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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453조원, GM·포드發 경제위기론

한국, 자본유출▶금리상승▶신용위축▶성장하락 연쇄충격 우려

  • 글: 최공필 한국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gpchoi@kif.re.kr

부실채권 453조원, GM·포드發 경제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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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의 비중이 높아진 자본시장에서 각종 펀드의 손실보전을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쉽지 않다. 더구나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한 개도국 시장은 이로 인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가 GM과 포드 채권 신용등급 강등효과로 초래된 자산가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신흥시장에 투자한 자산을 정리한다면 해당 국가에선 금리상승과 위험기피 현상이 확산된다. 이를 계기로 신용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된다.

실물 측면에선 아시아 지역의 수출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수요가 줄어들 소지가 있어서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정 압력을 받고 있는 데다 대미(對美) 시장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 지연하면 세계 공황?

미국으로서는 GM과 포드의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진행하기 어렵다.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기에 정치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초자산의 등급하락은 지속될 것이고, 채권과 주식의 가치하락도 불가피하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수용하여 채권가치를 보전할 것인가, 아니면 고용유지를 위해 금융 불안을 전세계에 파급시킬 것인가.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

실제 미국 의회의 최근 논의를 살펴보면 구조조정의 부담을 금융 측면에서 주로 감당할 것인지(가치폭락) 아니면 실물 측면에서 부담할 것인지의 결정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금융 측면의 손실분담은 국제적 포트폴리오의 변화나 파생상품 관련 손실을 의미하므로 쉽게 처리하기 어렵다. 반면 실물 측면의 손실(주로 고용감소)은 특정지역의 손실로 귀착되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직접적 반발을 초래하게 마련이다.

분명한 사실은 GM과 포드의 구제노력이 지연될 경우 금융 측면의 손실부담은 급속도로 커질 것이란 점이다. 이로 인한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운 파생손실을 통해 실물부문의 급격한 조정이 수반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면 두 회사에 대한 신속한 개입을 통해 기초 금융자산 가치의 폭락을 막아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달러자산 자체에 대한 시장 신뢰도마저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라 금융 측면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지연정책은 세계 경제를‘공황’ 수준에까지 이르게 할 소지가 있다(환위험+신용위험). 2조달러에 달하는 GM과 GMAC, 그리고 포드 관련 파생거래 상품 규모가 세계 금융시장(세계은행 추산으로 전세계 자본시장 규모는 200조달러)을 마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때 환위험에 과다하게 노출된 신흥시장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1999년 대우사태 이후 우리는 비로소 거대기업의 부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채권 스프레드가 전월대비 40% 하락할 정도의 충격이 감지됐으나 비교적 신속한 대응을 통해 위험의 확산을 막았다.

최근의 상황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쳐 위험분산이 고르게 이뤄져 특정부문의 충격이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개연성이 상당히 줄었다.

이는 한편으로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없을 만큼 금융 시스템의 충격흡수 능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양한 파생상품의 활용과 건전성에 대해 제고된 시장인식, 그리고 금융감독의 효율성이 금융 전반에 걸쳐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였다.

특히 개도국마저 세계적 금융 시스템으로 편입되면서 편입된 부분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 자체의 조정 여부에 관계없이 해외 거대 펀드들의 조정과정에서 언제든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선 GM과 포드에 간접 투자한 국내 펀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내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는 헤지펀드에 투자했고, 헤지펀드는 GM과 포드에 투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은 GM 관련 채권을 1억2000만달러(1200억원) 어치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자산운용업계는 일단 자체 손절매 규정에 따라 투자한 헤지펀드에 GM이나 포드 채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펀드오브펀드가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할 때 주로 아시아 채권이나 해외 주식에 집중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에 GM과 포드의 신용하락을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헤지펀드 위기설은, 손실 경험이 있는 헤지펀드들이 위험회피 차원에서 주식과 채권 같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융상품을 기피하고 안전한 국채나 현금성 자산으로 선회할 가능성과 연결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시장에서 주식 환매가 나타나고, 이는 결국 신흥시장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유발한다. 1998년 LTCM, 2001년 엔론 사태의 전례를 떠올리면 GM사태가 헤지펀드 위기로 옮겨가면서 금융시장이 쇼크를 받게 될 경우 과거처럼 한국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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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공필 한국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gpchoi@kif.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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