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무시무시한 7가지 오해

[PART 3] 생활 속에서 예방하고 치료하라

  • 글: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

    입력2005-04-26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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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섹스는 ‘커플 게임’이다. 어느 한쪽의 적극적 공세와 노력, 수행만으로는 함께 만족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섹스에 관한 한 관심과 지식과 노력이 부족하다고 폄하되는 여자들을 위한 전문가 가이드.
    • 섹스에 대해 여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7가지 진실과 거짓.
    사랑할 때 버려야 할 무시무시한 7가지 오해
    결혼한 여성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섹스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섹스에 소요되는 시간, 횟수 등 섹스의 실제에서부터 섹스의 전제가 되는 남성의 신체 및 남성 심리에 대한 오해까지…. 이는 여성들이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길이 별로 없다는 데도 이유가 있지만, 자신의 몸에 대한 탐색이나 성에 대한 정보를 알고자 하는 것이 음탕한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지어 어떤 이는 ‘섹스라는 건 예전부터 기생이나 창녀가 관심을 가졌던 것’이라고 섹스에 대한 담론을 아예 묵살하기도 한다. 또 부부의 섹스가 남편들이 자조적으로 이야기하는 ‘시체놀이’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도 많다(여기서 시체놀이란 섹스의 시작도 남성이 제의하고 행위 중에도 남성만이 움직이고 노력할 뿐 여성은 그저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는 것 같은, 일방적인 서비스를 받는-사실 그 여성은 자신의 성적 흥분이나 만족에 몰입하기보다는 아내라는 의무를 다하고 있는-전혀 의지가 없는 성행위를 말한다).

    섹스는 야하고 음탕하며 노골적인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이 사랑하는 이와 사랑의 표현을 나누는 일상적인 생활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소통의 한 방법이다. 부부 사이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 섹스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마음이 함께하는 섹스라는 기본 전제가 붙는다.

    평소 필자는 부부들에게, 그것도 나이 들어가는 부부들에게 섹스를 더 자주 하라고 권한다. 여기서의 섹스는 꼭 성기 삽입의 섹스가 아니라 서로 손을 잡고 안마도 하고, 포옹하고 쓰다듬고, 부드러운 애무도 주고받는, 즉 마음과 몸이 함께 통하는 넓은 의미의 섹스다.

    필자는 되도록 성을 멋지고, 고급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구현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그것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여성들이 섹스에 대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오해를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오해1] 오르가슴은 꼭, 그리고 늘 느껴야 멋진 섹스다?

    오르가슴에 대한 환상은 끝이 없다. 특히 여러 매체가 부추기는 ‘오르가슴에 대한 환상’이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그러나 꼭 오르가슴을 느껴야 멋진 섹스일까?

    답은 ‘NO’다. 오히려 오르가슴은 보너스다. 보너스가 자주 나오면 좋긴 하겠지만 그 기쁨은 점점 옅어질 것이다. 사실 섹스를 할 때 여성은 매번 오르가슴에 이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일상적인 섹스는 정상이다. 그리고 섹스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어떻게 하든지 우리 두 사람이 만족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오르가슴이라는 실제적 감각을 느끼지 못해도 두 사람이 그들의 섹스에 만족한다면 멋있는 섹스인 것이다. 다만 매번 오르가슴을 느끼진 못하더라도 오르가슴의 느낌을 알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있다.

    여성이 가진 성기능 장애 중 가장 많은 것이 오르가슴 각성장애다. 이는 오르가슴에 오르지 못하는, 즉 느끼지 못한다는 것인데, 대부분 오르가슴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내가 당신을 꼬집는다’ 했을 때 실제로 꼬집혀봐야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다. 오르가슴 느낌을 알려면 자위행위를 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어떻게 하면 쉽게 오르가슴에 오를 수 있는지, 실제 내 오르가슴의 느낌은 어떤지 체험해보는 것이다.

