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호

몸과 증상에 맞는 치료법 선택하라

[PART 2] 베스트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발기부전의 모든 것

  • 글: 최형기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입력2005-04-26 1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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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상에 만병통치의 치료법은 없다. 몸 상태와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빠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임상사례로 살펴본 발기부전 치료법의 모든 것.
    ‘뛰어라, 모두 해결된다. 뛰어라, 뛴 만큼 강해진다. 규칙적인 운동은 최고의 정력제!’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 가면 희한한 조각상이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올림픽 스타디움 안에 인물 석상이 하나 놓여 있는데, 앞뒷면의 두 남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모습에 그만 놀라게 된다. 앞쪽의 젊은 남자, 하지만 그의 음경은 축 처져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뒤쪽으로 돌아보면 빳빳하게 세운 음경을 드러낸 채 젊음을 과시하고 있는 노인의 모습이 가관이다.

    운동과 섹스의 관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즉 젊은이라도 운동을 게을리하면 노인만 못하고, 아무리 나이가 들었을지라도 운동으로 몸을 잘 가꾸면 젊은 사람 부럽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욕이 감퇴하면 사람들은 으레 보약이나 정력식품을 찾는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정력제보다 더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왜 섹스가 강해질까. 운동으로 혈행이 촉진되면 신진대사가 좋아지고, 성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성욕도 증진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 촉진, 체중 조절, 근력 강화, 지구력 증강, 혈청 지방 및 콜레스테롤 저하, 혈압 조절 등을 유도하고, 아울러 엔도르핀을 다량 생산해 불안·초조 등의 스트레스를 물리친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의한 일시적 성기능 장애는 운동으로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심폐기능을 강화해주는 운동은 다 좋으며, 축구·농구·테니스 등 뛰는 운동은 하체를 단련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춤으로써 성 기능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크다.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라면 심리요법과 함께 운동을 제일 먼저 권한다.

    회음부(음경과 항문 사이) 근육을 강화해주는 운동 종목으로는 태권도·수영·체조·골프·등산 등이 대표적이다. 발기시 딱딱해지는 것은 음경해면체의 내압이 혈압보다 두 배 이상 높기 때문이며, 이 과정은 주로 회음부 근육의 수축에 의해 일어난다.

    기질성 발기부전 치료 사례

    ① 발기부전 치료제 요법

    얼마 전 젊은 남녀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결혼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부부였다. 그런데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활기차고 행복해야 할 그들의 얼굴에 그늘이 보였다. 이유는 바로 성문제였다. 안타깝게도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것이다.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눈이 예쁜 신부는 옆에 앉은 남편의 기색을 살피느라 초조해했다. 남편의 기분을 헤아리는 마음일 것이다. 남편 또한 아내의 손을 꼭 쥔 채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들을 보는 필자의 마음까지 안타까웠다.

    우선 부인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신세대 부부여서 그런지 처음부터 성에 대해 비교적 거리낌없이 말했다. 두 사람은 문제를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쓴 모양이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약물 치료까지 해보았으나 단 한 번도 삽입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편의 성기능에 대한 검사를 해보았다. 1차로 비디오테이프를 틀어놓고 성적 자극을 준 후 성반응을 보니 발기가 유지되지 못하고 매우 불안정했다.

    이번엔 비아그라 25mg을 복용케 하고 40분 후에 에스에스-페노그램(SS-Penogram : 발기상태의 변화를 측정하는 진단법)으로 관찰한 결과, 혈류 및 발기 현상이 아주 좋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그 젊은 부부에게 비아그라를 처방한 1주일 후 부부가 환한 얼굴로 다시 찾아왔다. 처음으로 성관계에 성공했다며 무척 고마워했다.

    “행복을 놓치고 지낼 뻔했습니다. 어쩌면 불행했을지도 모르지요. 계속 그랬다면….” 남편은 그렇게 말하고 씩 웃었다.

    맞는 얘기다. 부부에게 섹스의 가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부부 싸움이 칼로 물 베기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발기장애가 나타나면 우리 몸 어딘가에 ‘병’이 생겼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몸의 다른 부위에 생기는 병과 마찬가지로 인식해야 한다. 당연히 혼자 고민하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로 남몰래 고통받고 있는 환자가 국내에 150만∼200만명, 전세계적으로는 1억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몸과 증상에 맞는 치료법 선택하라

    발기촉진 주사제 ‘카버젝트.’

