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호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사전’ 외

  • 입력2005-11-11 14:45: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교양 있는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 리의도 지음‘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사전’ 조항범 지음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사전’ 외
    잘못된 우리말 사용법을 바로잡고, 글솜씨, 말솜씨를 향상시키는 어휘력을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책 두 권이 눈에 띈다. 먼저 ‘교양 있는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올바른 우리말 사용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소 저지르는 우리말 오용 사례를 엄선해 잘못을 지적하고,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전체를 2부로 나눠, 1부에서는 ‘전세값과 전세금’ 등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 낱말, ‘갯벌과 개펄’ ‘홀몸과 홑몸’ 등 형태가 비슷해 헷갈리는 낱말, ‘혈혈단신과 홀홀단신’ 같은 표준 낱말과 비표준 낱말, ‘갈매기살’ ‘꽃샘’ 같은 흥미로운 우리말의 어원과 의미를 살펴본다. 2부에서는 뜻이 겹치는 낱말과 표현, 맥락이나 상황에 알맞지 않은 표현, 성분의 호응이 불완전한 표현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 사전’은 다채로운 우리말 표현과 한자어 및 한자 성어를 생생한 예문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놓았다. 예를 들어 신랑 신부가 결혼 첫날 자는 잠을 ‘꽃잠’이라 하며, ‘배 먹고 이 닦기’라는 표현은 배를 먹으면 이까지 하얗게 닦아진다는 뜻으로 일석이조의 의미를 갖는 관용 표현임을 일러준다. 예담/ 각 696쪽, 660쪽/ 각 1만7000원

    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한국어 통역사로 일하는 수지 박이 부모 살해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추적해가는 과정을 큰 줄기로 삼아 모범적이고 행복해 보이는 아시아인 이민 가정의 허상을 깨고 실제로 한국인이 미국이란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발버둥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 저자인 재미동포 수키 김은 낯선 땅에서 살며 이중의 정체성 위기를 겪는 이민자의 고통을 인간 소외와 극복이라는 인류 보편의 문제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4년 헤밍웨이 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구스타프 마이어 우수도서상을 수상했다. 섬세하고 시적인 문체로 주목받은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황금가지/ 480쪽/ 1만2000원



    서양의 역사에는 초야권이 없다 김응종 지음

    서양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도 ‘초야권’이란 말이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 직전 또는 첫날밤에 신랑보다 먼저 신랑 아닌 남성이 신부와 성관계를 맺는 권리’로 알려진 초야권은 멜 깁슨이 만들고 주연한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중요한 소재로 사람들은 초야권을 중세의 야만성과 동일시하곤 한다. 그러나 충남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초야권’이 봉건 영주와 가톨릭교회를 비판하기 위해 근대인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료와 시대적 정황을 근거로 ‘초야권’처럼 우리가 사실로 알고 있지만 실은 사실이 아닌 것들이 어떻게 진리처럼 떠받들리게 되는가를 고발한다. 푸른역사/ 400쪽/ 1만5000원

    생존 로렌스 곤잘레스 지음, 정지인 옮김

    9·11테러, 허리케인 카트리나, 발리 폭탄 테러…. 이런 끔찍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하루하루 생명을 보존하는 것 자체가 외줄타기를 하는 듯 아슬아슬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위기 대처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 책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었던 사람들이 증언한 생존 요인을 심리적 과학적 연구 자료를 근거로 깊이 있게 풀어냈다. 그렇다고 생존을 위한 기술적 매뉴얼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인간의 이성과 본능이 위기의 상황에서 어떻게 치명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극도로 위험한 순간에 왜 그토록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예담/ 384쪽/ 1만4000원

    고구려의 역사 이종욱 지음

    ‘신라의 역사’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 등의 저서와 논문을 통해 실증사학의 한계에 도전해온 서강대 이종욱 교수가 이번엔 고구려사 복원에 나섰다. 이 책에선 고구려의 국가 형성이 늦게 이루어졌다고 보는 남한의 신라 중심 사관과 고구려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는 북한의 사관 모두 비판의 대상이다. 저자는 ‘삼국사기’ ‘광개토대왕비’ 등의 사료에 의존하되, 비교사적인 방법으로 사료가 지닌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역사의 실체에 접근한다. 호동 왕자가 낙랑이 아닌 옥저 지역의 제후국을 정복했다거나, 고구려인이 백제를 폄훼하기 위해 광개토대왕비에 의도적으로 일본을 부각하는 내용을 삽입했다는 추론, 고구려가 예맥, 부여, 말갈, 선비같은 여러 종족을 지배한 제국이었다는 해석이 새롭다. 김영사/ 580쪽/ 2만8900원