    그런 후라면 사랑하는 이와 섹스할 때 번번이 오르가슴에 오르지 않더라도(오르면 좋기야 하겠지만),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확인했다면 아쉬워할 것이 없을 것이다.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여성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섹스의 진정한 미덕이 늘 숨넘어가도록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오르가슴을 비롯한 나의 성적인 흥분과 감각, 만족에 대한 신호를 파트너에게 적극적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섹스는 소통이다. 오고가는 것이다. 그래서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신호가 적절하지 않으면 상대는 알 수 없다. 내가 상대에게 신호를 잘 보낼수록 멋진 섹스를 나눌 가능성이 높아진다. 몸과 마음을 다해 교류하는 동안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정신적인 오르가슴과 함께 실제로 등이 휘어지도록 육체적인 황홀한 감각을 느끼고, 그래서 위안받고 행복해지는 것이 멋진 섹스다.

    [오해2] 삽입시간이 길어야 멋진 섹스다?

    ‘누구는 몇 시간 동안 한다는데, 우리는 너무 짧은 거 같아’라는 오해. 섹스를 하는 시간이 애정의 정도와 비례하고 기술에도 비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사랑할수록 더 오래 애무하고, 사정을 지연시키는 기술이 좋을수록 섹스 시간이 길어질 테니 말이다.

    섹스 시간이란 삽입해서의 시간이 아니라 키스 등 스킨십으로 시작해서 후희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단지 삽입시간이 길다는 것은 어쩌면 여성에게 고통만 안길 뿐이다. 여성은 오히려 애무에서 강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음핵을 자극하는 것으로 강력한 오르가슴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꼭 삽입시간이 길어야 할 이유가 없다. 보통 여성이 전희과정에 오르가슴을 느꼈다면 삽입 후 10초 안에 오르가슴을 느끼는 경우가 90% 이상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삽입해서 시간을 끈다는 것이 멋진 섹스의 일반적 기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 느낌에 집중하자. 시간이 짧아도 내가 만족하면 그것이 멋진 섹스다. 물론 삽입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이나 사정까지 남성이 느끼는 오르가슴을 배려해야겠지만…. 성적 흥분을 느껴 급하게 발기되거나 성행위 동안 발기력이 유지되는 것이 좀 어려울 수는 있어도 다행히도 나이 든 남성은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길게 사정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물론 모든 남성이 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또 나이 든 남성에게는 발기를 도와주는 자극적인 상황이나 손길 등 파트너의 관심이 필요하다. 남들이 어떻다는 기준에 얽매이지 말자. 내 상대가 어떤지를 아는 것, 관심을 가지는 것, 즉 상대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멋진 섹스를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오해3] 음경은 길고 굵어야 한다?

    흔히 남성의 음경이 길고 굵어야 좋다고 한다. 또 생물진화학에서 보면 남성의 음경은 두꺼운 쪽으로 진화해왔다고 한다. 그러니 현재의 음경은 과거보다 훨씬 크고 두꺼워졌을 것이 분명하다. 또 남성의 음경에 대한 ‘대물 콤플렉스’는 여성이 자신의 가슴에 대해 갖는 콤플렉스만큼 대단한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일반적으로 여성은 음경의 크기에 대한 기준이 없다.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는 음경 사이즈가 아닌 누구의 음경인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내가 사랑하는 이와 섹스하고 있다면 음경의 크기와 상관없이(지나치게 작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만족스럽고 멋진 섹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가장 강력한 성감대는 남녀를 불문하고 ‘성기’가 아니라 ‘뇌’이고, 섹스는 몸과 마음이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해4] 섹스는 꼭 ‘풀코스’여야 한다?

    예전에는 섹스가 거쳐야 할 과정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곤 했다. 오르가슴을 꼭 성취해야 할 목표로 간주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섹스의 성반응이 흥분-고조-절정(오르가슴)-회복의 네 단계를 거쳐야 제대로 한 것처럼 이야기해왔다. 그래서 이를 위해 포옹-키스-애무-삽입의 단계를 거치고 이 끝부분에서 반드시 절정에 이르러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성학(Sexology)의 최신 이론은 이 단계들이 모두 성취해야 할 과정이 아니라 순환되는 목표점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서로 만족스럽다면 꼭 삽입까지 가고, 오르가슴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라(실제 여성들은 삽입해야만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애무과정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애무에서만 그칠 수도 있고 삽입까지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순환되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 마무리해도 두 사람이 동의하고 만족한다면 그것이 멋진 섹스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함께 있고, 애무하고 키스하며 여러 방식의 스킨십을 즐겁게 부담 없이 나누는 것이 모두 훌륭한 섹스다. 사실 사랑하는 행위가 무슨 공식도 아닌데, 꼭 이뤄야 할 목표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섹스의 각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상황에 따라 원하는 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기혼 남성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한번도 아내가 먼저 하자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나라가 성에 대해 여성이 적극적인 것을 음탕하고 밝히는 것처럼 교육해온 탓이 크겠지만, 실제로는 많은 남성이 여성이 먼저 요구하고 리드해주길 원한다.