    이제까지 성기능 장애는 생명과 관계가 없으므로 병으로 생각지 않았으나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의 출현으로 그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성 건강을 필수적인 인간의 기본권리라고 선언하게 되었다.

    때로는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환자도 있다. 6년 전 발기부전으로 보형물 삽입수술을 받은 K씨(48)가 필자를 찾아왔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잘 사용하고 계십니까?”

    “덕분에 잘 지냅니다. 그런데 더 크고 굵게 할 수는 없을까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크게 하는 수술은 별 도움이 안 되고 위험성만 높아집니다. 그대로 지내는 게 좋겠는데요.”

    “그럼 선생님, 비아그라를 먹어도 될까요?”

    “글쎄, 먹어도 되지만 효과는 없을 텐데…한번 복용해보시겠어요?”

    며칠 후 K씨가 그야말로 환한 얼굴로 다시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아유! 발기가 잘 되어 훨씬 좋은데요. 또 새롭게 삽니다. 하하.”

    필자 역시 몹시 반가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보형물을 삽입한 상태에서도 음경해면체의 조직은 옆으로 늘려 있어 제 기능이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니 약을 먹으면 발기가 잘 되고 더 굵어진다. 유지되지 못하는 것은 보형물로 받쳐주고, 발기가 잘 되어 더 굵어지니 약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은 것이다. 그때까지 필자도 모르던 사실을 환자를 통해 배우는 순간이었다.

    비아그라 이후 출시된 시알리스는 작용시간이 36시간 이상이라 주말에 먹으면 아무 때나 성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weekend pill’로 홍보하고 있으며, 레비트라는 단단한 발기를 장점으로 꼽으며 서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환자마다 이 세 가지 약물에 대한 반응 및 선호도가 다르므로 각자에 맞는 약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② 자가주사 요법

    진료를 하다보면 메스나 주사기보다 커피잔을 들고 환자를 만나야 할 때가 더 많다.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특히 임포텐츠인 경우 환자를 정신적으로 편안하게 해주고, 그들의 솔직한 심정을 듣고 이해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넘도록 환자의 상태와 변화를 주시한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무리 노련한 의술과 첨단 의학이 뒷받침된다 해도 환자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없다.

    K사장(49)이 12세 아래인 여교수와 재혼한 것은 1년 전. 점잖다 못해 어눌해 보이는 그에 비해 부인은 성격도 명랑하고 스포츠라면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매사에 ‘튀는’ 여성이었다. 스피디한 인상이 마음에 들어 간절히 구혼의 뜻을 밝혔다는 K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아내가 너무 강해요.”

    단순히 성적으로만 강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남편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밀고나가는 스타일이어서 때론 그녀의 저돌적인 태도가 힘겨웠고, 이를 불만스러워하면 부인은 ‘나이 든 영감’이라며 등을 돌리는 바람에 날로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호소했다.

    “나는 늘 당황했습니다. 사고나 행동양식이야 세대차로 돌려버리면 되지만, 잠자리만큼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은 연령, 교제기간, 체력, 건강상태, 생활환경 등 다양하며, 또한 순간의 컨디션에 따라 개인차가 커서 분명한 조건을 제시하기란 어렵다. 또 성교 시작부터 오르가슴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이 같은 사랑의 조건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에 따라 ‘변강쇠’도 되고 ‘작은 고추’도 된다.

    K사장 역시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보통 남자였다. 하지만 그는 수심에 잠겨 이렇게 고백했다.

    “동료들 사이에선 아직도 청년 같다는 소리를 듣는데, 아내 앞에서는 왜 그렇게 작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에게 말못하고 몰래 찾아온 병원. 행여 들킬까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큰 수술은 못하겠는데, 임포텐츠로부터 해방되는 묘안이 없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그의 증상은 중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발기는 되는데 그 상태가 상대가 원하는 만큼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다.

