 찍힌 국가유공자증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은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 위에 이룩된 것이므로 이를 애국정신의 귀감으로서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해 이 증서를 드립니다.”

북파 공작은 1945년 분단 직후 시작됐다. 미군 극동군사령부 소속 첩보부대 KLO(Korea Liaison Office)와 민간 유격대가 38선 이북으로 넘어가 공작을 벌였다. 1·4후퇴 이후 본격화한 북파 공작에서 북한에 침투해 활약한 이들은 대부분 비(非)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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