    섹스는 일방적으로 상대를 만족시켜주고 즐겁게 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남편의 애무를 받지만 말고 남편에게도 애무의 서비스를 하자. 혼자 애쓰는 일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놀이가 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사이의 섹스라면 더욱 그렇다.

    섹스는 함께 유쾌하게 즐기고, 나누는 사랑의 표현이다. 그러면 여성이 먼저 프로포즈한다고 해서 안 될 게 뭐냔 말이다. 더구나 내 남편이 그걸 원한다는데…. 섹스를 먼저 요구하고(쑥스럽다면 꼭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에겐 너무도 유용한 보디랭귀지가 있지 않은가?) 섹스를 리드하라.

    특히 남편이 피곤해할 때, 직장 일에 지쳐 들어왔을 때 그에게 섹스를 선사하자. 함께 목욕을 한다든지, 서로 몸을 마사지해주는 것, 야한 속옷 입기, 야한 비디오를 함께 보는 것 등 성적으로 유쾌한 이벤트를 만들자. 그래서 사랑하는 남편이 흥분하고, 성적 에너지를 얻고, 위안받을 수 있다면, 그리고 가끔은 스스로 정복욕을 성취하기 위해 먼저 리드하라.

    [오해6] 남자는 사정과 동시에 모든 것이 끝난다?

    남자의 극적인 오르가슴은 사정하는 순간에 성취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꼭 사정에서만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파트너를 애무할 때, 혹은 파트너가 자신과의 섹스에서 만족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심리적인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또 남성은 사정한 후 대개 개운함, 허탈함, 해방감 등의 기분을 느낀다고 하고, 좀 피곤한 듯한(나른한) 느낌을 받아 곧장 잠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남성이 사정이 끝난 후 곧장 씻으러 일어나는 여성의 뒷모습을 보기보다는 껴안고 애무하며 나른한 순간을 함께 좀더 즐기기를 원한다. 또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면 기분 좋은 나른함을 느껴 좀 누워 있고 싶어진다고 하고, 그래서 오르가슴이 임신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도 한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좀더 쓰다듬고 키스하는 후희를 남성도 즐거워한다. 또 섹스 중에도 신음소리나 몸짓 등 여러 가지 표현을 통해 남성에게 심리적인 오르가슴을 선사하자. 섹스는 무엇보다 스킨십을 통해 서로 지지한다는 강한 위안을 나누고, 남편들은 특히 상대에게 황홀한 기쁨(나말고는 아무도 주지 못하는)을 준다는 성취감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가 충전되기 때문이다.

    [오해7] 남성의 성감대는 성기뿐이다?

    이제까지 남성들의 오르가슴이나 성감대에 대한 연구는 너무 단순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생물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겠지만, 사회나 환경 등 여러 조건이 변화함에 따라 남성도 변화해왔을 것이고 과거의 남성보다는 신체적 조건에서도 훨씬 여성성이 강화돼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성의 피부가 여성보다 두껍기는 하나 과거의 남성보다는 훨씬 부드러워지고 얇아졌을 것이다. 무엇보다 몸은 환경에 적응하는 아주 민감한 기제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성감에서도 많은 부분이 보강되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남성은 흔히 성기 부분이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니 그 부분만이 민감할 뿐이라고 간주해왔다.

    실제 나이 든 남성은 성기 부분을 직접적으로 자극해야 발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파트너의 적극적 애무가 필요하다. 하지만 남성도 여성만큼 온몸이 성감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슴이라든지(구체적으로는 유두), 허벅지 안쪽, 무릎 안쪽, 겨드랑이, 치골 등의 예민한 부분에 대한 애무는 남성을 더 흥분시키고 만족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내 파트너의 성감대가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섹스에서 일반적인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내 파트너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내 성감대가 여기라고 알리는 것에서 나아가 남편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강한 탐구심을 가지고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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