    그는 한마디로 시간을 더는 허비하고 싶지 않다면서 확실한 대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성욕을 높인다는 씨앗을 가루 내어 꿀에 타 먹어보기도 하고, 갖은 약재를 고아 만든 정력제를 아침저녁으로 먹는 등 공을 들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욕이 감퇴한다는 말을 듣고 주말이면 낚시를 즐기며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발기부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백약이 무효였다. 그렇다고 막연히 정신력으로 버티기에는 자신이 역부족임을 깨닫게 됐다는 그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아내를 일방적으로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죠. 이제라도 아내에게 사랑받는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는 신체적 무리가 없고 부작용만 없다면 어떤 수술이나 주사요법도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호소했다. 자가주사 요법은 일정량의 발기촉진제를 의사 지시에 따라 환자 자신이 직접 투여하는 것을 말한다(발기촉진 자가주사제는 전문의의 지시가 없이는 절대 투여할 수 없게 돼 있다). 3∼4회 투여로 장애를 쉽게 극복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중도에서 포기하고 수술을 받는 환자도 있다.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의사 지시를 잘 따라 10여 년간 아무 탈없이 사용하는 환자도 있다.

    세계 최초로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발기촉진 주사제는 미국의 업존사가 개발한 ‘카버젝트(Caverject)’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탠드로’라는 세 가지 복합 혈관확장제가 등장해 임상에 쓰이고 있다.

    발기촉진제는 환자 체질에 따라 투여량이 달라 사용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과다투여했을 때의 부작용이다. 처음으로 주사를 맞으면 발기 반응이 즉각 나타나는 것이 너무 신기한 나머지 정량을 무시하는 실수를 적잖이 범한다. 하지만 매월 한두 차례 사용법을 잘 지켜 투여하면 10년 이상 치료 효험을 보며 발기장애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연히 아내 탓을 하며 살았어요. 모처럼 쾌감을 얻고 나니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자신감이 생기네요. 하는 일에도 의욕이 넘치고요.”

    주사요법은 K사장에게 계속 효과를 보였다. 의사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 속시원했던지 두번 세번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그의 표정이 달라졌고, 자가주사기를 간헐적으로 사용하면서부터 더욱 자신감을 갖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사기마저 필요없게 됐다.

    “서랍에 주사기가 있다는 생각만 해도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믿는 구석이 생긴 것이다. ‘정 안 되면 주사기가 있으니까’ 하는 생각에 겁도 안 나고 불안하지도 않더라는 얘기다. 결국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은 K사장을 바라보며 ‘고민이 있다면 정면승부하라, 문제는 반드시 해결의 열쇠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③보형물 삽입수술

    심인성 성기능 장애 환자라면 1차적으로 심리치료나 약물에 의존하면 되겠지만, 기질적 원인으로 장애를 겪는 환자는 문제가 다르다. 기질적 장애는 사고에 의한 외상이나 과음, 혈관신경 장애, 성인병, 약물 남용 등 여러 요인으로 성 트러블이 생긴 경우다.

    동맥경화나 외상 등으로 혈관이 막혀 성 기능을 상실한 환자라면 대개 미세혈관 재활수술 등 외과적 시술과 해면체 부위에 혈관 확장제를 주입하거나 특수 화학제로 만든 보형물을 음경 내에 직접 삽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보형물 삽입수술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옛날엔 늑골 속의 연골을 연필 크기만하게 다듬어서 음경 속에 이식했다고 한다. 이것이 초기의 보형물 수술이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보형물 삽입이란 음경 속에 인공의 뼈를 넣는 것이다. 여기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 같은 유래가 있다. 잠깐 동물의 세계로 떠나보자.

    개나 너구리, 고래, 다람쥐 같은 몇몇 포유동물의 음경 속에는 사람과 달리 뼈(연골)가 들어 있다. 그래서 항상 음경이 딱딱하게 굳어 있고, 따라서 평생 발기부전을 모르는 채 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이에 착상해 인간에게 시도한 것이 보형물 삽입수술의 기원이다.

    하지만 늑골에서 떼어낸 연골은 쉬 녹아버리는 데다 흐느적대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그후 1952년부터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아크릴과 폴리에틸렌, 실리콘 같은 보형물 재질이 개발되면서 삽입수술은 활기를 띠게 됐다.

    처음에는 실리콘으로 만든 가늘고 긴 막대를 음경의 해면체 사이에 집어넣었으나, 최근에는 양쪽 해면체 속에 쌍으로 삽입하여 밸런스를 유지하는 등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성의 도구로 제자리를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따랐다.

    몸과 증상에 맞는 치료법 선택하라

    발기부전 증상이 있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는 ‘콤비 수술’이 적합하다.(사진은 기사 내용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삽입수술로 발기부전이 해결된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밤이나 낮이나 그곳이 늘 발기상태로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한 것이 팽창성 보형물이다.

