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호

단식,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

알고 하면 藥, 모르고 하면 毒

  • 글: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입력2005-04-25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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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율 스님의 100일 단식 이후 새삼 단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율 스님은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단식을 했지만, 일반인은 질병 치료를 위해, 다이어트를 위해, 건강증진을 위해 단식을 시도한다.
    • 그래서 요즘은 ‘웰빙 단식’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단식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단식,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

    일러스트 임혜경

    지율 스님의 100일 단식은 그 본질에서 벗어나 과연 인간이 100일이나 먹지 않고 버틸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정확한 단식 일수와 그 기간의 행적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서 네티즌의 손끝이 뜨거워졌다.

    ‘100일을 굶고도 살았다는 건 해외 토픽감이다. 그런 거짓말이 통하다니 참 웃기는 나라다.’ ‘이미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던 지율 스님이 단식을 그친 뒤 곧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은 것이 의심스럽다. 혹 병원에 가면 그의 말대로 물과 소금만 섭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그런 게 아닐까?’….

    이에 정토회 법륜 스님은 “단식은 시간이 갈수록 견딜 만하다. 나도 3주 동안 물만 먹고 단식한 적이 있다. 우유나 음료수를 마시면 100일까지도 단식할 수 있다”고 했다. 지율 스님이 정토회에 머무는 동안 법륜 스님도 21일 동안 단식을 했다.

    “단식이 길어지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게 된다. 따라서 에너지를 더 적게 소모하고 몸무게도 단식 초기에 비해 덜 빠진다. 추위로 인한 체온 손실을 막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화를 내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데, 평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에 믿음이 강한 지율 스님은 마음을 잘 다스려 에너지 손실을 막았을 것이다. 또 참선을 오래한 사람들은 단식할 때 절대 자리에 눕지 않고 정신을 차리고 앉아서 명상하는데, 그러면 에너지 소모가 준다. 지율 스님은 여러 차례 단식을 통해 몸 관리를 잘 해왔다. 단식하는 내내 따뜻한 물을 마셔 체온유지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덜 소모되지 않았나 싶다.”

    지율 스님 단식의 비밀



    지율 스님이 단식을 끝낸 직후 스님을 진찰한 한의사는 100일 단식이 가능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겨울이라 단식에 유리했을 것이다. 곰이 수개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동면에 들어가듯 같은 포유류인 인간의 몸에도 유사한 유전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여성이라는 점도 단식에 유리하다. 보통 30일간 단식하면 배 근육이 빠지고 그 이상 단식하면 장기의 영양분이 빠지는데, 여성은 장기가 손상되기 전에 자궁의 영양분이 먼저 빠지기 때문에 남자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또 진맥을 해보니 지율 스님은 다른 사람에 비해 기가 좀 센 편이었다. 이 또한 오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라 생각한다. 한의학에서 기가 세다는 것은 기운이 강하고 생명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정토회 관계자는 ‘지율 스님이 8일간 잠적했을 때 무언가 먹지 않았을까’ 하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단식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장기간 굶다가 갑자기 음식을 먹으면 매우 위험하다는 것.

    단식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 기간 일체의 또는 특정 음식물을 먹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이번 ‘100일 단식’을 둘러싼 논란은 단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흔히 사람들은 단식이라면 무조건 굶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단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식사를 일절 하지 않는 종교적 행위 차원의 금식, 일정 기간만 식사를 금하는 단식, 음식물을 절제하는 절식을 포괄해 모두 ‘단식’이라 부른다. 단식의 방법에도 생수 단식, 한천 단식, 장국 단식, 효소 단식, 주스 단식, 야채 단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이나 힌두교의 제사, 가톨릭의 미사 전례에 참석하기 전에 하는 종교적 단식은 그 기원이 오래다. 단식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인 식욕을 누르고 정신집중을 함으로써 높은 종교적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해 수도(修道)의 한 형태로 행해져왔다. 불가에서 용맹정진 때 수행을 위해 단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비만해소, 피부미용에 효과적