    소크라테스의 재판 제임스 A. 콜라이아코 지음, 김승욱 옮김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사전’ 외
    기원전 399년, 아테네는 밖으로는 전쟁 패배 이후 쇠락해가는 국가 안보를 다잡고, 안으로는 팽배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안정과 번영을 추구해야 했다. 그런 흔들리는 분위기 속에서 노쇠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잘못된 체제와 사회관습을 끊임없이 비판해 국가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효시라 불리는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벌어진 소크라테스에 대한 재판과 그것이 일으킨 정치·사회적 파장을 심층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국민은 법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가’ ‘법은 언제나 정의로운가’…. 국가와 개인, 민주주의와 법치, 법정의와 법사상의 정당성에 대한 이 같은 근원적인 질문이 모두 2400여 년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소크라테스의 재판’에서 처음 제기됐다.

    저자는 소크라테스 재판 전후의 시대적·정치적·사회적 상황을 소개하고, 플라톤의 두 책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을 중심으로 수많은 논문과 저서, 정통 학자들의 연구 사례를 광범위하게 분석, 소크라테스와 아테네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 시각을 견지하려고 애썼다. 저자는 민주사회에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타협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대의를 중시하는 민주주의가 지닌 약점이자 시민불복종의 원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작가정신/ 447쪽/ 2만2000원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최고의 과학사기사건, 필트다운 에르베르 토마 지음, 이옥주 옮김

    1912년 12월18일 아마추어 지질학자인 찰스 도슨은 필트다운 마을 근처에서 새로운 화석인류를 발견했다고 발표한다. 이 화석 유골은 영국 학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대영박물관에 모셔졌다. 그런데 1953년, 불소를 이용해 연대를 측정한 결과 필트다운 유골은 ‘사기’로 드러났다. 두개골은 비교적 최근에 죽은 사람의 것이고 턱뼈는 오랑우탄의 것이었으며 화학약품으로 오래된 것처럼 눈속임을 했던 것. 누가 이 대담한 사기극을 벌였을까? 저자는 그동안 범인으로 의심받아온 한 사람 한 사람의 혐의와 알리바이를 재조사함으로써 ‘최고의 과학사기사건’의 진실에 접근해간다. 에코리브르/ 360쪽/ 1만6500원

    마틴씨, 한국이 그렇게도 좋아요? 마틴 메이어 지음

    “한국 대학에서 일하는 핵심 교수들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은 대학 출신에다가 생각하는 것도 똑같다.” “한국의 지하철 승객들은 졸거나, 가십거리로 명성이 높은 스포츠 신문을 읽기도 하고, 젊은 세대는 휴대전화로 게임을 즐긴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국에서 5년째 생활하고 있는 마틴 메이어씨가 본 한국인의 모습이다. 마틴 메이어씨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미국과 러시아에서 공부했으며 현재는 서울여대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인 스스로 알지 못하는 맹점을 지적하되 한국인의 우수한 잠재력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는 그는 책을 쓰기 위해 100여 권의 참고문헌을 읽고, 외국인노동자, 영어교사, 여행자들을 인터뷰했다. 현암사/ 295쪽/ 9800원

    부시의 정신분석 저스틴 A. 프랭크 지음, 한승동 옮김

    부시의 말과 행동, 가족사, 측근 인사들의 증언, 사적인 기록 등의 광범위한 자료를 종합해 부시라는 한 인간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파헤친 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의과대 정신과 교수인 저자는 “부시가 일생 동안 ‘부인’과 ‘회피’를 통해 자신의 불안을 조절하는 일에 매달려왔다”며 그 원인을 바쁜 아버지와 냉담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유년 시절에서 찾는다. 나쁜 감정을 소화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 단지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써왔으며 불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술과 종교에 의존하고, 믿음과 사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 복지정책에서 발견되는 사디스트 성향,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등도 짚어본다. 교양인/ 340쪽/ 1만3000원

    미술에 홀린, 손철주 미셀러니 인생이 그림 같다 손철주 지음

    스테디셀러인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 손철주가 7년 만에 내놓은 미술 이야기. ‘옛 그림과 말문 트기’ ‘헌 것의 푸근함’ ‘그림 좋아하십니까’ ‘그림 속은 책이다’의 4부, 46편의 글을 통해 한국화는 물론 중국화, 서양화, 일본의 우키요에 같은 그림과 연적, 다완, 옹기에 이르기까지 옛 사물에 담긴 추억도 아우르고 있다. 미술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출판사 학고재 편집주간인 저자는 억지스럽지 않고, 가락이 배어 있는 문장으로 그림 구석구석의 매력과 그림 뒤안에 담긴 곡절, 복잡다단한 사단을 친절하게 풀어내 조곤조곤 들려준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그림과 함께 지금은 잊힌 보석같은 단어와 표현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각의 나무/ 338쪽/1만2000원

    ‘2005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태준 외 지음‘2005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사전’ 외
    올해로 5회를 맞은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지난 1년간 창작, 발표된 모든 시와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한다. 22명의 심사위원이 꼬박 6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심사한 결과 올해 수상작은 문태준의 시 ‘누가 울고 간다’와 김훈의 중편소설 ‘언니의 폐경’으로 결정되었다.

