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특별기획|오늘, 다시 교육을 생각한다

‘과외 1번지’ 대치동 현장취재

체면과 허영으로 분칠한 부실 사교육 ‘메카’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과외 1번지’ 대치동 현장취재

2/6
초등학생의 경우 학원 선택은 전적으로 엄마 몫이다. 과목별로 특성화, 세분화한 학원 중 자녀의 적성과 수준에 맞는 곳을 고르는 안목이 엄마의 능력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자녀와 ‘궁합’이 맞는 학원을 선택하고 진도나 교육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엄마 몫이다. 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결정하는 잣대로 알려진 대치동식 교육방법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지난해 11월10일. 민족사관고등학교 출신의 한 교사가 강남 대치동의 한 외국어학원에서 고교 입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특강을 통해 “강남, 특히 대치동 엄마들의 극성이 오히려 자녀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지는 이랬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공부하고 학원과 과외교사 의존도가 높은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모른다. 결국 부모의 강요와 학원 등에서 이뤄지는 주입식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은 아이는 자생력이 떨어지고 창의성이 부족해 다른 아이들에 뒤처지고 만다. 아이를 학원으로만 내몰 게 아니라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수 있도록 부모가 조언자 노릇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5학년도 고교입시에서 대청중학교 최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이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지는 이변이 발생하자 학부모 사이에는 “민사고가 다른 중학교와의 형평성을 의식해 대청중학교 학생을 일부러 덜 뽑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7명가량이 합격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합격하자 4명에 그치자 나름대로 불합격의 원인을 분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사고 이청 사무국장은 “(민사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자녀의 학부모가 온갖 소문을 만들어내는 진원지”라고 비판했다.



“우리 학교에 대해 엉터리 소문을 양산하는 곳이 바로 ‘강남땅’이다. 실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당연히 뽑는다. 대청중학교에서 (민사고에) 40명이 들어온다고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우수한 영재 선발이 우선이라 학교와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선발한다. 토플을 만점 맞은 학생도 있었는데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에 안 뽑았다. 민사고는 강남 아줌마들이 좌지우지 하는 그런 학교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강남 아이들이 전부는 아니다.”

획일적 학원교육에 길든 아이들

민사고 출신의 또 다른 한 교사는 “강남 지역 출신 학생들은 입학 초기엔 타 지역 학생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학교 특성상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원교습이나 개인과외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교사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공부해 실력을 쌓아야 하는데, 강남 지역 일부 학생들은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강남 출신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민사고 출신 교사들의 주장에 대해 이청 사무국장은 “그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강남 지역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일반화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강남 출신 학생을 특별한 학생으로 규정하는 것을 경계했다.

“학원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아이들은 다 그런 부류에 속한다. 과외에 의존해 공부한 학생들 중 일부는 도와주는 손길이 없어지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우리는 오로지 민사고 합격만을 위해 공부한 학생은 선발하지 않는다. 창의성이 뛰어난 ‘원목’(학원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영재를 이렇게 표현했다)을 발굴하기 위해 해마다 입학요강을 보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토론경시대회’도 그 일환이다.”

올해 민사고 입학생 150명을 출신지역별로 분류하면 역시 서울 강남구가 14명으로 가장 많다. 분당신도시(13명)와 일산신도시(12명)가 그 뒤를 이었다. 특기할 점은 명문으로 알려진 대치동 소재 단국대 부속중학교와 휘문중학교가 지난해와 달리 단 한 명의 합격자도 배출하지 못한 반면 분당과 일산 지역의 합격생은 늘었다는 사실이다. 두 학교 관계자는 내신 비중이 강화된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에 영향을 받아 민사고를 지원하는 학생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남 못지않게 분당과 일산 지역의 합격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민사고 관계자는 “분당과 일산은 학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은 데다 강남과는 학습 분위기가 다른 것으로 안다”면서 “분당과 일산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은 것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창적인 사고력을 갖춘 영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강남 지역 학원들이 선전하는 민사고 합격생수가 민사고 전체 입학생수(150명)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부 학원들의 무분별한 홍보행태를 비판했다.

2/6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목록 닫기

‘과외 1번지’ 대치동 현장취재

댓글 창 닫기

2019/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