    단식은 치료 목적으로도 활용돼왔다. 단식과 관련된 의학적 연구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890년 이탈리아 로마대 생리학과 루시아니 교수가 20∼40일 동안 단식한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것이 최초다. 1934년 일본 오사카대 의학부는 단식 치료법을 내놓았고, 미국의 맥 소이 박사는 단식과 건강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이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질병치료에 단식이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현재는 대체의학요법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단식,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

    지율 스님의 100일 단식 이후 단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체중조절이나 질병치료를 위해 단식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반인은 대개 숙변 제거와 다이어트 등의 목적으로 단식을 한다. 실제로 단식은 몸과 마음에 조화를 가져다준다. 전문가들은 단식을 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평온해지며 이해심과 인내심 또한 커져 욕망을 억제하는 힘이 생긴다고 말한다. 한국대체의학회 회장인 오홍근 전주대학교 의생명환경대 교수의 설명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긍정적 사고를 갖고 단식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특정한 목적, 즉 투쟁수단 등 마음에 분노나 화를 품은 채 단식을 하면 오히려 인체의 면역체계가 손상돼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단식의 효과를 입증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진행돼 그 성과가 축적돼 있다. 생쥐실험을 통해 연구한 결과 일정 기간 단식한 쥐는 계속 음식물을 섭취한 쥐보다 활동성이 강하고 미로를 찾아가는 두뇌작용도 더욱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단식의 효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오홍근 교수의 설명.

    “심리적으로 근심을 동반하는 불안도가 훨씬 낮아지면서 안정감을 갖게 되고 생리적으로도 면역력이 질병에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단식을 해온 사람의 수명이 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단식의 주기가 짧고 기간이 길어지면 인체에 해가 된다. 단식기간은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정해야 한다.”

    또한 단식은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비만해소나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적으로 볼 때 단식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질병은 만성위장병, 신장염, 심혈관계 장애, 갱년기 장애, 당뇨병, 비만증, 만성피부병, 류머티스 관절염, 알레르기성 질환, 신경증, 천식, 불면증, 두통 등이 있다.

    반면 진행성 결핵을 앓고 있거나 말기암 등 악성 종양이 있는 환자, 심한 위궤양을 앓거나 수술을 요하는 환자, 정신병 환자, 패혈증 환자, 전염병 환자, 그리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절대 단식을 하면 안 된다. 이때는 단식이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키고 생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질병을 치료하거나 이상 증상을 호전시킬 목적으로 단식을 할 경우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는 일반인도 사전 건강검진을 통해 몸에 이상이 없는지 면밀히 알아본 후 단식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시중에는 단식에 대한 서적들이 넘쳐나고 관련 인터넷 사이트도 수백개에 달한다. 한방 단식, 다이어트 단식, 명상 단식 등 단식 방법도 다양하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갖가지 단식법을 혼합하면 오히려 혼란이 생기고 실패할 확률이 높다. 가장 충실하고 자신에게 맞는 단식법 하나를 택해 실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3년 전 단식을 시작한 (주)한진 김종수 상무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단식을 할 계획이다.

    “어느 날 나 자신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언가 변화를 모색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극기를 통한 정신수련으로 새로운 내 모습을 창조하고 싶었다. 다시 말해 몸과 정신의 숙변을 함께 제거하기 위해 단식을 하게 됐다. 40대에 접어들면서 노화현상을 실감한 것도 단식의 계기가 됐다.”

    그는 여러 자료를 섭렵한 끝에 ‘다카하시식 단식’을 선택했다. 이 방법은 질병 치유 목적이 아닌 건강 단식법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혼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식에 앞서 그는 술과 담배를 끊고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1주일 동안 감식(減食) 단계에 돌입했다. 매끼 식사량을 8분의 1씩 줄여나가면서 본단식(금식)에 대비한 것.