    미당문학상 수상작인 문태준의 ‘누가 울고 간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물 사이의 교감을 쉬운 말투로 ‘느리게 움직이는 동영상’처럼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김훈의 ‘언니의 폐경’은 각각 사별과 이혼으로 혼자가 된 50대 자매의 이야기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여성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냈다.

    ‘2005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문태준의 시 7편을 비롯해 최종 후보작으로 올랐던 고재종 고형렬 김명인 김신용 나희덕 문인수 송재학 이재무 최하림 시인의 작품이 실렸다. ‘2005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김훈의 ‘언니의 폐경’을 비롯해 최종 후보작인 구효서 김연수 박성원 성석제 윤대녕 은희경 임철우 하성란 박민규의 작품이 수록됐다. 지난 한 해 주목받은 문학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중앙일보 문예중앙/ 각 154쪽, 379쪽/각 7500원, 8900원

    실물로 만나는 우리들의 역사 조성관 지음

    문교부 장관을 지낸 민관식 선생이 여든여덟 해를 살면서 모은 5만여 점의 귀한 소장품을 소개한 책. 우리말을 쓸 수 없던 일제 강점기의 학생 노트, 식민지 조선 상류층의 결혼 풍속도를 엿볼 수 있는 결혼식 사진과 축사, 역대 대통령의 선물,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암스트롱의 친필 사인이 담긴 달 착륙 발자국 사진 액자, 수영선수 조오련이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 등 한국 현대사와 함께해온 소장품들이 과거의 흔적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 17년간 정치부 기자로 활동해온 ‘주간조선’ 조성관 기자가 올초부터 매주 토요일 민 선생의 집을 방문해 취재한 내용을 책으로 묶었다. 웅진씽크하우스/ 447쪽/ 2만3000원

    참여정권, 건설족 덫에 걸리다 박태견 지음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 논설주간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한 원인을 분석한 책. 저자는 건설업계와 깊게 유착된 정치인, 관료, 언론인, 학자 등을 ‘건설족’이라 칭하며, 이들이 2001년부터 전국적으로 불기 시작한 아파트 투기, 땅 투기 광풍의 진원이라고 주장한다. 참여정부가 ‘남의 것을 빼앗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건설족의 덫에 걸려 국민을 부(富)의 양극화 늪으로 몰아넣었다는 것. ‘분양원가 공개 논란’, 이헌재 부총리의 ‘골프 경기부양론’, ‘기업도시법’이 모두 건설족의 입맛에 딱 맞는 정책이었음을 밝히며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뷰스/ 312쪽/ 1만2000원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 스티븐 코비 지음, 김경섭 옮김

    자기계발서의 결정판이라고 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속편. 1989년 처음 출간된 이후 전세계 32개 언어로 번역되어 1500만부가 팔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내용은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4. 윈-윈을 생각하라 5.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내라 7. 끊임없이 쇄신하라다. 저자가 16년 만에 덧붙인 8번째 습관은 ‘내면의 소리를 찾아내고, 남들도 찾도록 고무하라’이다. 재능과 열정, 필요, 양심이 결합해내는 개인의 독특한 소리에 귀 기울여 재능을 발휘하고, 열정을 갖고, 세상에 필요한 존재임을 느끼며, 양심의 명령에 따라 일할 때 진정한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김영사/ 528쪽/ 1만9500원

    여기, 공자가 간다 진현종 지음

    3년의 준비작업과 2년간의 현지답사 및 집필 끝에 공자와 그 제자들의 14년 주유천하를 논픽션으로 재구성한 책.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이 14년에 걸쳐 산전수전을 겪으며 천하를 주유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각종 사료와 연구자료, 현지답사를 바탕으로 되살린 공자는 환갑이 다된 나이에 노숙자 생활을 하며 ‘상갓집 개’ 꼴이라는 놀림을 받고도 껄껄 웃어넘겼으며 칠순 무렵에도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 현지 유적 사진과 공자의 행적이 담긴 고대 중국의 그림들이 현장감을 더한다. 갑인공방/ 336쪽/ 1만2000원

