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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인터뷰

앵커에서 CEO로 변신한 백지연

“아들은 내 아킬레스건, 내 모든 기도는 그 아이 향해 있어요”

  • 김지영 동아일보 출판팀 기자 kj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앵커에서 CEO로 변신한 백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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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를 잘하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한가요.

“스피치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거예요. 핵심을 꿰뚫는 얘기, 즉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듣는 사람에게 잘 전달하는 능력이죠. 그런데 대개는 말을 끝내고 나서 ‘내가 하려는 말이 그 말이 아니었는데…’ 하거든요. 그래서 말하기 이전에 사고를 정리하는 방법부터 가르칩니다. 특히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회의석상이나 대외적인 자리에서 즉석 스피치를 할 기회가 많은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톱클래스에 있는 50대 남성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자신감이 있는 분이 그리 많지 않죠.”

-스피치는 생각과 인격, 논리적 사고력을 반영하는 것이니만큼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사실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제 아이가 초등학생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 나이에 사고의 틀이 형성돼야 하거든요.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사안이나 사물을 보고 분석하는 훈련을 시키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어요.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말할 수 있게 되면 국어뿐 아니라 과학도 잘하고 역사도 잘해요.”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정도 만들 계획인가요.



“지금도 컨설팅을 받으러 오는 학부모가 많아요. 하루 수십 통의 문의 전화가 오죠. 오는 겨울방학 이전에 초등학생부터 가르칠 거예요. 저도 초등학생 엄마라 심혈을 기울여 프로그램을 만들겠죠(웃음)? 이번 겨울방학 전에 시작할 계획입니다.”

-말을 잘하려면 평소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부터 가르친다고 했는데, 그건 내용적인 면이고요. 기술적인 면으로는 귀가 먼저 열려야 한다고 가르쳐요. 자기가 말하는 것을 자기가 들을 수 있어야 해요. 수강생들은 처음엔 자기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야 못한다는 것을 알겠대요. 스피치 교육은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해요. 혼자서는 못해요. 혼자 분석을 하면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니까요. 스피치는 제대로 된 교육기관에서 전문가에게 배워야 합니다.”

대학시절 별명은 ‘브룩 쉴즈’

연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석사를 마친 백지연씨는 모교 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이번 가을 학기부터 연세대에서 스피치 전담 겸임교수를 맡기도 했다.

-사업 준비 때문에 방송까지 그만뒀는데, 대학에서 강의할 시간을 낼 수 있습니까.

“원래 모교 일은 발벗고 나서서 하는 편이에요. 지난 5년간 해마다 신입생 5000명을 대강당에 모아놓고 특강을 했어요. 요즘은 각 대학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스피치 교육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스피치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사람이 드물어요. 스피치 교육을 하려면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뿐 아니라 학문적 백그라운드와 실전 경험도 필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말을 잘했나요.

“초등학교 때 별명이 ‘벙어리’였어요. 하도 말을 안 해서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무척 싫어했죠. 그렇지만 내성적인 건 아니었죠. 집안에서 귀염둥이 막내여서 어릴 때 어머니가 저랑 얘기하는 재미로 산다고 하셨어요.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종알종알 잘 떠들었대요. 그러나 아이들하고 어울려 다니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책을 많이 읽어서 그랬는지 좀 성숙한 편이었어요.”

-독서가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말하는 데 도움이 됐겠군요.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은 논리적 사고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경험에서 나온 얘기예요. 시사 인터뷰어를 하려면 많은 정보를 짧은 순간에 다 습득해야 해요. 매일매일 방송을 하다 보니 핵심을 꿰뚫어 요약하고 질문하는 훈련이 몸에 밴 거죠.”

-대학시절 ‘퀸카’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하던데요.

“(웃음)브룩 쉴즈라는 닉네임 때문에 귀찮았어요. 그 무렵 ‘연대에는 브룩 쉴즈, 이대엔 소머즈가 있다’ 뭐 이런 우스갯소리 같은 것이 있었나 봐요. 나중엔 ‘자칭이다’고 하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누가 자칭한다고 불러주는 세상인가요? 제 별명이 저도 모르게 브룩 쉴즈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알게 됐지요. 캠퍼스를 지나가는데 애들이 자꾸 쳐다보고 쑥덕거리더라고요. ‘브룩 쉴즈다’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한번은 심리학 전공 시간에 교수님이 ‘여기서 심리학과 아닌 것들, 다 나가!’ 하고 호통을 치시며 ‘백지연, 너 때문에 우리가 귀찮아’ 하시는 거예요. 그때 우리 과 남학생이 교수님 말씀에 힘을 얻어 ‘나도 너 때문에 귀찮아. 친구들이 자꾸 미팅 주선해달래’ 해서 한바탕 웃었죠. 여러 일화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 장난 같지만 재미도 있어요. 하지만 학교 다닐 때는 정말 그 애꿎은 별명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요. 연대 수석입학생이 제 강의 시간표를 입수해서 따라 듣다가 F학점을 두 개나 맞았다는 얘기도 들려왔죠. 그 학생은 지금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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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동아일보 출판팀 기자 kj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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