    “식사량을 8분의 1로 줄이자 처음에는 엄청난 허기를 느꼈다. 아마 앞으로 양을 더 줄여 마침내 굶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허기를 부추긴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금식에 들어가니 오히려 배고픈 증상이 사라졌다. 금식기간 1주일 동안 물과 감잎차를 마셨다. 감잎차는 비타민C가 풍부해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마신다. 단식하는 동안 직장을 정상적으로 다니는 것은 물론 평소 해오던 1시간씩 달리기도 빼먹지 않았다. 물론 단식 막바지에는 기운이 없어 운동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단식을 마칠 수 있었다. 매일 단식 일기를 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단식하는 동안 그는 숙변 제거를 위해 약국에서 구입한 수산화마그네슘 제제를 먹었다. 한 번에 5∼10알씩 5일 복용했는데, 금식이 끝난 바로 다음날부터 숙변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날 하루에 대변을 네 번 봤는데, 냄새가 지독하고 색깔이 검었으며 끈적끈적한 점성을 띠고 있었다.

    금식이 끝난 후 일주일의 보식기간에는 미음에서 시작해 야채, 죽, 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거쳤다.

    “보식 초기에는 미음을 티스푼으로 두세 숟가락 먹었다. 또 손톱만한 크기로 잘게 자른 생두부 몇 쪽과 야채 몇 조각, 멸치 네 마리를 먹었는데, 그 맛을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평소 느껴보지 못한 음식 본래의 맛, 그 진수를 맛보는 것 같았다. 덕분에 좋아하던 육류를 줄이고 채소류 위주의 식사를 하는 등 식습관도 바뀌었다.

    이메일로 국내외의 친구 60여 명에게 단식일지를 보냈는데, 다들 대단하다고 격려해줬다. 몸보신하라며 뉴질랜드에서 녹용을 보내준 친구도 있었다. 참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매너리즘이 날아가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단식하는 동안 동료들은 내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고 했다. 지난해 말 임원으로 승진한 것도 단식 덕분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2년에 한 번씩 단식을 할 계획이다.”

    철저한 사전준비와 비교적 안전한 단식법을 택해 ‘나홀로 단식’에 성공한 김씨는 단식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 가뿐하고 정신이 맑아진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몸 청소 통해 자연치유력 높여

    이처럼 단식이 인체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원리는 무엇일까. 우선 몸 속에 축적된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있다. 인체는 원래 음식물을 먹고 배출하는 메커니즘이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오염된 대기나 음식물로 인해 각종 유해물질이 몸 속으로 들어와 축적되면 배설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그러면 인체는 산화되고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며 노화도 빨라진다. 하지만 일정기간 음식물을 먹지 않으면 몸이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 몸 속의 영양분을 쓰면서 그동안 쌓인 유해물질 등 노폐물을 세포나 대소변을 통해 밖으로 내보낸다. 한마디로 몸 속을 청소해 질병에 대한 자연치유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십수년 동안 기공수련과 무병장수하는 건강한 삶에 대해 연구해온 기림산방 김종수 원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총 800일이 넘는 단식을 했다. 그는 단식이 우리 몸에서 ‘적(?)’을 빼낸다고 말한다.

    “사람은 몸이 따뜻하고 머리가 차가워야 건강하다. 그런데 스트레스 등으로 머리가 뜨거워지고 몸이 차가워지면 인체의 균형을 잃어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적’은 머리에 있어야 할 차가운 기운이 몸으로 내려와 쌓이면서 굳어진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적을 빼내는 데 단식이 효과적이다. 단식은 반드시 심호흡과 함께 해야 한다. 숨을 깊게, 신장과 방광 요도까지 숨기운을 불어넣는다는 생각으로 깊게 들이마셨다 내쉬면 적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적이 쌓여 있는 곳에서 호흡이 막히지만, 단식하는 동안 꾸준히 심호흡을 하면 적이 풀리면서 깊은 호흡이 가능해진다.”

    단식기간에는 차가운 생수 대신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고 염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따뜻한 물이나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에너지 손실도 덜어주기 때문. 또 따뜻한 물을 마시면 배고픈 증상도 없어지고 몸이 편안해지며 단식기간 빠진 살이 다시 붙는 요요현상도 막아준다. 염분은 살균과 순환,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체내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고 신진대사와 호르몬 분비 등 각종 체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또 굳어 있던 각종 세포를 분해해 적을 풀어주는 작용도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의 ‘따뜻한 물 단식’은 체험을 통해 얻어진 것이다. 대학시절부터 암벽 등반가로 활동하며 건강을 자신했던 그는 직장생활을 하던 중 위 천공 진단을 받았다.