    음경해면체 속에 2개의 원통형 실린더가 들어가고 용액 저장주머니는 방광 옆부분에, 발기를 유도하는 조절 펌프는 음낭 속에 위치하는 구조다. 그러니까 음낭 속의 조절 펌프를 눌러주면 용액 저장주머니 안에 가득 차 있던 액체가 실린더 속의 팽창실로 흘러들어가면서 발기상태가 되는 것이다. 마침내 행위가 끝나 다시 음낭 펌프의 이완밸브를 눌러주면 실린더의 용액이 저장주머니로 역류하기 때문에 음경은 줄어들면서 원래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3개의 조각으로 되어 있어 ‘세 조각 팽창형’이라 불리는 이 보형물은 자연 발기에 가장 가깝고, 두께와 길이가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자신의 본래 성기와 크기가 비슷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경기에도 불편함이 없고, 목욕탕에서든 수영장에서든 전문가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표시가 나지 않는다.

    한번은 산부인과 P교수를 수술실에서 만났다. 얼떨결에 수술 광경을 목격한 그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닥터 최, 지금 무슨 수술을 하고 있나요?”

    “집을 짓고 있어요. 헌집을 새집으로….”

    “아, 정력에 좋다는 그 두꺼비집 말인가요? 요즘은 두꺼비집이 전천후 폭격기로 바뀌었나 보죠. 잘못하면 여러 사람 잡겠네!”

    ④ 전립선 비대증과 ‘콤비수술’

    “소변이 시원치 않고…발기도 잘 안 되는데요….”

    “그동안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처음에 소변이 잘 안 나와 동네병원에서 약물치료를 1년 넘게 받았고, 발기도 잘 안 돼서 비아그라를 먹었습니다. 처음엔 효과가 좋더니 이젠 약으로도 점점 힘들어집니다.”

    62세의 M씨는 10년 전부터 지병인 당뇨병으로 인해 치료 중이며 상처(喪妻) 후 재혼을 앞두고 이러한 고민으로 찾아왔다. 전립선 초음파검사 및 음경 도플러 혈류검사를 해보니 전립선이 두 배 이상 커져 있었고, 음경의 혈류반응도 당뇨 합병증으로 심하게 줄어든 발기부전으로 진단됐다.

    “소변문제와 발기문제 중 어느 게 더 급합니까?”

    “발기문제가 더 중요한데 둘 다 한번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까? 애들한테 말하기도 곤란해서….”

    20여 년간 발기부전 환자들을 치료하다보니 보형물 삽입수술을 받고 10여 년이 지난 환자가 점점 늘어난다. 그러니 발기문제는 해소됐으나 소변이 시원하지 않게 나오는 환자도 점점 늘어난다.

    이런 환자들에서 전립선 비대증이 생긴 경우, 팽창형 보형물을 삽입한 환자의 경우는 요도를 통해 전립선을 깎아내는 시술을 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으나 굴곡형으로 영구 발기상태의 환자들에게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러한 환자들의 요구에 의해 고안된 것이 최근 인기리에 시술되고 있는 ‘콤비수술’이다. 갱년기에 들어서면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여러 가지 성인병이 발생하면서 전립선 문제와 성기능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환자들을 접하면 보통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하고, 2차로 발기부전 수술을 받으라고 권한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전립선 수술은 그런대로 가족이나 주위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으나 발기부전 수술은 무슨 큰 죄라도 지은 것 같이 가족이나 주위에 말하기 부끄러워 혼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것이다. 또한 두 번씩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니 여러 가지 고민이 생긴다.

    이들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콤비수술’은 두 수술을 동시에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고민을 일거에 해소해준다. 중요한 두 수술을 한 번에 하는 부담이 있을 수도 있으나, 우선 정신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며느리와 손자들의 위로를 받으며 시술을 받고 회복시간도 비슷하므로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초기에는 요도를 통한 절제수술을 먼저 하고 바로 보형물 삽입수술을 했으나, 최근에는 보형물 삽입수술을 먼저 하는 것이 더 안전하여 이 순서를 권하는 추세다. 남성갱년기에 콤비수술을 받고 멋진 콤비 옷을 맞춰 입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것도 멋있지 않은가. 환자가 만족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사회도 안정되며, 의사도 보람을 느껴 하는 일이 즐거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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