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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해커 대부’ 가 털어놓은 북한의 가공할 해킹 능력

“CIA·펜타곤 침투는 기본, 마이크로소프트 보안 시스템 까지 공략”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탈북 ‘해커 대부’ 가 털어놓은 북한의 가공할 해킹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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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북한의 해킹 능력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맞먹는다는 뉴스가 보도된 이후 북한 해커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어요.

“글쎄요. ‘CIA와 맞먹는다’는 말이 적합한지 모르겠네요. ‘MS(마이크로소프트)와 숨결을 같이한다’면 모를까….”

이야기가 슬슬 재미있어질 것 같았다. 북한의 해킹 실력이 ‘CIA와 맞먹는다’가 아니라 ‘MS와 숨결을 같이한다’니? 누가 더 우월하다는 것인지, 기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표현이었다.

김 교수는 “북한의 해킹실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남한 언론의 북한 해커 부대 관련 기사는 단편적인 부분만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남한 사람들… ‘해킹’에 대해 오버해요. (해킹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컴퓨터에서 컴퓨터로 자료를 던져줄 때 한꺼번에 모아서 던져주거든요. 이걸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컴퓨터 운영체제를 조작하는 것이 ‘해킹’입니다. 첨단(기술)이 아닙니다.”



그는 “남한사회는 해킹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아 해킹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북한은 해킹에 딱 맞는 나라”라고 했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넷에서도 에티켓이 있고 윤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윤리와 도덕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지만, 어느 순간 ‘그까짓 옷 훌렁 벗고 다니면 어떤가’ ‘인사 같은 거야 안 하면 어때?’라고 생각하면 쉽게 그렇게 할 수 있어요. 해킹도 마찬가지입니다. 윤리를 침해하는 일을 하려 한다면 그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저버리고 연구하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더욱이 ‘나라를 위해서’라는 명분이 받쳐준다면 목숨을 내놓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는 조근조근 설명하는 투로 말했다. 누가 들어도 대학교수로 느낄 만했다. 전반적으로 설명이 상세한 편이었다.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소지자인 그는 1960년 함흥에서 태어나 김책공과대학을 졸업, 탈북하기 전까지 북한컴퓨터기술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일했다.

김책공대는 북한의 명문 공대다. 남한의 카이스트(KAIST)나 포항공대와 맞먹을 정도로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교내에 전자도서관이 세워질 정도로 IT 교육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컴퓨터를 가르친 가정교사도 김책공대 출신이다.

컴퓨터의 밑바닥을 뚫어야

-북한의 해킹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해커 부대원들의 실력을 말하는 겁니다. 일반 인민은 컴퓨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2200만 인구 중에 대략 5%가 컴퓨터를 사용해요. 여기처럼 ‘www’가 있는 게 아니라 북한 내부 통신망을 사용합니다. 인터넷은 안 되는 거죠. 평양시내에 PC방이 생겼다고 해도 서너 군데뿐입니다. 탈북자들이 여기 와서 ‘컴퓨터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게 거짓말이 아니에요.”

김 교수는 북한에서 컴퓨터 해킹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새옷 살 돈은 없고 기워 입다 보니 자연스레 바느질 솜씨가 늘었고, 옷감의 재질이나 실의 종류, 바늘에 대해 도사가 된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했다.

“북한은 정보처리 시스템, 공업정보처리 시스템 등 시스템 개발에 주력해요. 투자할 돈이 없거든요. 새옷 살 돈이 없단 말이지요. 바느질해서 입는데 (끈질기게) 기술혁신과 모방을 한 터라 생산공정 수준이 아주 높습니다. 북한은 윈도를 잘 알고 있어요. 컴퓨터 운영체제에서 가장 아랫단계인 ‘C(컴퓨터식 언어)’를 다 꿰고 있단 말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편리함을 좇다 보니 ‘C’보다는 ‘C++’ ‘C#’을 더 많이 써요. 인간의 언어에 가까운 고급화된 운영체제에 익숙한 거죠. 그런데 해킹을 하려면 ‘C’를 알아야 해요. 밑바닥의 ‘C’말입니다. 북한에선 ‘C’를 알기 때문에 ‘C’ 조작만 가지고 펄(perl·자료를 작성하고 추출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이라든가 PHP(웹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프로그램의 프로토콜을 다 파악하는 거지요.”

‘C’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기초언어로 1971년에 만들어졌다. ‘C++’는 ‘C’에 객체지향 환경이 첨가된, 진보된 언어다. 또 ‘C#’이란 다양한 인터넷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최적의 언어다.

김 교수는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C’를 완전히 분석하는 나라는 미국하고 북한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컴퓨터공학 수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국정보보호교육센터 서광석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C’를 완전히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은 손가락을 꼽아 헤아릴 정도다. 서 원장은 “‘C’를 완전히 분석하는 능력이라면 해킹 실력이 대단히 뛰어날 것”이라며 김 교수의 말에 동의했다. 그런데 서 원장은 “‘C’보다 진보된 컴퓨터 언어인 ‘C++’와 ‘C#’이 있는데 굳이 ‘C’를 배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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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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