    “위와 장에 좋다는 약을 죄다 구해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 60세 할머니가 단식을 한 뒤 생리를 다시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20여 일 동안 생수 단식을 했다. 몸은 가뿐해졌지만 배가 사르르 아픈 증상이 오랫동안 계속됐다.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가면서 따뜻한 물 단식법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감식→본단식→보식 순으로

    최근 4개월 동안 1주일씩 세 차례 단식을 했다는 자연치유대학(성은의료재단 부설 대안대학) 김희대 교수는 “따뜻한 물은 우리 몸의 기운을 돌려주기 때문에 금식기간에 따뜻한 물을 마시면 몸이 훨씬 가볍게 느껴지고 에너지 소모도 적다”고 귀띔했다. 몸 속 청소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다는 것.

    단식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봄과 가을이다. 단식기간은 직장인의 경우 주말을 이용한 2∼3일, 길어도 7∼10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의학적으로 안전한 단식 기간은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대략 1주일이다.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 수명을 다하고 죽기까지의 기간이 1주일인 데 근거를 두고 있다. 다만 만성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단식할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라 10∼14일 동안 할 수 있다. 적정기간을 넘어서는 과도한 단식은 간 등 장기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만 수련이나 수행을 통해 몸이 단련된 사람이라면 일반인에 비해 더 오랫동안 단식할 수 있다.

    건강에 무리 없이 단식하려면 3단계를 거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선 금식 전 평소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감식단계(2∼3일)를 거쳐 본단식(7∼10일)에 들어가고 이후 본단식 기간만큼의 보식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히 단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평상시와 같이 식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몸의 모든 장기와 세포가 단식에 적응하면서 최소한의 활동으로 위축되어 있기 때문. 따라서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음식물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미처 적응하지 못한다. 보식은 미음으로 시작해 유동식(죽)을 거쳐 고형식(밥)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3단계 단식에 앞서 준비기간도 필요하다. 단식의 구체적 목적을 정하는 것이 첫째다. 단식기간에 찾아오는 가장 강렬한 유혹은 음식에 대한 욕구다. 이때 확고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없으면 단식을 포기하기 쉽다. 그 다음엔 단식 계획을 미리 짜둬야 한다. 단계별로 시기를 정하고 매일의 운동시간과 운동량을 체크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요령과 금기사항 등을 알아둔다. 또 단식 1∼2주일 전부터는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술과 담배를 끊는 것이 좋다. 단식기간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일상 활동을 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땀을 많이 흘려 체력소모를 촉진하는 활동은 금물. 물은 하루 2ℓ 정도로 충분히 마신다. 단식기간에도 물은 반드시 마셔야 하는데, 인체의 70%를 수분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영양소 섭취를 위해 종합 비타민제를 먹는 것도 좋다.

    숙변제거제 남용 말아야

    그런데 오홍근 교수는 단식기간에 숙변을 제거하기 위해 수산화마그네슘 제제를 과다하게, 상습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고 경고했다. 이를 남용하면 위벽이 깎여 헐고 장 점막을 자극해 장이 예민해지며 장내 정상세균까지 쓸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숙변 제거를 위해 효소나 죽염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단식을 하면서 주의할 점은 체중과 맥박, 혈압을 매일 재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단식의 일반적인 증상으로 처음 2∼3일은 기아감이나 설태 현상과 함께 특유의 몸 냄새, 어지럼증이 동반되며 소변색이 짙어진다. 4∼5일이 지나면 다시 소변색이 맑아지고 특유의 악취가 사라지며 숙변이 나오기 시작한다.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불안감이 나타나고 몸에 발진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사라진다.

    그러나 심한 손떨림, 현기증, 지속적인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계속되는 설사, 집중력 감퇴,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로부터 조치를 받아야 한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단식 중 혈압이 떨어져 심근무력증이 올 수 있고 심하면 심부전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단식은 건강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단식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철저한 준비 끝에 단식을 해야 몸에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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