    ‘좋은 글, 좋은 말을 위한 우리말 활용사전’ 외
    ‘고슴도치 길들이기’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박정미 옮김‘까다로운 인간 다루기’로버트 브램슨 지음, 조성숙 옮김

    떨어져 있으면 춥고, 다가서면 상처를 입는 ‘고슴도치 딜레마’는 인간관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대개 가정이나 직장, 이웃에 있으며 전혀 호락호락하지 않고, 눈 마주치기가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는 없다. 이러한 ‘까다로운’ 인간형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처세술을 담은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고슴도치 길들이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해 이해하기도, 상대하기도 쉽지 않은 사람을 ‘고슴도치형 인간’이라고 정의하고 지배형, 공격형, 의심형, 달팽이형, 나르시스형 등 열 가지 유형으로 나눠 그들의 특징과 기저에 깔린 심리 상태, 그리고 효과적으로 대하는 요령을 제시한다. 일례로 공격형과 대화를 이어가려면 일단 앉는 것이 좋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공격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인간 다루기’는 평소 언어습관과 타인을 대하는 행동유형을 토대로 인간을 무차별 공격형, 사사건건 투덜투덜형, 절대적 침묵일관형, 지나친 친절남발형 등 일곱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그들과 싸우지 않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요령을 일러준다. 해냄/ 260쪽/ 9500원, 청년정신/ 296쪽/ 1만원

    16일간의 세계사 여행알렉산더 데만트 지음, 전은경 옮김

    풍부한 컬러 도판과 상세한 지도, 차분한 필력이 돋보이는 이 책은 독일의 역사학자가 우주의 기원부터 9·11테러 이후까지 세계의 역사를 총망라해 다루고 있다.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보다 세계사 전반에 걸친 ‘가벼운 조망’을 목표로 한 만큼 순서와 무관하게 16장 중 어느 장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서양인의 눈으로 본 세계사이지만 저자는 옥시덴트(서양)와 오리엔트(동양)라는 대립개념이 고대부터 존재했음을 지적하며 서양의 역사가 동양에 얼마만큼 빚지고 있는지를 꼼꼼히 열거한다. 자국 독일의 역사에 대해서도 과오(過誤)를 축소하거나 변명하지 않고 냉철하게 서술하고, 통렬히 비판한다. 북로드/ 480쪽/ 1만7000원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법 린 트위스트 지음, 안종설 옮김

    아마존 열대 우림에 사는 아추아르족은 ‘돈’에 대한 개념 없이 수천년 동안 공동체를 유지하며 잘 지내왔다. 그런데 땅속에 묻힌 석유와 질 좋은 목재가 문명의 표적이 되자 개발에 맞서기 위해 아추아르족 청년 춤피가 대표로 영어와 돈의 생리를 배우기 시작한다. 저자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돈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성찰하게 됐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희소성의 신화가 돈에 대한 집착을 낳았으며 ‘많을수록 좋다’는 관념이 축적과 획득의 경쟁 지향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 ‘기아 프로젝트’의 대표인 저자는 전세계가 ‘충분히’ 가졌고, 경쟁 못지않게 협조에서 비롯되는 우월성도 있음을 강조한다. 랜덤하우스중앙/ 260쪽/ 1만2000원

    황소 이명박 이정규·정선섭 지음

    청계천 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오늘과 과거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책. 청계천 복원공사를 시작한 배경과 사업 추진과정에서 당면한 문제와 해결 방법, 이명박 시장이 시정을 펼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현대그룹 재직 시절 고 정주영 회장과의 일화, 정치판에서 겪은 웃지 못할 일들, 불우했던 유년 시절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주간지 기자로 이명박 시장을 지근 거리에서 보아온 저자들이 이명박 시장과의 인터뷰를 비롯해 서울시 관계자, 현대 시절 동료, 정치인, 학교 선후배, 가족을 차례로 만나 얻은 증언을 토대로 썼다. 밝은세상/ 272쪽/ 1만원

    조선통신사의 일본 견문록강재언 지음, 이규수 옮김

    1404년 무로마치 막부의 제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는 조선에 사절을 파견하여 교류를 요청했다. 이때부터 조선과 일본의 막부 사이에 공식적인 교류가 시작되었다.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번에 파견되는 통신사 일행은 3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였고, 일본은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1000여 명이 넘는 인원과 막대한 재원을 동원했다. 광복 이후 일본 사학계를 주도해온 역사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저자는 역대 조선통신사의 기행문을 통해 당시 역동적으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려고 애쓰던 일본의 시대상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변해가는 양국 관계의 흐름을 되짚는다. 한길사/ 360쪽/ 1만4000원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